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상부 1위 예능 MBC `무한도전`의 2015년은 어땠을까? 파란만장했던 무한도전의 한 해를 짚어봤다.
◆새로운 무도맨의 무능력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하차한 노홍철의 빈자리는 컸다. 노홍철이 떠나자 유재석은 버거워했고, 김태호 PD는 `무도식스맨`을 뽑기로 했다. 식스맨 선정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유력 후보였던 장동민이 `여성 비하 발언`으로 자진 하차했다. 이후 최종 후보로 최시원, 광희, 강균성 등이 올랐고, 결국 광희가 식스맨에 선정됐다.
하지만 광희는 무도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일명 `노잼` 논란에 휩싸였다. 무한도전 시청자 게시판에는 광희를 질책하는 글이 다수 게재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어에는 `무한도전 황광희 노잼` 등이 연관 검색어로 오르기도 했다.
◆`웃음사망꾼`의 등장
무한도전의 이름에 걸맞게 맏형 박명수가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도전했지만 큰코다쳤다. 시종일관 시청자와 불통하는 모습으로 노잼을 선사한 박명수는 `웃음사망꾼`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이는 무한도전에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들어 시청자에게 재미를 주지 못했던 무도는 박명수의 노잼 논란으로 `무도도 이제 끝났다`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웃음사망꾼 특집`을 통해 절망을 희화화 시키며 간신히 숨을 이어갔다.
◆미친 존재감의 상실
`미존개오(미친 존재감 개화동 오렌지족)`. 정형돈의 개그감이 물이 오르며 생긴 별명이다. 조용하지만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던 정형돈의 건강에 빨간 불이 켜졌고, 결국 무한도전에서 하차했다. 정형돈의 소속사는 "오래전부터 앓아왔던 불안장애가 최근 심각해지면서 방송을 진행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제작진과 소속사 및 방송 동료들과 상의 끝에 휴식을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묵직한 존재감을 뽐내던 정형돈의 하차로 유재석의 부담감은 더욱 커졌다.
◆버릴 수 없는 그녀석
무한도전에게 그녀석 노홍철은 자꾸만 생각나는 전 남친과 같은 존재다. 시청자들이 잊을만 하면 방송에 그녀석을 언급하며 상기시켰다. 최근에는 노골적으로 의도를 드러내기도 했다. `무한도전` 공식 SNS에는 "`무한도전` 현재의 5인 체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노홍철의 `무한도전` 복귀!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길의 `무한도전` 복귀!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등의 질문과 함께 설문조사로 이어지는 홈페이지 주소가 게재됐었다. 하지만 `물의를 빚은 연예인을 복귀시키려 한다`는 반발이 거셌고, 해당 내용은 삭제됐다.
이에 김태호 PD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느니 안 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올 한 해를 정리하는 `무한뉴스`에서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에 대답하고, 다양한 의견을 듣는 선에서 진행한 것이다"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에게 `노홍철 복귀`에 대한 의견을 떠보려 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이외에도 최근에는 박명수의 가발 홍보 논란까지 이어지며 무한도전은 최악의 해를 보냈다. 아울러 `재미`라는 측면에서도 다소 부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노홍철과 정형돈이 빠진 자리를 광희가 채우기엔 역부족이었고, 유재석은 벅차 보였다.
김태호 PD도 이 점을 뼈저리게 느낀 듯 지난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새로운 도전` 특별강연에서 "2008년부터 TV 플랫폼을 벗어나 영화, 인터넷 등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서 건의를 많이 했다"며 "하지만 문제는 `무한도전`의 시즌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아이템을 해결할 수 없더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김 PD는 인터넷 플랫폼으로의 전환과 시즌제를 언급했다. 그는 "`무한상사`를 매주 월요일 밤에 시트콤으로 제작해서 시즌제로 1년에 열두 편씩 만드는 것도 재미있는 생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혹독한 한 해를 보낸 무한도전이지만 마무리를 무의미하게 끝내지는 않았다는 평이다. 지난주에 걸쳐 방송된 `무도 공개수배`에서 또 한 번 무도의 힘을 실감했다는 의견. `무도 공개수배`는 부산 올 로케로 진행되었고, 실제 형사들이 참여해 한층 실감나고 박진감 넘쳤다. 방송 전부터 `무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10년을 이어온 무한도전의 팬들은 좋은 말만 늘어놓지 않는다. 쓴소리도 마다치 않는 것은 모두 무도의 내일을 위해서다. 흔들릴 순 있지만, 쓰러지지 않는 무한도전의 2016년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