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성과주의 도입 재점화‥대형은행들 '난감'

김정필 부장

입력 2015-12-08 17:35  

    은행권 성과주의 도입 난제 '산적'
    <앵커>
    금융당국이 은행권 성과주의 도입에 무게를 두고 있는 가운데 국책은행에 이어 외국계 은행과 지방은행이 행렬에 동참하면서 대형은행들의 부담 또한 가중되고 있습니다. 성과 우선에 따른 리스크, 노사합의 등 제반 걸림돌이 적지 않아 해법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당국이 은행권 성과주의 도입을 독려중인 가운데 외국계 은행과 지방은행이 동참에 나서면서 해당 이슈가 재점화되는 양상입니다.

    KEB하나, 수출입은행의 연봉 인상분 반납 이후 잠시 주춤하나 싶던 은행권 성과주의 도입은 한국SC·전북·광주은행 등이 연봉제 도입과 인하·직군통합에 나서면서 은행권에는 다시 긴장감이 돌고 있습니다.

    개별성과주의 도입 등을 검토중인 은행권은 지금의 집단성과급제가 아닌 이전에 도입한 바 있는 개인성과급제의 부작용과 병폐를 떠 올리며 당장 시행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투자 직군, 딜링 직군 등 수익이 성과 평가의 근간이 되는 증권사 출신 CEO들이 다수의 시중은행 수장에 자리했던 2000년 초중반 은행권에는 개별성과제가 봇물 터지듯 도입된 바 있습니다.

    당시 개인별 목표 부여, 성과 달성에 따른 초과 성과급에 격차가 커지자 이자수익과 수수료 수익을 조정하고 네고를 통해 목표를 앞당겨 달성하는 부작용마저 표출되기도 했습니다.

    영업창구의 경우 실적을 내려면 외부영업이 필수인 데, 누군가는 그 역할을 메워야 하지만 향후 성과를 구분할 때 협업이냐 단독 성과냐 논란이 일며 불협화음을 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증권사와 달리 은행은 자금보호·위험관리가 최우선인 데 이를 감안한 3년 순환보직 체계하에서 개별실적 부여시 단기 손익에 무게를 두게 돼, 몇 년 뒤 여신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사항입니다.

    <인터뷰> 시중은행 중견 간부
    “나중에 뒷단에서 감당이 안된다. 리스크까지 감안해서 하려니까 즉시 단기적으로 적용하는 것에 어려움 한계가 있다. (타은행 보다) 먼저 치고 나갔을 때 단점 부각 등 감당하기가 조심스러우니 그런 것이다”

    은행권은 노조의 반발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고액연봉인 부점장 이상의 직급에 대한 비용절감, 차등 성과급 편차가 커질 경우 희망퇴직과 맞물려 자연스러운 구조조정 또한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부점장급 이상에 대한 적용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개각 이슈로 잠시 주춤했던 성과주의 논의가 다시 재점화된 상황에서, 당국의 의중을 감안해 세부 액션을 취해야 하는 대형은행들이 성과 우선에 따른 부실 리스크, 팀 단위 상호보완 협력, 개별 평가의 공정성 확보, 노사협의 등 제반 변수를 어떻게 아우르고 해법을 내놓을 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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