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웅기 / 외신캐스터
미국에 블랙프라이데이, 중국에 광군제가 있다면,
영국 문화권에는 박싱데이 쇼핑 행사가 있습니다.
박싱데이는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12월26일에
옛 유럽의 영주들이 주민들에게 박스, 즉 상자에 선물을 담아 줬다는 데에서 유래하는데요.
영연방 국가들은 박싱데이를 공휴일로 지정해서,
이들 주식시장은 크리스마스 다음 거래일에 휴장합니다.
올해에도 크리스마스가 금요일이었기 때문에 그 다음 거래일인 월요일에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의 증시는 휴장했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영국 문화권의 국가들은 박싱데이를 맞아 대규모 할인 행사를 여는데요.
최근 블랙프라이데이가 글로벌 할인 행사로 부상하면서,
박싱데이의 위치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그래프를 보시면
캐나다에서 판매되는 동일한 품목에 대한
블랙프라이데이와 박싱데이에 할인율을 비교해 봤는데,
할인율이 동일했던 48%를 제외하면,
박싱데이에 더 큰 할인을 한 품목은 36%로,
블랙프라이데이에 더 할인한 16%보다 20%포인트 정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캐나다와 같은 英연방 국가들에서는 아직도 블랙프라이데이보다는 박싱데이가 더 큰 할인 행사로 남아있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올해 박싱데이는 어땠을까요?
대표적으로 영국의 상황을 보시면,
박싱데이 당일 매장을 방문한 사람들의 수는 2,200만명으로
지난해보다 1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중 런던 쇼핑객의 약 50%가 외국인들이었는데,
주로 중국, 중동, 미국인들로 영국인들보다 평균적으로 4~5배를 소비하는 부유한 쇼핑객들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렇게 호재를 맞았던 박싱데이 당일 26일과는 달리 다음날에는 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바로 27일 영국 북부지역에 일어난 대규모 홍수로 소비심리가 악화됐고,
많은 매장이 영업시간을 단축하면서 쇼핑객들의 발길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온라인 매출 현황을 보시면,
박싱데이도 블랙프라이데이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매출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영국의 박싱데이 온라인 매출은 2014년에 1조2,160억원이었는데,
올해 1조4,890억원까지 늘어나며 22% 증가했습니다.
또한 온라인 매출에서 PC가 아닌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비중이 늘어나는 것도
블랙프라이데이와 유사합니다.
영국의 대표 백화점 중 하나인 존루이스는 올해 박싱데이 온라인 판매 중
스마트기기의 비율이 무려 75%였다고 밝혔습니다.
정리하자면 이번 박싱데이는 출발은 쇼핑객 수 전년대비 급증으로 매우 좋았지만, 북부지역 홍수 여파로 조금 주춤했던 점,
그리고 온라인 쇼핑, 그 중에서도 스마트기기를 이용한 쇼핑이 늘어난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올해 박싱데이 현황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참조하세요]
[한국경제TV 5시30분 생방송 글로벌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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