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2016 포드 뉴 쿠가' in 영종도

입력 2015-12-10 18:36  

사진 - 포드 코리아 제공

12월에 접어들더니 완연한 겨울 날씨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포드가 디젤 모델인 포커스, 몬데오를 잇따라 선보이더니 준중형 디젤 SUV 쿠가(KUGA)마저 출전시키며 본격적으로 디젤 라인업 작업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그간 포드는 국내에서 가솔린 모델에 힘을 줘왔지만 더 이상 대세가 되어버린 디젤 열풍을 무시할 수 없었던 거죠. 따라서 포드는 유럽 시장의 디젤 모델들을 대거 국내로 들여오기 시작합니다.


사진 - 포드 코리아 제공

이스케이프랑 다른 게 뭐야?

사실 우리에겐 쿠가보다 익숙한 이스케이프란 모델이 있죠. 생김새도 완전히 똑같습니다. 포드 전략의 일환인데 둘은 쌍둥이입니다. 그것도 배다른 쌍둥이. 씨는 아버지 포드가 뿌렸지만 하나는 북미를, 또 하나는 유럽을 어머니로 둔 기구한 출생의 비밀을 가졌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난 이스케이프의 몸에는 가솔린, 유럽에서 태어난 쿠가의 몸에는 디젤이 돈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전략 판매 지역 역시 출생지와 그 궤를 같이 하고요. 같은 맥락으로 외모는 똑같이 준중형 세단이지만 미국에서는 퓨전이란 이름을 달고, 유럽에서는 몬데오라는 이름을 달고 나옵니다.


사진 - 포드 코리아 제공

포드, 사상 최초 연간 판매량 1만 대 돌파?

실컷 방귀를 뀌어 대며 바겐세일(WAGEN SALE)에 들어간 옆 동네는 울상인 반면, 포드는 한국 시장 진출 최초로 연 판매량 1만 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포드에 있어 그 어느 때보다 뜻깊은 올해의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쿠가가 마지막 대타로 출장했습니다. 그리고 그 화력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9일 인천 영종도에서 있었던 쿠가 미디어 시승회에 다녀왔습니다. 과연 쿠가는 포드가 기대하는 화력을 뿜어낼 수 있을까요?포드 관계자의 쿠가 관련 제원 및 제작 콘셉트 설명을 들은 후에, 50km 거리의 시승 코스를 돌며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쿠가가 어떻게 대처하는지 체크해봤습니다.


사진 - 포드 코리아 제공

사진 - 포드 코리아 제공

플레이스테이션 by 쿠가

우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계기반을 비롯한 센터페시아. 아담한 체급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게 홈 엔터테인먼트를 보는 기분입니다. 게임 콘솔 같다고 하면 비약일까요? 그러나 SONY 마크가 박힌 디스플레이 패널 부를 보고 있자면 누구라도 공감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옛날 차를 보는 듯, 클래식한 디자인의 기어 노브는 오른팔을 살짝 내렸을 때 자연스럽게 잡히는 위치에 있다 보니 굉장히 편했습니다. 이런 게 인체공학인 거죠. 이외에도 앞차와의 충돌 가능성을 감지했을 때 자동으로 경고음을 울리는데 이때, 트립 컴퓨터에는 마치 옛날 아케이드 게임을 보는 듯한 그래픽이 표시됩니다. 그런데 그게 너무 귀여운 나머지 이걸 보려고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무시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게 함정입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제가 그랬거든요.


사진 - 포드 코리아 제공

고놈, 하체 하나는 튼튼하구만

쿠가의 서스펜션은 타이트하게 조여져 있습니다. 스포티함을 강조한 서스펜션 조율이 이루어진 결과입니다. 운전자의 호불호가 다소 갈릴 수 있는 부분이죠. 기존에 노면의 요철을 부드럽게 소화하는 SUV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그다지 높은 점수를 주지는 못할 겁니다. 저 역시 SUV에서 기대하는 부드러운 승차감이 느껴지지 않아 얼굴이 일그러지려던 찰나, "쿠가의 서스펜션은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의 엄격한 테스트 과정을 거쳐 역동적 퍼포먼스를 완성해 줍니다"라고 한 포드 관계자의 설명이 떠오르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러자 레이서로 빙의한 채 "그래, 이런 게 바로 스포츠 주행이지!"라며 어느새 타이트한 서스펜션을 즐기고 있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다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뜻입니다.


