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 잃은 그, 응답하라 마이콜 김중기
`후루룩 짭짭 후루룩 짭짭 맛 좋은 라면` 이 노래를 기억한다면 떠오르는 캐릭터 하나 있을지니, 그 이름 바로 마이콜. 애니메이션계에 라면을 외치는 마이콜이 있다면, 드라마에는 이름 잃은 그, 마이콜 김중기가 있다. 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에서 짧지만 인상적인 연기로 `응답하라 마이콜`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된 김중기. 진짜 마이콜을 닮기도 했다.
그는 `응팔` 이전 시리즈 `응답하라 1994`에도 출연한 바 있다. 바로 주인공 쓰레기(정우)의 의대 친구로 등장했던 것. 이쯤 되면 `응답하라` 시리즈 전속 조연은 아닌지, 이러다 다음 시리즈의 주연으로 발탁 되는 건 아닌지 궁금증이 물밀 듯 밀려오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의 `마이콜` 코스프레는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유독 빛난던 것 뿐, 그는 다른 드라마, 영화에서는 꽤 다양한 모습으로 출연해 왔다. 하지만 조금 눈가가 촉촉해지는 이유는 그의 역할명 때문. 남자 역, 유치장 형사 역 등. 물론 이름도 있다. 종배, 박영배. 직책도 있다. 이계장, 김과장. 연기력은 넘치는데 분량은 아뿔싸. 이제는 그를 더 오래 보고 싶다. TV에서만? 아니, 스크린에서도!
2. 길태미 나르샤, 박혁권
2015년, 누구보다 주목 받은 조연 박혁권.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길태미 역으로 등장해 수많은 팬들을 몰고다닌 저력의 조연. 그의 죽음에 안타까워한 시청자들이 줄을 이었고, 그는 태미 아닌 선미로 다시 돌아와 안방극장을 잘 지키고 있다는 소식.
`육룡이 나르샤`에서 소름끼칠 정도로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친 그는 화려한 화장과 독특한 말투로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무사 캐릭터를 완성해내며 호평을 이끌었다. 특히 여성스러운 화장과 말투 뒤에 숨겨진 최고의 검술 실력은 반전매력으로 손꼽히기도. 덕분에 박혁권은 주연 배우들에 버금가는 인기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박혁권은 조연이라기엔 주연 같고, 주연이라기엔 조연인 것 같은 현재로서는 애매한 위치. 주연으로 등장했던 작품들도 있으나, 임팩트가 없다. 그러나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나날이 인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추세이기에, 확실히 주연으로 자리매김 할 날도 `곧`이 아닐까. 코믹하다가도 진지하고, 찌질하다가도 카리스마 있는 `갖은 연기`가 가능한 만능 연기꾼 박혁권에게 기대를 걸어본다.
3. 복래, 아니 덕래, 아니 복래, 조복래
2015년 12월을 달군 영화 `극적인 하룻밤`에는 주연 같은 조연들이 등장한다. 그 중 한 명은 바로 조복래. 마치 `건축학개론`의 납득이를 떠올리게 하는 거침없는 대사로 `헉`소리를 내뱉게 하는 장본인이다.
영화 `극적인 하룻밤`의 언론시사회 당시 조복래는 "제가 이렇게 큰 비중으로 나오게 돼서 놀라셨죠"라는 말로 웃음을 자아냈지만, 실로 가슴을 찌르르하게 만드는 웃픈 멘트였다. 극중 그는 `납득이`가 그대로 성장했을 경우 이렇게 컸겠다 싶은 능수능란한 19금 용어 사용으로 영화에 코믹함을 선사했다. 19금 영화라기엔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다가도, 조복래만 등장하면 이것이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라는 걸 다시금 실감하게 됐으니 `소임을 다했다`는 평이 줄을 이을 수밖에.
조복래는 그동안 이렇다할 역할을 부여받지 못했을 뿐, 이미 조연의 타이틀을 벗어날 모든 준비를 마친 배우였다. `극적인 하룻밤`에서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물론이거니와, 내년 개봉을 앞둔 영화 `혼숨`에서는 주연을 맡아 또 한 번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사진=tvN `응답하라 1988` 방송화면 캡처, SBS, 영화 `극적인 하룻밤` 스틸컷)
mi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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