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맡기는 이용우 보석 세공 장인, 온고지신을 주얼리에 담다

입력 2015-12-03 18:17  



온고지신(溫故知新).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통하여 새것을 알다. 그저 오래된 것을 복원하는 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그 정신을 계승하여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 그리하여 이 시대의 아이콘이 되는 것. 바로 민휘아트주얼리의 이야기다.

빠르게 변하는 기계화된 세상에서도 전통의 미학과 손의 값어치를 굳게 믿어온 브랜드의 뚝심은 민휘아트주얼리를 독보적인 브랜드로 우뚝 서게 해주는 밑거름이 되었다.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에 모던한 감각이 더해진 수공예 작품들은 한국의 최고 한류 스타들이 앞 다퉈 착용 하고, 수많은 한류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조명되어 전 세계적으로 빛나고 있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가요계까지 한류 문화 전반을 장식하고 있는 민휘아트주얼리의 아름다운 작품들은 어떻게 탄생되는 것일까. 청담동 민휘아트주얼리 본사 한 편에 마치 비밀 아케이드처럼 자리한 직영 공방 장인들의 분주한 손길로 생명의 빛을 얻고 있다. 커스텀 주얼리부터 고전 장신구, 하이 주얼리까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다채로운 주얼리를 선보이는 민휘아트주얼리의 아틀리에는 어떤 모습일까.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린 아틀리에에서는 마치 동화 속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진귀한 보석 원석들이 빼곡히 장식된 진열장 뒤로 브랜드 설립부터 함께한 하우스 장인들이 세월을 넘어 고이 간직될 불멸의 아름다움을 불어넣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숙련공의 향기를 내뿜는 마스터 이용우 씨는 마치 예술작품을 조각하듯 돋보기를 응시하면서 정교한 세공으로 새로운 작품의 빛을 만들고 있었다.



Q. 민휘아트주얼리에서 어떤 일을 하시나요?
이용우: 민휘아트주얼리의 공방에서 주얼리 생산을 총괄하고 있어요. 민휘아트주얼리의 작품들은 모두 자체 공방의 숙련된 장인들의 손을 거쳐 탄생해요. 단 하나의 주얼리도 엄격하고 꼼꼼하게, 스텝 바이 스텝으로 정교하게 완성하죠. 민휘아트주얼리는 하이 주얼리부터 웨딩 예물, 전통 장신구, 은 공예품, 패션 액세서리까지 모든 범위의 장신구를 디자인해요. 때문에 공방에도 플래티늄, 금, 은, 신주 등의 메탈 소재별로, 다이아몬드, 유색석, 진주 등의 다양한 원석별로 담당하는 장인들이 따로 있는데요. 저는 그 중에서도 하이 주얼리와 웨딩 예물, 그리고 전통 장신구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어요.

Q. 어떻게 민휘아트주얼리에 함께하게 되셨나요?
이용우: 김민휘 대표님께서 제가 근무하던 공방에 작품 의뢰를 하신 일이 인연이 됐어요. 당시 김민휘 대표님은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상품 공동개발자로 선정되어 생산 일을 의뢰하셨어요. 그리고 저는 종로의 한 금은 세공방에서 세공일을 하고 있었어요. 세공을 하면서 많은 디자이너를 만났고, 좋은 디자인들을 만나왔지만 김민휘 대표님의 디자인을 달랐어요. 한국적인 것을 바탕으로 했지만 현대에서 착용해도 전혀 이질감이 없는 혁신적인 디자인이었죠.

지금은 한국적인 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지만 당시에는 한국적인 것이라고 하면 고리타분한 옛날 것이라는 인식이 만연했어요. 한국적인 디자인을 하던 디자이너들도 스스로가 뒤쳐지고 감각 없는 디자이너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며 중도에 디자인의 방향을 바꾸는 일이 태반이었고요. 해외 명품의 사진을 들고 와서 그 카피를 의뢰를 하는 디자이너들이 대부분이어요. 저는 디자인을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나름의 명품을 제작한다는 자부심이 있기에 카피 제품을 의뢰받을 때는 매우 괴로웠죠. 근데 김민휘 대표님의 작품들을 작업할 때면 늘 한국의 명품을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어요. 그렇게 몇 년을 함께 일하면서 대표님의 디자인 세계뿐만 아니라 인품 역시 존경하게 되었고, 함께 하게 되었어요. 벌써 10년도 더 된 일이네요.

