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사진=LG 트윈스) |
적토마는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을까?
80-90년대 비해서 선수들의 현역 수명이 늘어났다. 그러나 각 팀이 젊은 선수 육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베테랑 선수들의 설 자리는 여전히 많지 않다. 팀의 중심으로 활약하다가 1~2시즌 삐걱할 경우 가차 없이 기회가 박탈된다. 그렇기 때문에 베테랑 선수들은 더욱 몸부림을 칠 수밖에 없다.
LG 트윈스의 맏형 이병규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1997년 LG 유니폼을 입은 이래 어려움 속에서 박용택과 팀을 이끌었던 든든한 맏형이었다. 그러나 흐르는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게다가 최근 지난 해 후반기부터 세대교체에 돌입했다. 여전히 활용도가 높은 이진영은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 위즈로 이적을 했다. 또한 지난 시즌 부상에서 회복했음에도 후반기 1군이 아닌 퓨처스에서 뛰다가 시즌을 마감했다.
따라서 이병규에게 있어서 올 시즌은 힘겨운 한 해가 예상이 된다. 만약 더 이상의 현역생활의 의지가 없다면 문제가 없지만 마지막 명예회복을 위해서 중요한 것들이 있다.
완벽한 건강이 최우선이다
이병규의 최근 3시즌을 살펴보면 경기 출전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2013년 부상으로 시즌 중에 합류하며 98경기를 소화했고, 팀의 가을 야구를 이끌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4년 62경기에 출전했고, 작년에는 단 54경기에 출전했다. 부상이 이유였다. 결국 이병규가 마지막으로 경쟁을 위한 동등한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최우선이 건강이다. 베테랑 선수들이 부상으로 장기간 전력에서 제외가 된다면 팀에서는 결코 기다려주지 않는다.
자칫 부상이 길어지거나 몸 관리에 실패한다면 경쟁의 기회마저 박탈될 수 있다. 이병규는 올 해 우리나이로 마흔 셋이다. KBO와 일본 포함 프로에서 19시즌을 보낸 선수에게 잔부상은 달갑지 않지만 동반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한창 때와 다르게 부상에서 회복하는 속도도 늦다. 그렇기 때문에 건강한 몸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부분이다.
부상이란 예고 없이 찾아오는 것이지만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부상 예방은 매우 중요하다.
전성기에 버금가는 기량 회복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국내 지도자들은 베테랑 선수에게 기회를 주거나 그들을 기용하기 위한 조건으로 ‘기량’을 내세운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이미 전성기가 지났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베테랑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조건으로 전성기에 버금가는 기량을 요구한다. 물론 이런 요구사항은 더 이상 쓰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선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성적으로 보여주는 방법 밖에 없다.
천하의 이병규도 이런 상황에 직면했다. 2013년 시즌 중에 복귀한 이병규는 나이를 잊은 채 무서운 타격을 선보였다. 마흔 살의 나이에 이병규는 타율0.348로 2013시즌 수위타자에 올랐다. 또한 이 기록은 커리어 두 번째로 높은 타율이었다. 홈런은 단 5개에 그쳤으나 74타점으로 전성기 시절과 비교했을 때 크게 떨어지지 않는 수치였다.
문제는 현재까지는 이 것이 마지막 불꽃이었다. 2014년 타율0.251 홈런2개 25타점을 기록하며 프로 데뷔 이래 처음으로 2할대 출루율과 3할대 초반의 장타율을 기록했다. 2015시즌에는 타율 0.219 홈런1개 9타점으로 커리어 로우를 갈아치웠다. 그럼에도 마지막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성적이 우선이다.
이병규의 부활을 위한 기본 조건들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많다. 하지만 이병규 본인은 물론 LG 팬들은 이병규를 이대로 떠나보내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여러 가지 악조건과 상황을 뛰어넘어야 한다.
과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며 이병규가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을까? 2016년을 준비하는 하나의 과정들이 이병규에게는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