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증시 개장일부터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던 `1월 효과(중소형주가 연초에 강세를 보이는 현상)`는 언감생심이었다고 한국경제신문이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단교, 중국 경기둔화 우려라는 `암초`를 만나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77%가 주가가 하락했다.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도 동반제동이 걸리면서 `1월 효과`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4개월 만의 최대 낙폭
4일 코스피지수는 42.55포인트(2.17%) 하락한 1,918.76에 마감하며 지난해 8월24일(46.26포인트)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거래 첫날부터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9월8일(1,878.68) 이후 4개월 만의 최저치로 밀린 것이다.
이날 증시 급락은 중동 정세의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7% 가까이 폭락한 충격이 컸다.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불안이커지면서 매도주문이 쏟아졌고 유가증권시장 상장사(887개)의 77.34%인 686개 종목이 무더기로 떨어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이 3457억원, 외국인이 1,572억원 동반 순매도하며 하락을 주도했다.
첫 거래일부터 최근 1년 만의 최저가를 기록하는 종목이 속출했다.
두산건설,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엔진 등 두산그룹주를 비롯해 SK텔레콤, 삼성카드, KB금융, 현대로템, 대한항공 등이 최악의 출발을 한 것이다.
안병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달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나면서 중국시장이 폭락한 충격이 여과없이 한국 주식시장을 강타했다"며 "지난해 말 배당을 노리고 유입된 기관자금이 연초에 대량 매물을 내놓은 점도 부담이었다"고 분석했다.
◆ 중소형주도 안심 못한다?
신년 초 강세를 노린 중소형주도 중국 암초를 넘어서지 못했다.
코스닥지수는 장 초반 지난해 말 대비 1.35% 상승한 691.56까지 치솟았지만 오후 2시쯤 하락세로 돌아서며 4.56포인트(0.67%) 떨어진 677.79에 마쳤다.
2009년 이후 지난해까지 연초 중소형주 강세 현상이 꾸준히 반복되면서 1월 효과 기대를 키웠지만 예상과 달리 코스닥시장이 개장 첫날부터 삐끗한 것이다.
올해 1월 효과가 나타날지를 놓고 증권 전문가 사이에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009년 이후 코스피지수 평균상승률이 0.45%였던 반면 코스닥지수 평균 상승률은 3.56%에 달한 계절효과를 무시하기 힘들다"며 "대외변수 영향을 적게 받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반면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10.5배인 데 비해 코스닥시장 상장사의 평균 PER은 16.9배에 달해 중소형주가 결코 싸다고 할 수 없다"며 "화장품, 제약, 유아용품, 패션 등 중소형주 상당수가 중국시장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중국경기 불안이 커진 점도 발목을 잡을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주식시장 전반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하루 30억~300억원대로 줄었던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다시 1,500억원대로 커졌고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에 관한 우려도 시간이 갈수록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 분석에 따르면 최근 4년간 1월 코스피지수 등락률과 연간 코스피지수 움직임 간 상관계수는 0.97에 달해 1월 주식시장 움직임이 연간 증시 움직임의 방향을 보여주는 척도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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