Q. 기존의 회사를 그만두고 민휘아트주얼리에 합류 하신건가요?
이용우: 그건 아닙니다. 제가 근무하던 세공방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다가 문 닫게 됐어요. 마지막 6개월은 월급도 못 받았는데 당시에는 그런 일들이 많았어요. 세공사들에 대한 대우가 열악했죠. 다른 세공방을 알아볼까 하다가 김민휘 대표님과 함께 일하고 싶어서 대표님께 먼저 연락 했어요. 원래 대표님은 회사 운영에 대한 생각이 없으셨어요. 유명한 공예 작가로 활동 하면서 국내외로 전시가 많으셨거든요. 그리고 남편 분께서 큰 병원을 운영하시니까 판매에 대한 생각은 더더욱 없으셨어요. 근데 제가 계속해서 설득했던 것이죠.

Q. 민휘아트주얼리 탄생의 일등 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이용우: 제가 그 때 대표님을 설득하지 않았다면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 속의 장신구들은 못 만났을 수도 있어요.(웃음) 하지만 다시 말하면, 민휘아트주얼리가 아니었다면 저 역시 진즉에 이 일을 그만뒀을 것 같아요. 세공일을 천직으로 알았지만 제 때 못 받는 월급 때문에 생활이 고단했고, 카피품을 만들어야만 하는 현실 때문에 마음이 괴로웠거든요.

김민휘 대표님은 순수한 손맛이 느껴지는 수공예 작품의 가치를 아는 분이었기에 제 마음을 잘 헤아려 주셨죠. 독창적인 우리만의 디자인을 제작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게 해주셨어요. 또,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정말 단 하루도 월급이 늦어진 적이 없답니다.(웃음)

한 가지 또 자랑하자면, 청담동에 공방과 인테리어 부티크 매장이 같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아이디어도 제가 냈어요. 민휘아트주얼리는 본사 안에 부티크 매장과 세공 공방 작업실, 디자인실을 모두 갖추고 있어요. 모든 종류의 주얼리를 최상의 퀄리티로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Q. 부티크 매장과 직영 공방이 한 공간에 있으면 어떤 장점이 있나요?
이용우: 차별화된 서비스들을 제공할 수 있어요. 작품적인 면부터 말씀드리자면 디자이너와 세공인의 의사소통이 원활해져 더 좋은 디자인을 빠른 시간 안에 제작할 수 있어요. 디자이너와 세공인은 끊임없이 대화를 해야 해요. 도면과 간단한 설명만으로는 최상의 작품을 만들 수 없죠.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데 우리는 협업과 분업을 통해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트렌디함을 가미해 완벽한 걸작을 만드는 것이죠.

세공인은 전문 기술이 있지만, 참신한 아이디어는 부족하죠. 또, 디자이너는 세공이 기술자보다는 약해요. 이것을 인정하고 서로 열린 마음으로 의논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해요. 세공인이자 디자이너일 수는 없어요. 할 수는 있지만 비효율적이죠. 본인이 좀 더 관심이 있고, 잘 하는 분야에 더 집중하는 것이 맞다고 봐요. 그리고 서로를 존중하고 함께 완성해 나가는 거죠. 김민휘 대표님과 정재인 대표는 세공을 직접 할 줄 알기에 대화가 편하기는 해요. 보통 그 과정을 모르고서 무리한 요구를 하는 디자이너들도 많거든요.

또 다른 장점으로는 거의 모든 일을 우리가 직접 하니까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주얼리 제작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내부 라인으로 통합했으니 유통 상의 수수료가 없죠. 다른 주얼리 숍에서 우리 물건을 도매로 구매해가거나 주문 제작해가는 경우도 많아요. 그리고 손님께서 매장에서 쇼핑 하시는 동안 즉석에서 고장난 보석의 수리를 맡기거나 귀금속 재세팅을 상담하실 수도 있어요. 고객 분들이 제품 생산 과정을 직접 볼 수도 있는데 희귀 보석이나 다이아몬드의 경우, 나석 세팅 과정을 공개하기도 합니다.

