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방송도, 라디오, 예능도 아닌 홈쇼핑에서 앨범 홍보를 했다. 거기다가 직접 농사를 지은 감귤까지 판매하며. 가수가 직접홈쇼핑에서 자신의 음반을 직접 판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가요계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바로가수 루시드폴의 이야기다.
요즘은 대부분 스트리밍을 통해 인터넷으로 음악을 듣는다. 예전처럼 오프라인 매장에서 줄을 서서 앨범이 발매되기만을 기다리던 때는 이미 지났다. 1995년 김건모 3집의 경우 280만 장이 팔리며 기네스북 기록에 오르기도 했지만, 요즘으로선 상상할 수도 없는 판매량이다. 시대는 변했고, 대중들이 음악을 접하는 방법도 달라졌다.
하지만 대중들이 변했다고 해서 가수들이 앨범을 대충 만드느냐? 그건 아니다. 앨범에 실리는 한 곡 한 곡에 애정이 들어가지 않는 곡이 없을 터. 이번 루시드폴의 경우에도 7집 앨범에 무려 15곡이 실렸다. 그는 해당 앨범을 2년간 준비했고, 동화책도 직접 쓰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렇게 힘들게 만든 앨범이 한번 휙 듣고 사라지는 걸 바라는 가수는 아무도 없다. 루시드폴은 아주 독특한 홍보 전략을 내세웠고, 성공했다.
평소 방송 출연을 즐겨하지 않는그이기에 홈쇼핑에서 그의 얼굴을 본 대중들은 더 의아했을 것이다. 홈쇼핑 판매는 루시드폴의 소속사인 안테나 뮤직의 대표 프로듀서 유희열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제주도에 내려가 생활하며 재배한 귤과 직접 쓴 책을 팬서비스 차원에서 약 500개 정도 판매하고 싶었던 루시드폴의 소망을 들은 유희열은 "농수산물 홈쇼핑에서 판매를 해보자"며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안테나뮤직은 7~8개 홈쇼핑 회사에 요청을 했지만 "실질적 매출이 안된다"는 이유로 모두 거절당하고, 각고의 노력 끝에 CJ오쇼핑에서 그 뜻을 펼칠 수 있게 됐다. 말주변도 없고 유머감각도 부족해 평소 예능 출연을 꺼리는 그에게 농수산물 홈쇼핑이란 `이슈몰이`와 `앨범 소개`, `단숨에 앨범1,000장 판매하기` 이세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며 홍보 하기에 제격이었다. 게다가 본인이 귤을 직접 재배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알리며 가수는 물론 농부로서의 행보 또한 알리는 데 성공했다. 루시드폴이라는 가수를 몰랐을 대중들도 "홈쇼핑을 통해 쇼케이스를 해?", "가수가 직접 귤을재배한다고?", "순식간에 완판된 앨범 노래는 어떨까?"등의 반응을 보이며 궁금해서라도 노래를들어볼 것이다. 어느 방송에서 이보다 더 적격으로 홍보하며 `판매`까지 진행할 수 있었을까.이런 결과를 미리 예측했을 루시드폴, 홈쇼핑을 선택한 그의 전략은 영리했다. 전무후무한 농산물+문화 콘텐츠 콜래보레이션으로 색다른 컴백을 시도해 이슈를 만들었고, 앨범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이것이 바로 루시드폴이 홈쇼핑을 통해 컴백을 결정한 이유다.
홈쇼핑을 통해컴백하며 방송 시간이 새벽 시간대고,잘 팔리지 않는 앨범이 상품이라본인도 걱정했을 것이다. 하지만 `앨범 불경기`라는 말이 부끄럽게 1,000장을 단숨에 판매하고 충분한 화제성까지 남겼다.그가 세운`홈쇼핑` 전략은 통했다. 15일 낮 12시 발매된 루시드폴이 정규 7집 `누군가를 위한,`이 완판 신화를 넘어선 또 다른 이슈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