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삼성(사진=현대캐피탈, 삼성화재) |
승부에서는 항상 ‘반드시’라는 단서가 붙는다. 그리고 이들의 시즌 5번째 맞대결도 이유는 다르지만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21일 천안에서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시즌 5번째 만남이 이루어진다. 현재 현대캐피탈은 리그 3위, 삼성화재는 4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4라운드까지 1-2위와 승점을 1~2점으로 좁혔다. 5라운드 첫 경기를 치르지 않아서 승점이 벌어졌으나 삼성화재와 경기 결과에 따라서 다시 승점을 좁힐 수 있다.
승점 43점을 기록 중인 삼성화재도 상위권 도약을 위한 중요한 길목에 놓여 있다. 현재 5위 한국전력과 승점이 무려 13점 차이가 나기 때문에 하위권으로 추락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결국 삼성화재는 순위 유지가 아닌 도약을 꿈꾸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은 다르지만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에서 라이벌 팀의 만남은 그 어떤 때보다 불꽃 튀는 경기가 예상된다.
현대캐피탈의 최근 기세는 하늘을 찌른다. 4라운드 전승이라는 것으로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현대캐피탈. 시즌을 거듭할수록 최태웅 감독이 추구하는 배구가 점점 강화되고 있다. 또한 올 시즌 삼성과 상대전적에서 3승1패로 앞서고 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쫓길 이유가 전혀 없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지난 4라운드 경기에서 그로저가 빠져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이다. 또한 현대캐피탈의 최대 약점은 제2레프트 포지션에 있다.
최근 경기에서 박주형 대신에 송준호가 스타팅으로 나서고 있다. 블로킹 능력이나 공격에서는 송준호가 조금 더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문제는 지나치게 흔들리는 서브 리시브다. 게다가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공격에서도 범실이 많고, 성공률이 떨어지고 있다. 경기 중반부터 박주형이 나서고 있지만 박주형 역시 특유의 ‘멘붕 타임’이 있기 때문에 불안한 것은 사실.
결국 현대캐피탈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레프트 포지션에서 얼마나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느냐 하는 것이다.
반면 삼성화재도 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5라운드 첫 판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지난 4라운드 그로저가 대표팀으로 떠나 있었음에도 나름 잘 버텼다. 그리고 돌아온 그로저는 지난 KB손해보험 전에서 무려 15개의 서브 에이스를 기록하며 신기록을 수립했다. 삼성화재는 다시 한 번 그로저의 힘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공격이 너무 단조롭다는 것이다. 그로저 외에 류윤식이나 최귀엽 등이 공격에 가담하지만 성공률이 매우 떨어지고 있다. 또한 현대캐피탈의 높이를 고려한다면 그로저 외 다른 공격 옵션이 힘겨운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그로저의 공격이 극대화되기 위해서는 국내 공격수들의 활약이 필요하다.
4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KB손해보험 경기에서 그로저가 15개의 서브 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공격에 있어서는 상대에 많이 잡혔다. 공격 성공률은 50%를 넘지 못했다는 것. 물론 혼자 절반 이상의 공격을 하고 있고, 여독이 풀리지 않았다는 점도 감안해야 하지만 만약 서브가 터지지 않았다면 힘겨운 경기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V리그 출범과 함께 절대적인 라이벌 관계였던 두 팀. 이들에게 있어서 기록은 중요하지 않다. 실전에서 누가 더 범실을 줄이고 긴장하지 않느냐 하는 싸움이다. 분명 입장은 다르지만 도약을 위해서는 서로가 승리를 원하고 있다. 중요한 길목에서 만나는 두 팀의 5번째 맞대결의 최종 승자는 누가될까? 그 결과는 21일 천안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