가장 큰 강점은 단 한 사람만을 위한 맞춤 디자인을 제작하고, 평생 A/S를 한다는 것이죠. 우리 작품이면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책임집니다. 한결 같은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단지 보석 구매로 끝나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의 가치를 함께 보장하려고 노력합니다.



Q. 단 한 사람만을 위한 주얼리 제작이라니 로맨틱하네요. 그 과정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이용우: 일대일 맞춤으로 한정 디자인을 하는 것인데요. 커스터마이징 프로그램이라고도 합니다. 요즘 제품들은 같은 공장에서 찍어낸 상품처럼 똑같잖아요. 우리는 심플한 반지부터 건축적인 아트 피스까지 매우 다양하게 작업해요. 창의적인 생각과 혁신적인 기법으로 세상에서 하나뿐인 명품을 만들고자 합니다.

고객 한 분, 한 분의 취향과 개성, 편안한 착용감을 고려하기 때문에 같은 디자인이라도 같지 않아요. 체형에 맞게 밴드의 폭과 길이, 그리고 메인 스톤의 크기나 세팅, 디테일한 부분까지 다르게 제작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몇 번이고 검수 하는 정성을 쏟기 때문에 최상의 작품이 탄생해요. 그 사람만의 고유의 감성이 묻어나는 단 하나 뿐인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우리는 원자재 구비부터 감정, 기획 및 디자인, 제작, 판매, 추후 관리의 과정을 토털로 진행되는데, 모든 과정이 투명하고도 체계적으로 분리되어 있어요. 콘셉트를 정하는 것부터 마무리까지 정밀한 공정들이 있고, 각 분야 별로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숙련자가 엄격한 기준을 통해 단계별로 품질을 높이고 있어요. 그래서 혹시 실수가 발견되더라도 어느 부분에서 오류가 났는지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에 금방 보완할 수 있죠.

Q. 원자재도 직접 구하시는 건가요?
이용우: 네. 김민휘 대표님은 좋은 재료와 그 외 기초적인 것들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이셔서 덕분에 저도 최고의 재료들을 원 없이 만져보게 돼요.(웃음) 원석은 하나도 같은 것이 없어요. 결국 좋은 루트를 통해서 구할 수가 있는 것인데, 이 업계에서 민휘아트주얼리의 신용은 최고입니다. 좋은 퀄리티의 보석 원석은 가격이 높기 때문에 결제를 나눠서 하는 숍이 많아요. 이 업계는 워낙 좁기 때문에 미수금이 쌓이면 금방 소문 나는데 우리는 미수금이 단 한 차례도 쌓인 적이 없어요. 결제가 잘 되고, 회전율이 빠르니까 좋은 원석이 나타나면 우리가 먼저 접하게 됩니다.

대표님께서 직접 수입을 하시기도 해요. 해외에서도 민휘아트주얼리의 신뢰도는 매우 높아 많은 보석상과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요. 대표님께서 일 년에 두 번씩 해외의 큰 주얼리 쇼에 초청 받아 참가하는데, 진귀한 원석들을 직수입하여 최고 품질의 원석을 좋은 가격에 공급할 수 있게 됐어요. 특히, 우리의 다이아몬드와 진주 자개, 산호와 호박 등의 품질은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Q. 민휘아트주얼리에는 주로 어떤 고객이 있나요?
이용우: 최고의 물건을 만드는 곳에는 최고의 재료와 환경이 있고, 최고의 고객들이 있습니다. 우리 숍에는 오픈 때부터 쭉 오시는 단골 고객이 많아요. 할머니와 엄마, 그리고 딸, 또 그의 딸 이렇게 3대에 걸쳐 인연이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모든 집안 분들이 우리 주얼리 숍만 이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공방에서 제작하느라 매장에는 잘 나가보지 않는데, 오래된 인연의 손님들은 물건만 보더라도 알 수 있죠. 그럴 때면 저도 반가운 마음에 한 번씩 나가보고는 해요.