사진 - 포드 코리아 제공

실하지 못한 스티어링 휠

스티어링 휠 얘기를 해볼까요. 아무래도 체급이 체급이다 보니 콤팩트함을 강조하고 싶어서 그랬겠지만 너무 얄상합니다. 휠의 직경은 만족스러웠지만 너무 가느다란 휠 굵기에 그립감이 살지 않았던 거죠. 아까 인체공학 얘기한 거 취소해야 할까 봅니다. 이 녀석을 타고 과격한 핸들링을 구사할 일은 많이 없겠지만 혹여 그런 상황에서 휠을 놓치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동시에 여자가 실하지 못한 남자를 만나면 이런 기분이겠구나 하는 걸 느꼈습니다. 하체는 튼튼한 녀석이 의외의 실망감을 안겨준 셈이죠. 그래도 뭐 이 녀석은 사람이랑 다르게 마음에 안 들면 바꿀 수 있으니 크게 염려할 부분은 아닌 듯합니다.


사진 - 포드 코리아 제공

널찍널찍한 실내 공간

얼마 전 시승한 닛산의 준중형 SUV 캐시카이를 탔을 때에도 뒷좌석 공간에 대한 부족함은 느끼지 못 했습니다. 그러나 캐시카이 때에는 "준중형에 이 정도면 됐지!"라는 생각이었다면 쿠가는 "준중형에 이 정도나?!"라는 반응이 나왔다는 게 큰 차이점이었습니다. 중형 세단 수준의 뒷좌석 공간을 확보했다는 점은 쿠가가 패밀리 SUV로도 충분히 선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죠.


사진 - 포드 코리아 제공

1시간에 210킬로미터

계기반에는 속도계 눈금이 240km/h까지 있었지만 상당히 긴 직선 구간에서 풀 악셀을 밟은 결과, 최고 속도는 210km/h가 찍혔습니다. 이 정도면 SUV에서 충분히 만족할 만한 성적이죠. 같은 배기량의 폭스바겐 골프도 최고 속도가 이 정도 나오니까요. 후반 160km/h 부근에서는 가속 성능이 달리는 게 느껴지지만 고속도로에서도 이 정도면 충분한 속도 아니겠습니까. 더군다나 이 녀석의 용도를 생각해 봤을 땐 더더욱 그렇습니다. SUV 타고 칼치기할 거 아니잖아요. 힘도 부족함을 느낄 새가 없습니다. 억지로 쥐어짜는 느낌이 아니에요. 힘이 시원하게 나와줍니다. 일반 모드의 힘이 조금 아쉽다면 스포츠 모드로 맞추면 됩니다. 시원시원한 가속감에 "연비쯤이야"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순간입니다.


사진 - 포드 코리아 제공


어느 정도 해볼 만한 건 다 해봤다는 생각이 들 즈음 다시 행사장으로 진입하며 시승을 마무리했습니다. 저에겐 만족스럽게 다가온 이 녀석이 몸값은 조금 됩니다. 기본형 트렌드(Trend)가 3,940만 원, 고급형 티타늄(Titanium)은 4,410만 원이니까요. 동급의 현대기아차 풀옵션 모델 대비 800~1,000만 원 이상 비쌉니다. 다행히 브랜드 경쟁력과 성능에서의 우위를 따졌을 때 일견 납득이 가는 가격 책정입니다. 다만, 여기에 마케팅이든 뭐든 추가적인 메리트로 작용할 만한 무언가가 있다면 더 좋을 것 같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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