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word로 알아본 2016년 대한민국 웨딩트렌드 'BANANA BOAT'

입력 2015-12-31 16:42  


하루가 멀다 하고 비관적인 대한민국 경제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천여 명의 지식인 회원 모임이 기자 회견을 열고 ‘미증유의 경제위기 적극 대처를 촉구하는 지식인 선언’을 발표한바 있고, 1996년 IMF 직전의 상황과 비교하는 언론의 기사가 더해지며 극을 이루는 듯하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하는 것이 아닌가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한껏 크다.

필자가2012년 ‘DRAGONS’, 2013년 ‘SNAKE HEELS’, 2014년 ‘DARK HORSE’, 2015년 ‘ANGRY SHEEP’에 이어 추려본 2016 대한민국 웨딩트렌드 키워드는 ‘BANANA BOAT 바나나 보트’이다. 이어령 교수는 다양성과 역동성이 있는 대한민국 경제를 ‘롤러코스터’에 비유한 바 있는데, ‘BANANA BOAT 바나나 보트’는 그런 다이나믹함이 2016 대한민국의 키워드가 되어 다시 한 번 일어서는 계기가 있기를 희망하는 간절함을 담고있다.

★나다움을 표현하는 웨딩 Be myself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 중에 부모님의 영향력이 미치는 경우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런 이유로 어떤 과정을 과감히 포기하기도 하고, 또 어떤 과정을 대범하게 선택하기도 한다. 예식 중 예물 교환 순서는 이제 찾아보기 힘든 문화가 되었고, 주례가 없어도 신선한 예식으로 하객들과 함께 기쁨을 나눈다. 청첩장은 온라인으로, 폐백은 간소하게, 허니문은 배낭여행으로, 엄숙한 예식보다는 자유로운 축제로, 나를 위한 그리고 나다움을 위한 다양성이 증폭되고 있다. 나아가 예비 신랑 신부의 입맛에 맞지 않는 항목을 과감히 생략해 버린 스몰웨딩 또한 그런 트렌드를 반영한다.

★천천히 다음에 At any old time

평균 결혼 연령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1990년 평균적으로 남성은 28.3세, 여성은 25.6세에 결혼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남성이 32.8세, 여성이 30.7세로 상승했다. 과거에는 노총각, 노처녀 소리를 듣던 나이가 결혼 적령기가 된 것이다. 현장에서 느끼는 정도는 더 심하다. 대부분의 남녀 모두가 사회생활을 경험한 후 연애하고 결혼하는 과정을 거친다.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환경을 먼저 만들기 위해 시간을 가진 후에야 결혼을 고려하는 이유일 것이다. 신중함을 더하는 만큼 철저함과 꼼꼼함 또한 더해질 것이다.

★새로운 예단 리스트 Neo wedding gift

예단은 본래 신부가 시댁에 예를 갖추어 선물하는 비단이란 의미다. 양가를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물품이기도 하지만 매우 부담스러운 절차로 여겨지기도 한다. 전통적으로 고가의 침구류나 의류, 또는 현금이 주를 이루었었다. 현금으로 예단을 하는 경우는 그 중 일부를 돌려주기도 한다. 그런데 경제력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 시어머니들의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가 예단에도 영향을 미친다. 건강에 관심이 많고 해외여행을 즐기는 부모님들이 많아졌다. 이런 변화가 실속형 예단부터 양가 부모 동반 여행상품 등 예단의 개념을 재해석하게 하고 있다.

★격식보다 실리 Ambivalent consumer

앰비슈머(Ambi-sumer)란 상품을 선택 하는데 있어 고가품과 저가품을 동시에 구매하는 상반된 소비 형태를 보이는 고객을 지칭한다. 세계 경제가 장기적인 불황으로 진입하면서 합리적인 구매를 하는 고객들에 의해 생긴 글로벌 트렌드이기도 하다. 이는 혼수를 준비하는 예비부부들에게도 나타난다. 혼수 가전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상품을 고민 없이 구매하는 것에서 벗어나 어떤 제품은 스펙을 철저히 낮추어 낮은 가격으로 결정하고, 어떤 제품은 고스펙의 하이엔드 제품을 과감하게 구매하는 것이다.

