▲이원석-홍성민(사진 = 두산 베어스,롯데 자이언츠) |
현재까지 남은 미계약자는 단 4명이다. 이 가운데 해외진출 선언한 김현수를 제외하고 훈련소에서 복귀할 오재원은 어느 팀이든 계약이 확실한 인물이다. 따라서 계약이 장기전으로 흐르거나 원소속 구단에 백기투항하며 돌아갈 것으로 보이는 인물은 고영민과 박재상이다.
일부 특급 선수들의 몸값이 치솟는 가운데 여전히 피해를 보는 선수들도 많다. 분명 활용 가치는 높은 선수들이나 거액의 보상금과 보상선수를 내줘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벌써 수년째 이런 문제들은 언급되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문제다. 백업이나 1.5군 수준의 선수들은 아무리 FA 시장의 거품이 많이 발생한다고 해도 시장에 나오는 것이 불행의 시작이다. 설령 원소속 구단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당초 제시받았던 금액보다 훨씬 낮은 금액에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
FA가 특급 선수만을 위한 제도가 아닌 모든 선수들이 정당하게 권리 행사하기 위해서는 이런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보상금 보다 보상선수를 내줘야 하는 것에 많은 부담을 느낀다. 이는 구단보다 팬들이 더 많이 걱정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과연 역대 FA 보상선수들 가운데 친정팀에 비수가 됐던 이들은 몇이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구단과 팬들이 염려하고 걱정하는 것과 다르게 성공 사례는 거의 없었다. 다시 말해서 보상선수에 대한 부담을 느낄 이유가 없다.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총 30명이 보상선수로 팀을 이적했다. 이들 중에 성공 사례로 꼽을 수 있는 이들은 단 5명에 불과하다.
첫 번째 사례는 삼성에서 KIA로 이적한 박충식이다. 2000년 FA에서 삼성은 해태 이강철을 영입한 대신에 박충식을 해태에 내줬다. 박충식은 이적 첫 해 1군 무대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이듬해 불펜 투수로 변신해 KIA에서 2시즌 동안 71경기에 등판 8승5패11세이브13홀드 3.66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했다. 특히 2002시즌에는 48경기에서 5승(3패)8세이브12홀드로 KIA 마운드의 핵심 불펜으로 활약을 했다.
두 번째는 손지환이었다. 2004년 LG가 진필중을 영입했고, KIA는 보상선수로 손지환을 지명했다. LG 시절 만년 유망주로 남아 있던 손지환은 KIA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는 등 새로운 인생을 살았다. 2004년 114경기에 출전해 타율0.271 홈런13개 42타점을 기록한데 이어 2005년에도 타율0.278 홈런11개 44타점을 기록했다. 2007년까지 KIA에서 4시즌 동안 419경기를 뛰며 타율0.259 홈런34개 140타점으로 프로 생활에 있어서 나름의 황금기를 보냈다.
세 번째 사례이자 역대 보상선수 가운데 최고로 꼽히는 이가 있으니 두산의 이원석이다. 2009년 롯데는 홍성흔을 영입하면서 이원석을 내줬다. 이원석은 이적 첫 시즌 125경기를 소화하며 타율0.298 홈런9개 53타점으로 최고의 활약을 했다. 이원석은 지난 2014년까지 두산에서 6시즌을 뛰면서 610경기 출장 타율0.271 475안타 48홈런 243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1루와 3루를 오가며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활약을 했다. 현재는 군복무 중으로 제대 후에도 공수에서 맹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가 된다.
이 밖에 최근에 보상선수로 이적해 현역으로 뛰는 이들 중에서도 성공 사례가 있다. 2012년 넥센이 이택근을 영입하면서 LG에 내준 윤지웅이다. LG는 군입대를 앞둔 윤지웅을 지명했고, 군복무 후 지난 2014년부터 팀의 불펜으로 활약 중이다. 2014년 53경기에 등판해 1승2패6홀드를 기록했던 윤지웅은 올 시즌 78경기에 등판. 3승1패12홀드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했다. 윤지웅은 LG에서 2시즌 동안 131경기를 뛰었다.
롯데 홍성민도 또 다른 성공 사례다. 2013년 KIA가 김주찬을 영입하자 롯데는 홍성민을 선택했다. KIA에서도 첫 해 좋은 활약을 했던 홍성민은 이적 첫 해 25경기에 등판. 4승2패1세이브2홀드 3.14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했다. 이듬해 시즌은 등판 횟수가 적었으나 올 시즌 67경기에 등판하며 4승4패1세이브8홀드 3.95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불펜뿐만 아니라 선발을 오가며 롯데의 유일한 3점대 평균 자책점을 기록한 불펜 투수였다.
물론 이것은 결과론 일 수도 있지만 역대 사례만 본다면 보상선수에 크게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 그러나 올 해도 외부 FA 영입을 한 팀은 보상선수를 내줘야 한다. 또한, 어떤 선수가 보상선수로 팀을 떠나고 이적한 팀에서 어떤 활약을 할지 팬들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요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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