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서 기자] 터보가 돌아왔다. 둘도 아닌 셋으로. 2015년, 15년 만에 다시 돌아온 원조 아이돌은 더 강력하게, 더 격렬하게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김종국, 김정남 그리고 마이키. 세 남자가 다시 만들어낸 터보는 특별했다. 2000년 밀레니엄 마지막 앨범을 끝으로 무려 15년 만에 돌아온 이들은 추억의 아이콘이란 말로 덮어두기엔 너무나 그리웠기 때문. 집에 터보 테이프 하나 없는 사람 없던 그 시절을 어찌 쉽게 잊으랴.
18일 서울 서초구 더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터보 정규 6집 앨범 음악감상회가 열렸다. 이날 세 사람은 새 앨범에 대한 소개부터, 재결성 과정의 에피소드까지 털어놨다. 이들 셋이 모이니 자칫 어두울 수 있는 이야기도 예능 뺨치는 개그로 승화됐다.
터보의 정규 6집 앨범 `다시(AGAIN)`는 더블 타이틀곡 `다시`와 `숨바꼭질`를 포함, 총 19곡의 트랙으로 구성돼 있다. 더욱이 유재석, 박정현, 케이윌을 비롯해 90년대를 함께 풍미했던 룰라 이상민, DJ DOC 이하늘, 지누션 지누 등 말 그대로 `초호화 군단`이 모여 화제를 모았다.
쟁쟁한 스타들이 터보의 앨범에 참여하게 된 데는 김종국의 힘이 컸다. 이날 김종국은 "원래 앨범 작업할 때 누구한테 부탁하고 그러지 않는데, 이번에는 여기저기 많이 연락하며 발품을 팔았다"고 밝혔다.
물론 김종국 혼자만의 노력으로 일궈낸 결과는 아니다. 그는 "혼자 하려니 너무 힘들어서 마이키한테도 좀 데려오라고 했다. 그랬더니 박정현 씨를 데려왔다"면서 마이키의 공을 치켜세웠다.
언제나 셋이었던 것처럼, 함께 모인 모습이 더욱 자연스러운 이들. 그러나 다시 모이기까지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김종국은 "추억일 때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컴백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그렇지만 `터보`이기에 돌아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3인조 터보의 컴백, 그 중심에는 김종국이 있다. 멤버들에게 재결성 제안을 한 것도, 피처링 군단을 섭외한 것도 모두 김종국이 앞장서 해냈다. "종국이가 터보 재결성 얘기를 꺼냈을 때 꿈만 같았다. 너무 고마웠다"는 김정남의 말처럼 멤버들은 김종국에 대한 고마움도, 믿음도 크다는 것을 연신 드러냈다.
물론 넘어야할 산도 있다. 터보의 이번 앨범에는 90년대 향수를 드러낸 곡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제 2의 `회상`을 떠올리게 하는 타이틀곡 `숨바꼭질`을 비롯해 `트위스트킹`의 연장선 같은 `댄싱퀸`까지. 이에 대해 멤버들은 "요즘 노래를 부르기보다, 터보의 색깔을 가지고 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유쾌한 세 사람의 앨범 준비 비하인드 스토리도 공개됐다. 댄스에 유난히 자부심을 보이던 김정남은 "댄스곡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나는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기 때문"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에 김종국은 "아니다. 말은 이렇게 해도 뮤직비디오 촬영이 끝나고 나니, 멤버들 무릎이고 허리고 난리가 났었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김종국은 `몰고`, 김정남은 `몰리는` 상황은 끊이지 않았다. "정남이형은 `일산 야망돌`이다. 의상도 본인은 좋지만 남들은 싫은 독특한 의상만 입고, 이번엔 아이라인도 그려달라 하더라. 야망 좀 접어야 한다"면서 김정남 몰이를 하던 김종국의 얼굴에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톰과 제리 같은 이들의 관계는 어쩐지 데뷔 20년 차 그룹 만이 가질 수 있는 끈끈함처럼 다가왔다.
함께 모여 더 행복해보이던 세 사람의 컴백. 이번이 또 다시 끝은 아닐까하는 우려에 이들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김종국은 "이전의 터보는 우리의 터보가 아니었다. 그래서 우리가 만드는 터보를 만들고 싶었다"면서 "그룹으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앨범에 담지 못했던 것들을 다음 앨범에 모두 담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활동계획에 대해서도 밝혔다. 21일 앨범 발매를 앞둔 터보는 본격적인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콘서트에 대한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 번도 터보가 콘서트를 한 적이 없다. 그래서 이번에는 함께 콘서트를 해보려고 생각 중이다"라고 밝히며 그룹 활동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터보. 김종국을 중심으로 다시 모인 김정남, 마이키 이들 세 사람은 더이상 추억 속 그들이 아니다. 90년대,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이들은 2015년 우리 곁에 돌아와 추억을 되살릴 준비를 마쳤다. 모든 것이 새로워야만 한다는 편견을 버리고, 터보의 색깔을 그대로 가지고 정면승부하겠다던 그들의 말처럼, 이들이 만들 `새로운 추억`에 기대를 걸어본다.
ming@wowtv.co.kr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