특히, 우리 고객 중에는 연예인이나 셀럽 등 특별한 취향을 가진 분들이 많은데, 덕분에 우리의 커스터마이징 프로그램이 더욱 더 발전하게 된 부분이 있어요. 꿈에 그리는 디자인을 현실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의뢰자, 디자이너, 제작자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입니다. 독특한 디자인을 찾는 고객 분들이 많아 우리는 그런 과정들을 수없이 반복했고, 우리만의 특별한 시스템을 구축하게 됐죠. 데드라인이 중요한 방송 일에서 우리는 빠른 시간 안에 유니크하면서도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Q. 작품을 제작하는데 평균 소요되는 시간은요?
이용우: 천차만별이에요. 드라마에 급하게 필요한 아이템은 1시간 안에 제작하기도 해요. 사실 그렇게 급하게 만들면 어딘가 문제가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시스템이 잘 되어 있고, 우리만의 노하우가 많이 쌓였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더군요. 평균적으로 5일에서 2주일 정도의 시간이 있으면 좋아요.

하이주얼리나 아트주얼리는 몇 개월에 걸쳐 제작하기도 해요. 미술관의 전시장이나 박물관에 걸리는 예술 작품을 만들 듯 세심하게 만들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우리 작품 중에 해외 수상의 영예를 안은 작품과 유네스코 씰을 받은 작품, 박물관에 전시된 작품 모두 몇 개월에 걸쳐 제작한 것들입니다. 우리만의 독창적인 세공법이 더해서 다른 곳에서는 찾을 수 없는 명품들이 탄생하게 됩니다. 그렇게 장인정신을 가득 담아 만든 것은 재생산하지 않습니다. 똑같이 만들 수도 없고요. 말 그대로 단 하나밖에 없는 작품인 것이죠.

Q. 세공 일을 시작한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이용우 장인: 14살 때부터 시작했으니까 50년이 넘었어요. 보석 세공은 할아버지에서 아버지, 그리고 저까지 몇 대를 이어져 온 가업이에요. 엄격한 아버지로부터 기초부터 철저하고도 혹독하게 일을 배웠습니다. 덕분에 지금도 제가 세공 하나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웃음) 제 동생과 동생의 아들, 그리고 제 아들도 세공 일을 했었는데, 집안에서 하던 사업체가 문을 닫게 되면서 저 혼자 남게 됐죠. 힘들었지만 전통과 가업을 잇는다는 마음으로 세공일을 손에 놓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분야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고, 많은 회사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봐 왔습니다. 80년대에는 대학교에서 실기 강의도 했었고, 후학을 양성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작업에만 전념하고 있습니다. 역시 세공장이는 작업할 때가 가장 행복한 것 같습니다.



Q. 50년이라니 진정한 장인이시군요. 한 길을 꾸준히 걸어 온 비결은요?
이용우: 인내와 성실함.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이야기도 있잖아요. 어떤 한 분야의 마스터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손톱만한 주얼리라도 그것이 완성되기 까지는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해요. 중요한 것이 한 가지 더 있는데요. 예술에 대한 탐미와 장인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기술적인 부분은 꾸준히 연마하다 보면 어느 새 몸이 머리보다 먼저 기억하게 되는 때가 와요. 하지만, 본질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은 늘 예민하고도 섬세하게 접근해야 하죠.

Q. 제작에 관련하여 공장장님만의 원칙과 신념이 있다면요?
이용우: 저는 정직함과 성실함으로 제품의 완성도와 착용감 모두를 갖춘 최고의 작품을 만들고자 합니다. 작품이 곧 내 얼굴이기 때문이죠. 그런 마음으로 평생 A/S도 기쁘게 하고 있어요. 좋은 작품을 만든다는 자부심은 제게 있어서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장인은 이름을 알리는 사람이 아닌, 작품을 남기는 사람이에요. 높은 완성도와 보다 멋있고 편하면서도 최상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작품을 연구하며 개발해야 하죠.

