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터진 박경수, 끝이 아닌 시작이 돼야 한다

입력 2015-12-25 12:20   수정 2015-12-27 02:59

▲ 박경수(사진=kt 위즈)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한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닌 시작이 되어야 한다.

2015시즌 kt 위즈는 첫 1군 무대 진입을 했다. 시즌 초반 많은 이들이 사상 초유의 100패 달성이 유력한 팀이라고 예상을 했다. 그러나 여러 가지로 어려웠던 상황을 극복한 kt는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팀으로 거듭났다. kt가 반전을 이룬 것은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지만 그 가운데 팀의 부동의 2루수로 자리 잡은 박경수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고교 시절 특급 유격수로 꼽히며 2003년 1차 지명을 통해 LG 트윈스에 입단한 박경수. 당시 입단 계약금만 4억3천 만원을 받을 정도로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LG는 유지현을 뒤이어 10년 이상 내야를 책임져줄 인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박경수는 기대와 정반대의 행보를 걸었다. 기회가 적었던 것도 아니었다. 입단 3년차까지 100경기 미만을 소화했지만 4년차였던 2006년부터 4시즌 연속 100경기 이상 뛰며 기회도 충분히 주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기량이 향상되지 않았다. 급기야 어느 순간부터 기억 속에서 지워진 ‘먹튀 신인’이 되고 말았다.

박경수는 2014시즌 87경기를 뛰며 타율 0.228로 이전 시즌들과 큰 변화가 없는 성적을 냈다. 어느 덧 팀내에서 입지나 기대치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박경수는 모험을 했다. 시즌 후 FA 선언을 했던 것. 사실 본인은 모험을 한 것이지만 그를 보는 시선은 우려와 조롱뿐이었다. 프로 생활 12년 동안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던 선수의 FA 선언은 권리를 행사했다 하기보다 무모한 선택을 한 것으로 비춰졌다.

따라서 많은 이들은 FA 미아가 되거나 어쩔 수 없이 원소속 팀에 백기 투항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다. 신생 구단 kt가 박경수를 영입한 것이다. 많은 대어급 선수들을 마다하고 박경수를 선택한 kt는 시즌 초반까지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kt 성적도 바닥이었지만 박경수 역시 변함이 없었다. kt에서 붙박이 2루수로 경기에 나섰으나 5월까지 빈타에 허덕였던 것.

박경수는 5월까지 타율 0.226 홈런1개 14타점으로 극도의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팀과 함께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6월 잠재되어 있던 기량이 폭발하면서 팀과 함께 반등에 나섰다. 6월 타율 0.282 홈런 5개를 기록했던 박경수는 7월에는 무려 0.423의 타율과 8홈런으로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박경수의 타격감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었다. 8월에는 0.379 타율 홈런7개 25타점으로 최고의 한달을 보내기도 했다.

2015시즌이 종료된 후 박경수가 남긴 기록은 137경기에 출전, 타율 0.284 홈런22개 73타점을 기록했다. 이는 프로 13년 생활 가운데 최고의 기록을 남긴 것이다. 박경수는 만년 유망주에서 벗어난 동시에 kt의 당당한 주전 2루수이자 중심 선수로 성장을 했다. 결과적으로 kt와 박경수의 모험은 옳은 선택이 됐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되어서는 안 된다.

박경수는 내년이면 우리나라 나이로 서른 세 살이다. 서열로는 베테랑 급에 속할 나이가 됐지만 여전히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는 나이다. 그 동안 프로야구 역사에 잠깐 반짝하고 사라졌던 이들도 많았다. 다시 말해서 박경수도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이미 LG 시절 수많은 지도자들과 변화를 모색하다가 실패를 했던 경험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좋은 성적을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올 시즌 자신 스스로 만든 것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박경수가 앞으로 그 동안의 한을 그라운드에서 얼마나 쏟아낼 수 있을지 내년 시즌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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