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포트폴리오 물갈이 하자 순익 '쑥쑥'…올해 331% 급중

입력 2015-12-18 06:43   수정 2015-12-18 09:07



"이제 새로운 50년을 준비해야 합니다. 어떤 영업 환경 변화 속에도 살아 남을 수 있는 `천년 기업`의 사업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2012년 6월3일 강원 용평에서 열린 `대신증권 창립 50주년 기념행사`.

이어룡 회장은 이 행사에 참석한 2,600여명의 임직원 앞에서 "`생존을 위한 대변신`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대신증권은 창립 50주년을 자축하고 있기엔 경영 실적이 너무 빠르게 나빠지고 있었다.

유럽 재정위기 등에 따른 증시 침체로 거래량은 활황기 대비 반토막이 났고 `제로(0) 수수료 이벤트` 등 업계의 과당 경쟁으로 브로커리지(주식·선물중개) 수수료는 급감했다.

브로커리지 매출 비중이 60% 이상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었던 대신증권은 적자 영업점이 속출하는 등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그로부터 3년여가 흐른 올해 대신증권은 대변신을 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성공해 `브로커리지에 특화된 증권사`에서 `수익원을 다변화한 종합금융회사`로 완벽하게 탈바꿈하면서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올 들어 9월까지 대신증권은 연결 기준으로 1,553억원의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356억원) 대비 331%나 급증한 규모다.

대신증권 측은 "올 상반기 증권업황 회복 외에도 2012년부터 총력을 쏟아 온 사업모델 재편 작업 결실이 올해부터 본격화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익의 질`이 좋아졌다.

2011년 61.8%에 달했던 브로커리지 매출 비중(내부거래를 제거한 순영업수익 기준)은 올해 36.9%까지 떨어졌다.

대신 자산관리(WM),부실채권(NPL) 관리, 저축은행 등 비(非)브로커리지 부문 매출이 골고루 늘어났다.

자산관리 매출 비중은 2011년 3.1%에서 올해 5.7%로 높아졌다.

2011년 말 8조970억원에 머물렀던 금융상품 판매 잔액이 올해 9월 말 16조581억원으로 두 배가량 급증한 덕분이다.

조경순 기획본부장(상무)은 "영업직원에 대한 강도 높은 재교육을 통해 자산관리 영업 역량을 높이는 동시에 금융상품 판매를 늘리는 영업점에 대한 성과급 지급을 늘린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비(非)증권 금융회사를 잇따라 인수해 온 것도 매출 다변화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1년 인수한 대신저축은행(옛 부산중앙, 부산2, 도민저축은행 인수 후 통합), 2013년인수한 창의투자자문(대신자산운용과 합병), 2014년 인수한 부실채권관리회사 대신에프앤아이(옛 우리에프앤아이)는 대신증권의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돼 올해부터 연결 매출의 2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2012년 5월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돼 사업 재편 작업을 진두지휘해 온 나재철 사장은 "대신증권은 이제 증권업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한 회사 중 하나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며 "회사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더 높이기 위해 내년에는 자산관리 매출 비중을 두 자릿수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신증권은 최근 몇 년간 영업점을 대폭 구조조정해 수익성도 크게 높였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11년 0.2%에서올해는 9.2%로 50배 가까이 높아졌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업 모델 변화에 따른 실적 악화 가능성 감소와 이에 기반한 미래 배당 증가 기대로 대신증권 주가는 당분간 다른 증권사의 상승률을 웃돌 것"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만7,500원을 제시했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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