주얼리는 나만의 추억을 담는 또 하나의 보석함이에요. 결혼하는 사람에게 프러포즈하는 반지, 소중한 사람에게 마음을 담아 선물하는 팬던트, 가문의 전통을 기억하기 위해 제작하는 은제품 등 각기 다른 의미가 담겨 있잖아요. 돈으로는 환산될 수 없는 행복이죠. 그것을 알기에 한 공정이라도 절대 소홀히 할 수 없어요. 대를 이어 물려줄 수 있는 빛나는 가치를 우리 주얼리에 담고 싶어요. 그렇기에 유행을 쫓기 보다는 우리만의 참된 멋을 만들고 싶고요. 하지만, 철저한 자료 분석과 공부는 늘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Q. 끊임없이 공부하신다는 말씀이 인상적이에요.
이용우: 최고의 주얼리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연구해야 합니다. 아무리 고도의 기술을 가진 장인이라도 새로운 재료와 기법들을 계속해서 공부해나가야 해요. 공부에는 끝이 없죠. 우리는 수시로 모여 대화를 주고받지만, 고구마나 과일 등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의견들을 자유롭게 나누는 ‘간식 타임’을 따로 또 가져요. 그 안에서 우리만의 아이디어, 디자인, 독자적인 기술 등이 탄생하는 일이 종종 있어요. 우리는 모두가 파트 별로 자부심과 주인 의식을 갖고 작업하기 때문에 서로의 의견을 매우 존중하고, 항상 좋은 결과가 나와요.

Q. 체력관리도 굉장히 잘 하셨어요.
이용우: 우리는 모든 공정을 친환경적으로 해요. 인체에 유해한 불순물이 없는 재료만을 쓰는 것은 물론이고요. 기타 제작 환경 및 공방의 구조까지도 세심하게 신경 썼는데 공방 안에 있는 뒷문도 바로 밖과 연결되도록 설계돼 있어요. 겉으로는 이 공간이 그리 멋져보일지 않을지라도 매우 효율적으로 모든 것을 갖추고 있죠. 제가 하루에 10시간씩 지내는 공간이니까요. 그리고 김민휘 대표님께서 제 건강을 많이 염려해주세요. 제가 올해 들어 치아가 계속 좋지 않았는데 임플란트가 많이 필요해 제가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 나왔어요. 대표님께서 선뜻 전액을 지원해주셨는데, 얼마나 감사했는지요. 치료를 마친 뒤부터는 더 건강하게 식사 할 수 있게 되었어요.

Q. 작업을 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이용우: 쉬운 일은 없어요. 민휘아트주얼리의 디자인은 기본적으로 섬세하고도 자연스러운 것을 추구하는데 어떻게 보면 그게 가장 어려운 것이거든요. 하지만 힘든 만큼 완성작에 대한 보람도 큽니다.

Q. 가장 애착이 간 디자인은 어떤 것인가요?
이용우: 브라이덜 링은 항상 최고로 신경써요. SBS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 박유천씨가 신세경씨께 선물한 ‘블루밍 로즈 반지’는 인기가 많은 작품이에요. 메인 다이아몬드를 사선의 난발이 꽃잎처럼 섬세하게 감싸는 듯한 형태로 디자인해 마치 피어나는 한 송이의 꽃을 연상시키죠. 그리고 SBS 드라마 ‘가면’에서 주지훈씨가 수애씨께 선물한 ‘물방울 다이아몬드 반지’도 좋아합니다. ‘프랑스 왕족이 사용하는’이라는 대사 때문에 정재인 대표가 반지 우대 디자인에 많은 공을 들였는데요. 뒷면까지 꼼꼼하게 디자인한 반지인지라, 구석구석 볼수록 더 예쁜 반지에요.

가장 애착이 가는 디자인은 처음 김민휘 대표님과 의논하면서 제작했던 ‘문희의 꿈’입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진리를 일깨워준 기념비적인 작품이죠. 꿈의 중요성을 말하는 이 작품은 상징성뿐만 아니라 우아함을 형상화한 미적 가치도 큰 작품입니다. 신라 시대 유물 디자인으로 이태리와 유네스코에서 최고의 상을 수상한 일은 우리나라 장신구 역사에서도 큰 획을 그은 일로, 길이길이 중요한 업적으로 남을 일이죠.




