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매의 결과로 나타나는 뇌의 염증을 억제하면 치매의 추가 진행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8일 (현지시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과 메디컬 뉴스 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영국 사우스햄프턴 대학 의과대학 신경과 전문의 디에고 고메스-니콜라 박사는 뇌의 염증이 치매에 의한 결과일 뿐 아니라 치매의 진행을 촉진하며, 염증을 억제하면 치매 증상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고메스-니콜라 박사는 사망한 치매환자의 뇌세포 분석과 쥐 실험 결과 이런 사실이 밝혀졌다고 밝혔다.
먼저 뇌의 면역세포인 소교세포(microglia)가 치매와 관련된 뇌의 염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치매환자의 뇌에는 건강한 사람의 뇌보다 소교세포가 지나치게 많으며 치매증세가 심할수록 소교세포가 더욱 활성화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소교세포의 표면에서 세포활동을 조절하는 단백질인 집락자극인자-1(CSF-1: colony stimulating factor-1) 수용체를 차단하면 과도한 소교세포의 수를 줄일 수 있다고 고메스-니콜라 박사는 설명했다.
치매 모델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만 소교세포에 CSF-1 수용체 억제제를 투여한 결과, 소교세포의 수가 줄어들면서 기억력 저하와 행동장애가 더 악화되지 않았다.
또 CSF-1 수용체 억제제가 투여된 쥐들은 뇌신경세포들을 서로 이어주는 신호전달통로인 시냅스(synapse)의 소실이 중단됐다.
그러나 CSF-1 수용체의 억제가 소교세포의 수를 정상적인 면역기능에 필요한 수준 이하로 감소시키지는 못했다.
전체 숫자에서 과도한 부분만 해소된 것이다.
또 이 수용체의 억제가 치매환자의 뇌세포에 나타나는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노인반)를 줄이지는 못했다.
이는 치매에 진행에는 이 수용체 말고도 다른 요인들이 작용한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고메스-니콜라 박사는 지적했다.
다음 단계의 연구는 CSF-1 수용체를 억제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영국치매학회 연구실장 덕 브라운 박사는 "인구 노령화로 치매환자의 급증이 예상되는 가운데 치료제는 아직 없는 상황"이라며 "우선 치매의 진행을 지연시키거나 차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논평했다.
이 연구결과는 뇌과학 전문지 `뇌`(Brain) 최신호에 발표됐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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