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 오늘 결론…배심원 판결은?

입력 2015-12-11 08:04   수정 2015-12-11 11:23




지난 7월 발생한 이른바 `농약 사이다` 사건의 선고가 오늘 내려진다.

어제(10일) 대구지법 11호 법정에서 열린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 국민참여재판 넷째날 공판에서는 검찰과 피고인 측 변호인단의 증거조사 완료 뒤 오후 8시부터 피고인을 상대로 한 직접 신문이 진행됐다.

피고인 박모 (82) 할머니는 지난 7월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사이다에 농약을 몰래 넣어 이를 마신 할머니 6명 가운데 2명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 및 살인미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국민참여재판 마지막 날인 오늘(11일) 유·무죄 평결을 앞두고 배심원단이 박 할머니의 입을 통해 사건 당시 상황을 직접 듣고, 지금껏 검찰과 변호인단이 제시한 각종 사건 증거 등을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피고인 신문 시작에 앞서 피고인석 바닥에 녹색 수의를 입은 채 앉아있던 박모 할머니(82)는 법원 직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5m가량 떨어진 증인석으로 이동했다.

이후 박 할머니는 3시간여 동안 의자에 앉아 검찰과 변호인단, 재판부 등 질문에 답했다.

오른쪽 귀가 잘 들리지 않는 탓에 검찰과 변호인은 자신들 차례가 되면 증인석에 앉아 있는 박 할머니 왼편에 다가가 준비한 질문을 이어갔다.

또 증인석에서 떨어진 재판부 질문은 검찰과 변호인 측이 대신 전달하며 증언을 받아냈다.

방청석에 앉아있던 박 할머니 가족은 신문 과정 중간 중간 긴 한숨을 내쉬거나 고개를 떨구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날 박 할머니는 "내가 왜 친구들을 죽이려고 사이다에 농약 넣었겠나. 지금 얼마나 억울한지 모른다"라고 호소했다.

박 할머니는 "사건 당일 평소와 다르게 피해 할머니 A씨 집을 방문한 것은 사전에 범행 대상을 확인하려던 의도 아니냐"는 검찰 질문에 "아니다. 집을 고쳤다기에 구경하러 간 것 뿐이다"고 대답했다.

또 자신은 마을회관 냉장고에서 농약이 든 사이다를 꺼낸 사실이 없으며, 피해 할머니들이 입에서 거품을 내뿜으며 마을회관 안팎에 쓰러져 있을 때 휴지나 수건 등으로 닦아주며 119구급대를 기다렸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자신의 집 뒤뜰에서 메소밀 성분이 검출된 드링크제 빈병과 농약(메소밀) 병이 발견된 이유에 대해선 "왜 내 집에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또 경찰이 확보한 박 할머니 옷 등에서 메소밀 성분이 검출된 것과 관련해서는 "피해 할머니들 입에 묻은 거품을 닦아주다 묻은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검찰이 박 할머니가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증언 내용과 상반되는 증거자료나 피해 할머니와 마을주민 등 증언을 제시할 때에는 "모른다", "기억 나지 않는다"고 하거나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

또 "일부 증인이 거짓말을 했다", "진짜 범인이 잡히지 않아 억울하다"는 주장도 수차례 반복했다.

검찰과 변호인단의 피고인 신문이 모두 끝나자 방청석에서 하루 종일 재판을 지켜봤던 피해 할머니 자녀 2명이 증인석에 나와 "불미스런사고로 어머님이 갑자기 돌아가셔서 원통하고 안타깝다. 사건 진실을 반드시 밝혀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앞서 이날 오전 열린 공판에서는 검찰이 증인으로 신청한 경북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 감식 담당자와 변호인단이 신청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관계자, 피고인 아들 등 3명이 출석해 증언했다.

검찰과 변호인단은 이날까지 16명에 대한 증인 신문과 증거조사를 모두 끝냈다.

오늘 끝나는 이번 국민참여재판은 검찰과 변호인단의 최종의견 진술, 권고적 성격의 배심원단 평결 절차를 거쳐 판결 선고로 끝난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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