Q.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세계화하는 것이 공장장님의 목표인가요?
이용우: 네. 민휘아트주얼리는 드라마, 영화, 가요계 전반에 걸친 한류 문화 곳곳을 매번 새로운 작품들로 장식하고 있죠. 세계적으로 아름답다는 찬사를 받고 있고요. 우리 작품들은 한국 장신구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어요. 민휘아트주얼리는 한국 전통에 뿌리를 두었지만 미래 지향적인 창조성이 브랜드 자체에 공준하고 있어요.

전통 문화의 소중한 가치들이 사라져가고 있어요. 전통이 그저 박물관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우리와 함께 살아 숨쉬기 위해서는 현대 문화에 어우러지도록 발전된 형태로 계승되어야 해요. 말로는 쉽지만, 상당히 어려운 것이죠. 체계적인 공부를 통한 전통 문화에 대한 이해가 있고, 후천적으로 습득될 수 있는 타고난 감각과 세련된 취향을 모두 갖춘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저는 김민휘 대표님과 정재인 대표만큼 적합한 계승자가 없다고 생각해요. 김민휘 대표님은 한국 전통 유물을 현대화된 감각으로 재현하여 세계 대회에서 여러 차례 수상한 디자이너입니다. 한국적인 디자인의 가능성을 세계적으로, 또 공식적으로 검증 받은 디자이너인 셈이죠. 정재인 대표는 사극과 현대극, 심지어 가요계에서 까지 다양한 한류 콘텐츠를 통해 디자인을 선보이며 현재의 장신구 트랜드를 이끌고 있어요. 적극적으로 현대화에 더 앞장서고 있는데, 슈퍼주니어 등의 아이돌에게 한국적인 장신구를 착용시킨 일들을 보고서는 저 자신도 놀랐습니다. 매우 모던한 그림에서도 한국적인 장신구가 동 떨어짐 없이 잘 어우러졌거든요. 정재인 대표가 의상까지 폭넓게 공부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두 분과 함께 하기에 제가 더 자긍심을 가지고 작업에 열중할 수 있습니다.

Q. 김민휘 대표님과 정재인 대표님은 어떤 분인가요?
이용우: 피는 못 속인다고 두 분이 다른 점이 많이 없어요. 얼마 전에 우리를 일주일간 밀착 취재한 다큐멘터리 피디님께서 세상에 이렇게나 순수한 두 분이 있다며 감탄하고 가셨어요. 여태껏 수많은 분들을 촬영했지만 처음 봤대요.(웃음) 김민휘 대표님은 가장 한국적인 것을 가장 세계적으로 알린 디자이너잖아요. 한국에 대한 애국심이 남다르신 분이죠. 우리 것에 대한 애정이 없었다면 그렇게 많은 연구와 시도, 그리고 십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 길만 걸어오지 못했을 겁니다. 전통, 그리고 한국의 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낮을 때부터 메이드 인 코리아 주얼리를 전면에 내세우며 지켜온 그 마음이 점점 빛을 발하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그리고 대표님은 덕이 있는 분이에요. 주변에 정말 많이 베푸세요. 어떻게 보면 가장 물질적인 것이 보석이기도 한데, 대표님은 물질적인 것보다 인간적인 것을 훨씬 더 중시하시는 분이죠. 그래서 대표님 옆에 좋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나 봐요. 대표님의 그런 좋은 마음 덕분에 일이 더 잘되는 것 같아요.

정재인 대표는 재능과 감각을 타고 났어요. 게다가 열정적이고 사고가 매우 깨어 있어요.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고 새로운 창조에 있어서 어떤 제약도 두지 않으려고 해요. 덕분에 저도 발전한 면이 있어요. 저는 전통적인 제조 방식만을 고수해왔던 사람이에요. 근데 정재인 대표는 항상 새로운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매우 사소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봐요. 매의 눈이에요.(웃음) 못 하겠다고 하는 제게 한 번 해보자며 설득하고, 결국에는 성공하고 맙니다.

