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 흑역사? 에스테틱 사업 잇단 철수

입력 2016-01-18 08:52   수정 2016-01-18 11:42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2011년 오픈했던 한율정 명동 2호점.
에스테틱 시장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2008년 피부미용 국가기술자격제도가 시행되자 성장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해당시장에 진출했던 굴지의 화장품기업들이 최근 2~3년 사이 잇달아 사업을 철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화장품업계는 에스테틱숍 전용 화장품을 출시하거나 전문 피부관리실, 아카데미를 오픈하는 등 적극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에스테틱 시장의 폐쇄성을 예측하지는 못했다. 갑작스런 중국발 K뷰티 열풍에 따른 `선택과 집중` 차원의 결정이었다는 의견도 있다.

18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에스테틱숍 `한율정` 사업을 철수했다. `디아모레스파`도 운영 종료했고 현재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스파`만 운영 중이다. 이들 숍은 본래 브랜드 제품 체험을 위해 기획한 매장으로, 수익성과 무관한 결정이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

하지만 이 회사는 계열사 아모스프로페셔널을 통해 2008년 야심차게 론칭한 에스테틱 화장품 브랜드 `스파고아` 역시 5년만인 2013년 조용히 단종시켰다. 운영 당시 제품에 대한 평가는 좋았으나 실제 매출 상태는 녹록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후스파팰리스` 서울 청담동 매장을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닉은 2013년부터 `라쌍떼 에스테틱`을 순차적으로 정리, 현재는 사업 전체를 접은 상태다.

엔프라니 역시 2008년부터 시작한 `더스킨아카데미` 사업을 종료했다. 에스테틱 전용 화장품 `에스클라`와 `닥터힐다`는 시판 겸용 브랜드로 운용 중이다.

`에스테틱K스파` `에스테틱 K아카데미`를 통해 이 시장에 진출한 한국콜마 역시 지난해 하반기 사업 전체를 철수했다. 아미코스메틱은 화장품 브랜드 `CL4`의 고객층을 피부관리실에서 일반 소비자로 확대했다. 시장 변화에 따라 주요 타깃에 변화를 준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화장품기업의 잇단 에스테틱 사업 철수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의 폐쇄성을 고려하지 못하고 섣부르게 진입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에스테틱 산업은 화장품 시장과 유사한 구조다. 외부에서 봤을 때는 높은 성장률만 보이지만 막상 내부에 들어와 보면 이미 선점해 있는 브랜드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 실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에스테틱 사업을 진행했던 모 화장품기업 측은 "연장선상에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외부에서 보는 것만큼 (에스테틱)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다"며 "(사업 철수는)선택과 집중 차원의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코리아나는 올해 에스테틱숍 `세레니끄`를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회사 홍보팀은 "기업의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세레니끄를 주목하고 있다"며 "지난해 중국 상해 한류박람회에 참여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러한 반응을 토대로 올해는 중국시장 진출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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