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도의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에 잇달아 투자한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사장이 종전에 약속한 100억 달러(약 12조원) 이상으로 인도 스타트업 투자 규모를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간) 뉴델리에서 열린 `스타트업 인디아` 출범식 참석차 인도를 방문한 손 사장은 현지 CNBC-TV18의 앵커 시린 반과 대담에서"21세기는 인도의 것"이라며 "인도 스타트업에 빅뱅이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사장은 이어 "인도가 지난 10년간 중국이 보였던 성장을 앞으로 10년간 되풀이할 것"이라며 "인도가 (중국보다) 더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10년간 1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약속이 유효한지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만약 조정한다면 투자 규모를 늘릴 뿐"이라며 "인도에 지난 한해에만 20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투자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 사장은 인도의 강점으로 청년 인구가 8억명 이상이고 다수가 영어를 사용하며 세상에서 가장 큰 민주주의 국가라는 점을 꼽았다.
그는 다만 인도의 무선 인터넷망이 너무 느리고 비용이 많이 들며, 전기·도로 등 인프라 구축이 미비한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손 사장은 스타트업 투자가 "미인과 사랑에 빠지는 것과 같다"며 항상 논리적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를 결정할 때 사업분야가 독창적인지 시장이 크고 있는지와 함께 "창업자들의 눈을 본다"면서 자신이 투자한 인도 전자상거래업체 스냅딜의 쿠날 발 창업자 등은 "눈빛이 반짝반짝 빛났다"고 말했다.
그는 스타트업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사업이 수익을 내려면 5~10년은 걸린다"면서 "당장 돈을 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을 확보하고 이들이 만족하는 사업 모델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2014년 10월 스냅딜에 6억2,700만 달러를 투자하면서 인도 스타트업 시장에 첫발을 디딘 손 사장은 당시 10년간 인도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후 차량 공유업체 `올라`, 온라인 저가호텔체인 `OYO룸스`, 인터넷 부동산 중계업체 `하우징`, 모바일 광고 업체 `인모비` 등 인도 스타트업에 잇따라 투자하며 이 약속을 현실화했다.
또 대만 전자기업 폭스콘, 인도 바르티 엔터프라이즈와 공동으로 인도 태양광 사업에 2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며 풍력 에너지사업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비롯해 피유시 고얄 전력부 장관, 자얀트 신하 재무부 부장관, 찬드라바부 나이두 안드라프라데시 주총리, 바순다라 라제 라자스탄 주 총리 등 인도 정·관계 인사들과도 별도로 만났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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