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뷰티한국 결산]백화점 화장품 유통 '전통 브랜드와 이별, 신규 브랜드 유치전 활발'

입력 2015-12-28 09:25   수정 2015-12-28 09:46


백화점의 화장품 유통에 있어 2015년은 `변화의 해`였다. 경기불황과 맞물려 최근 몇년간 지속된 매출 하락세에서 벗어나고자 과감한 MD개편과 다양한 할인 이벤트가 펼쳐졌다.

화장품업계는 신규 브랜드 입점, 향수 및 남성 화장품 부문의 강화, 팝업스토어 운영 등 새로운 고객 유치를 위한 백화점 측의 노력과 각 브랜드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어우려져 백화점들의 화장품 부문 매출이 2015년 평균 1~5%대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백화점의 공격적인 MD 개편, 신규 브랜드 유치 `활발`

올해는 빅3 백화점의 공격적인 MD 개편이 돋보인 1년이었다. 특히 화장품 브랜드들의 안방이자 `백화점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1층이 크게 변화해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변화의 핵심은 니치향수와 신규 브랜드의 강화다. 1층을 터줏대감처럼 지켜왔던 `전통` 백화점 화장품 브랜드 일부가 자리를 내놓고 그 빈터를 이 같은 브랜드가 차지했다.

일례로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수년간 1층 입구를 지켰던 맥, 비오템, 베네피트, 슈에무라, 시세이도, 크리니크, 키엘 등이 지하 1층으로 내려갔고 그 자리를 아틀리에코롱, 딥티크, 바이레도, 조 말론 런던 등 니치향수와 CEO퍼퓸스, 코익퍼퓸 등 매스티지 향수편집숍이 메웠다.

현대백화점 본점은 화장품을 지하 2층과 지상 1층으로 나눴는데 지하 2층엔 딥티크와 로라메르시에를 입점시켰고 1층엔 샹테카이, 톰포드뷰티 등 신규 브랜드와 아틀리에코롱 등 니치향수 매장을 운영해 차별화를 뒀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는 신세계에서 운영 중인 산타마리아노벨라, 에르메스 퍼퓸 부티크를 입점시켰다. 조 말론 런던, 딥티크 등 니치향수 매장도 운영 중이다.

팝업스토어 열풍도 거세게 불었다. 각 백화점은 팝업스토어 공간을 별도로 마련,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틈새 전략으로 팝업스토어를 적극 활용했다. `노는`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입점 논의 중인 신규 브랜드의 시험무대로 활용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그라운드 플랜, 포니이펙트, 육심원, 아임미미, 제이에스티나 레드 등 수많은 화장품 브랜드가 백화점에서 고객들과 만났다. 이중 일부 브랜드는 백화점 입점 논의까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옴므, 니치향수, 립스틱 효자상품 등극

여성들이 해외직구, 로드숍 브랜드로 눈돌린 사이 남성들이 백화점의 주고객으로 떠올랐다.

신세계백화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 백화점의 남성 화장품 매출 신장률은 2011년 3.6%, 2012년 7.7%, 2013년 18.2%, 2014년 42.9%로 고공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 4.5%, 2014년 0.6%를 기록한 여성 화장품 매출 신장률에 비하면 그 수치는 더욱 크게 다가온다. 올 상반기만 해도 남성 화장품 매출 신장률은 15.1%, 여성은 1.1%로 14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에 비오템 옴므, 랩시리즈, 크리니크 포맨 등 남성 화장품 브랜드에서는 고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펼쳤고 SK2, 록시땅 등도 해당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한 행보에 적극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그루밍 뷰티 페어를 운영해 그루밍족들의 발길을 이끈 바 있다.

한편 니치향수는 전년에 이어 올해에도 백화점의 효자상품 역할을 톡톡히 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3월 향수 상품군 매출은 26%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 백화점의 향수 상품군은 2013년 36%, 2014년 30% 신장률을 기록했으며 올해 역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백화점을 비롯한 현대, 신세계 등은 다양한 니치향수 브랜드를 1층에 위치시켰으며 자체 니치향수 편집숍을 오픈하는 등 `니치향수 열풍`에 적극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타마케팅을 통한 립스틱 열풍도 빼놓을 수 없다. 랑콤, 조르지오 아르마니, 입생로랑 등이 스타의 잇 아이템으로 알려지며 `품절` 재미를 봤고, 위기에 봉착했던 슈에무라 역시 `고준희 립스틱`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었다.


에스티로더 컴퍼니즈, 백화점 문턱 넘어 밖으로 밖으로

에스티로더 컴퍼니즈의 외도 역시 올해 주목할 만한 이슈였다. 한국 진출 이후 줄곧 백화점 유통을 고수해온 에스티로더그룹이 올해는 유통망 확대에 공들인 것이다.

에스티로더그룹의 한국 법인인 에스티로더 컴퍼니즈는 지난 11월 스킨케어 브랜드 `크리니크`를 H&B스토어 롭스 가로수길점에 입점시켰다. 귀여운 사이즈와 패키지의 `미니` 시리즈를 새롭게 출시하는 등 백화점 제품군과 차별화를 뒀다.

이에 앞선 9월에는 메이크업 브랜드 맥(MAC)를 벨포트 이태원점에 입점시킨 바 있다. 당시 맥 홍보팀은 `팝업스토어 개념`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뷰티 스토어 내 오픈이라는 사실 자체로도 업계 이목을 집중시키기에는 충분했다.

벨포트 가로수길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향수 브랜드 `조 말론 런던`과 스킨케어 브랜드 `달팡`을 입점, 판매 중이다. 10월에는 공격적으로 백화점 매장을 늘려나가고 있는 국내 브랜드 닥터자르트 지분을 인수해 업계를 발칵 뒤집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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