★내 집 마련 고민 Not today

최근 몇 년째 전세난이 장기화 되면서 예비부부들은 전세를 구하는 대신 주택을 구입하는 것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주택을 구입하기 어려운 예비부부들은 반전세 또는 월세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부는 1,200조의 가계부채를 심각하게 여기고 주택담보대출 심사를 강화하여 위험성 높은 대출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대출을 받더라도 변동금리 이용 소비자는 고정금리 상품을 이용할 때보다 대출한도가 줄어든다. 이에 예비부부들의 신혼집 구하기는 더욱 갈팡질팡 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좁은 신혼집 넓게 쓰기 Apartment on demand

전세 대신 작은 신혼집을 구했거나 혹은 주거용 오피스텔, 중소형 빌라 등을 구했다면, 작은 신혼집을 넓게 쓰기 위한 다양한 인테리어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고 신혼부부의 개성도 담긴 셀프 인테리어가 자리 잡고 있다. 구입한 주택이 아닐 경우 집주인의 승낙을 받아야하는 절차가 까다롭기도 하고, 허락을 받더라도 원상복구의 의무가 있기에 그런 점들을 고려한 ‘착시 인테리어’가 주목받고 있다. 신혼집 인테리어가 ‘공사’의 개념에서 ‘쇼핑’의 개념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배낭을 멘 허니문 Backpack honeymoon

럭셔리한 리조트나 풀빌라에서 즐기는 낭만적인 허니문도, 패키지 여행상품에 맞추어 가이드와 함께 하는 허니문도 이젠 옛말이다. 비행기 티켓을 직접 구매하기도 하고 호텔예약 앱을 이용하기도 한다. 유럽, 북미, 남미 등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이는 일정을 과감히 선택하는 경향도 늘어난다. 경우에 따라서는 여행지를 선택한 후 반일 혹은 일일 가이드를 활용하는 세미 패키지를 활용하고 나머지 시간은 자유로운 배낭여행으로 추억을 만든다.

★복고 열풍 Oldies But Goodies

추억을 가득담은 복고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는 매회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복고 코드는 향수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색다른 매력을 담고 있는 코드이다. 웨딩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이른바 ‘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 헤어)’에도 복고가 한 축이다. 웨딩드레스부터 헤어 메이크업과 스튜디오 촬영까지 복고 콘셉트 상품은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레트로 스타일(Retro style)로 불리는 복고 코드는 패션과 더불어 하우스 웨딩 인테리어에도 접목되고 있다.

★뷔페 속의 정찬 ‘A la carte’ in buffet

쉐프들의 전성시대다. 최근 대기업이 상설 뷔페 사업을 시작하면서 특히 한식 뷔페가 인기를 끌고 있고, 많은 웨딩홀에서 뷔페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쉐프가 직접 챙겨주는 일품요리가 주는 매력을 따라가긴 쉽지 않다. 알라카트(A la carte)라 함은 잘 차려진 일품요리를 의미하는데, 뷔페를 즐기면서 동시에 알라카트를 즐기는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오스티엄에서 기획한 ‘웨딩 다이닝 프로그램’이 그것인데, 뷔페 속에서 즐기는 정찬인 것이다.

★문제 해결사 O2O Troubleshooting by O2O

O2O는 Online to Offline의 약자이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시작된 개념으로 시장, 사업, 서비스,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는 개념이다. 특히 O2O 서비스는 향후 고객의 편의성 증진을 위한 핵심적인 분야로, O2O 마케팅은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이미 웨딩시장은 O2O 서비스를 통해 고객을 관리하거나 O2O 마케팅으로 가망 고객을 찾는 활동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결혼을 준비하는 전 과정 즉 신혼집 구하기, 웨딩홀 찾기, 허니문 준비, 혼수품 구매, 이사, 집들이, 청소 등 전 분야에서 O2O 서비스와 마케팅이 전개될 것이다.(글=오스티엄 전하영 대표이사, 정리=이예은 기자 yeeuney@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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