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화민 기자]새해를 맞아 서점의 자기계발서 코너를 찾는 발길이 늘고 있다. 자기계발서라고 해서 무조건 진취적으로 앞으로 나아가자는 말만 하는 것은 아니다. 방향성을 제시하며 인문학적 통찰을 녹여 자아성찰은 물론 사회적 안목을 키워주는 책들이 인기다. 자신을 살피고 마음을 단련시키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인문학 자기계발서 두 권을 소개한다.
먼저 “왜 삶은 ‘왜?’라고 묻지 않는 것이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알렉상드르 졸리앙의 ‘왜냐고 묻지 않는 삶’(인터하우스)이다. 유럽에서 인간승리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밀리언셀러 작가이자 방송과 강연을 넘나들며 ‘행복전도사’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던 철학자 알렉상드르 졸리앙은 돌연 ‘모두가 자신을 알아보는’ 곳을 떠나 ‘아무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한국의 아파트에 둥지를 틀었다. ‘왜냐고 묻지 않는 삶’은 지난 3년간 저자 졸리앙이 말 한 마디 통하지 않는 낯선 한국에서의 삶과 진솔한 체험과 사색의 결실을 담아낸 책이다.
‘왜 사느냐’에 대한 질문에 졸리앙은 “그것은 어쩌면 왜냐고 묻지 않는, 왜냐는 질문이 필요 없는 삶일 수도 있다”며 “왜냐고 묻지 않는 삶, 그것은 나 자신으로부터, 남의 평판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명성의 정점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수련하기 위해 다시 ‘무’로 돌아간 그의 실천은 사회에 이색적인 돌직구와 따뜻한 깨달음의 죽비를 내린다.
삶에 대한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죽음을 생각해보는 방법도 있다. 의료기관단체인이자 국제싸나톨로지스트(국제죽음교육전문가) 한국인 7호 한선심 작가는 ‘나는 싸나톨로지스트다’(도서출판 콤파)를 통해 죽음과 삶의 거리를 좁히는 방법을 말한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찾아오지만 언제 어디서 찾아오는지 알 수 없어 두렵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죽음은 어둡고 우울하며 슬픈 어떤 것으로 인식돼 있다. 죽음을 거치지 않고 나아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싸나톨로지스트는 이러한 죽음에 대한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으로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오는 죽음을 더 현명하고 아름답게 맞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저자는 싸나톨로지(품위 있는 임종학)라는 개념을 접한 뒤 ‘준비된 죽음이 곧 아름다운 죽음’이고 ‘품위 있는 마무리’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한다. “죽음이라는 문제를 마주 대하는 것은 삶의 문제를 탐구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나는 싸나톨로지스트다’는 싸나톨로지라는 개념이 낯설 일반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쉽고 명료한 언어와 스토리로 구성돼 있다.
한편, 15일 오후 6시 교보문고 센텀시티점과 27일 오후 6시 영광도서에서 ‘나는 싸나톨로지스트다’ 저자 사인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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