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는 보이스피싱 '오명균 수사관' 잡혔다…한달 평균 4000만원 고수익?

입력 2016-01-21 15:01  



웃기는 보이스피싱 `오명균 수사관` 잡혔다…한달 평균 4000만원 고수익?



지난해 4월 어설픈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전화를 걸었다 면박을 당하는 장면으로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음성파일의 주인공인 이른바 `오명균 수사관`이 붙잡혔다.


경기 부천에 살던 유모(28)씨는 수도권의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뮤지션을 꿈꾸는 평범한 청년이었으나, 조선족 지인의 솔깃한 제안에 넘어가 결국 범죄자로 전락했다.


유씨는 보이스피싱 콜센터에서 일하면 한 달에 수백만 원을 벌 수 있다는 꼬임에 2014년 12월 중국으로 건너가 `검찰 수사관` 노릇을 하며 보이스피싱 사기를 쳤다.


한 번 범행에 성공할 때마다 유씨는 7%를 챙겼고, 매달 150만원 정도를 꾸준히 벌었다. 이후 그는 검찰 수사관에서 2차 작업팀 검사로 ‘승진’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차 작업팀원들은 한 달에 평균 4000여만원의 고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하지만 유씨는 자신이 1차 작업팀에서만 일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는 지난해 4월 한 여성을 속이려다 실패하는 과정이 담긴 이른바 ‘웃기는 보이스피싱’ 동영상으로 유명인사가 된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녹음 파일에서 유씨는 자신이 `서울중앙지검 오명균 수사관`이라며 목소리에 힘을 줬으나 돌아온 것은 키득거리는 상대방의 웃음소리였다.


보이스피싱 전화를 여러 차례 받아 본 상대방은 "왜 또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느냐"며 오히려 농담을 했고, 사기 치기를 포기한 유씨도 "아∼ 겁나 웃겨"라며 당황하지 않고 이 상황을 즐겼다.


이 대화 내용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퍼져 나가며 조회수 50여만 건을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014년 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보이스피싱으로 피해자 20여명에게서 3억원을 편취한 혐의(사기 등)로 유씨와 조모씨, 국내 인출 모집 총책 채모(23)씨 등 14명을 구속하고 11명을 21일 불구속 입건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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