정재인 대표 자체가 매우 밝고 희망찬 사람이다 보니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새로운 기운들을 불어넣는 힘이 있어요. 이런 과정을 여러 번 거치게 되니 저도 새로운 도전에 대한 재미와 자신감이 생겨서 이제는 제가 먼저 뭐 없냐고 물어보기도 하게 됐어요. 함께 하는 사람을 잘 챙기는 것도 큰 장점이에요. 늘 제게 힘든 것 없냐고 물어보고, 세심하게 배려합니다. 제가 지나가듯이 말한 것까지 기억하고 바꿔줘요. 정재인 대표를 본 지가 벌써 10년이 넘었는데, 참 보기 드문 젊은이에요. 심성이 곱고 착해요. 겸손하고 예의 바르며 정말 참합니다.

Q. 10년을 넘게 한 회사에서 일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이용우: 요즘에는 많은 젊은이들이 중도에 포기를 쉽게 해 안타깝습니다. 꾸준히 하다보면 길은 보이기 마련이고, 시간과 노력은 나를 배신하지 않는 법이죠. 그렇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해야 하는 것은 맞는 것 같아요. 하루의 대부분을 일터에서 보내는데, 함께 하는 사람들이 나쁘다면 불행해 질 테니까요. 고용주와 고용인이 아닌 함께 한다는 느낌,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존중해준다는 마음이 드는 회사라면 놓치지 마세요. 대신에 그런 것들을 바라기 전에 자신의 소임을 충실히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아직도 제작자는 하청업자 마냥 홀대하는 회사가 많은데 저는 좋은 대표님들과 함께 한 덕분에 이렇게 인터뷰도 하게 되네요.(웃음)

10년 동안 민휘아트주얼리에서 좋은 추억들을 많이 쌓았고, 대표님께 감사한 일도 많았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제가 예전 공방에 있을 때의 일입니다. 공방에서 김민휘 대표님의 결혼반지와 고가의 다이아몬드 브로치가 분실됐는데, 그 때는 CCTV도 없었어요. 공방에는 3명뿐이었고 험악하게 갈 수 있는 일이었는데 대표님께서는 그렇게 하지 않으셨어요. 그리고 제 결백을 증명할 수 있을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는데 아무 말 없이 저를 믿어주셨죠.

얼마 후, 또 다른 일로 공방이 문 닫게 되는 것을 보고, 권선징악의 교훈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당시 대표님의 대처 방식은 조용하지만 큰 울림이 있었어요. 앞으로의 세공 인생을 대표님과 함께 해야겠다고 결심한 데에도 그 일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그리고 그 때의 제 결심이 틀리지 않았음을 지난 10년이 증명해주네요. 김민휘 대표님의 훌륭한 인품을 그대로 빼닮은 정재인 대표도 함께 열심히 해주고 있으니 앞으로 민휘아트주얼리에서의 10년은 더 밝게 빛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민휘아트주얼리(Minwhee Art Jewelry)
한국 고전 왕실 유물 장신구를 모티브로 전통 공예 장신구부터 모던한 액세서리와 웨딩 예물, 그리고 하이 주얼리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의 디자인을 선보이는 디자이너 브랜드다. 자체직영공장만의 특수 제작 기법과 장인정신이 담긴 수공예 작업으로 하나하나 소장 가치 있는 작품을 제작하는 것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시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장르의 한류 드라마와 영화를 비롯해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카라 등 K-POP 스타들의 주얼리들을 디자인하며 한류 문화 트랜드를 리딩하고 있다.

이용우 장인(민휘아트주얼리 공방 총 책임자)
50년 이상의 세공 경력을 가진 장인으로 민휘아트주얼리의 공방에서 주얼리 생산을 총괄하고 있다. 하이 주얼리부터 웨딩 예물, 전통 장신구, 은 공예품, 패션 액세서리까지 모든 범위의 장신구를 다루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독특한 세공법과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최고의 작품을 제작해 한류 문화를 수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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