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제팀의 과제] '규제완화·경제활성화법'에 기업 생존 달렸다

임원식 기자

입력 2016-01-22 19:05   수정 2016-01-22 19:17


    <앵커>
    중국경제 둔화와 미국 양적완화 등이 잇따르면서 올해 무너진 1조 달러를 다시 회복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불확실한 미래 탓에 기업들이 투자나 고용에 선듯 지갑을 열기도 어려운 상황인데요.

    대외 악재는 차치하고 불필요한 규제부터 없애고 경제활성화 법안을 처리하는 등 쓸 수 있는 카드부터

    서둘러 써 달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건 이같은 이유에서일 겁니다.

    기로에 선 한국경제, 네번째 시간.

    임원식 기자가 대한상의 이동근 부회장을 만나 새 경제팀이 풀어야 할 과제들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기자>
    서울 문래동에서 금형업체를 운영하는 사장들도,

    [인터뷰] 배화산 / S 금형업체 대표
    "대기업에서 전엔 많이 왔는데 대기업 일이 딱 끊어졌어요. 요즘은 운영비도 안나와."

    [인터뷰] 차광의 / K 금형업체 대표
    "제가 87년도부터 사업을 했는데요. IMF 때도 이렇게 안 어려웠었는데 올해는 진짜 어렵네요."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아주머니도,

    [인터뷰] 배명자 / C 음식점 대표
    "저녁에 일이 있어서 일을 하셔야 그분들이 저녁식사를 해야 우리도 저녁을 만드는데 그런 것도 없고 그러니까."

    새해 시작부터 `어렵다, 힘들다, 줄었다` 죄다 무거운 말들 뿐입니다.

    그래도 올해는 좀 나아지겠지하는 희망섞인 말 한 마디 나올 법 한데

    오히려 IMF 시절보다 더 하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실제로 지난해 말 대한상의가 제조기업 2,400곳에 물어본 올해 1분기 경기전망을

    수치화 해봤더니 81에 불과했습니다.

    100 이상이면 앞으로 경기를 좋어잘 것으로, 그 반대면 나빠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인데

    기준선인 100에 한참 뒤쳐진 겁니다.

    각각 88과 87을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 4분기 전망치보다 더 낮은 수치입니다.

    심지어 응답기업 10곳 중 4곳 이상은 사업계획조차 세우지 못했습니다.

    불안한 미래,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업들이 투자나 고용을 망설이자

    도미노처럼 중소기업의 일거리가 줄어들고 소상인들의 영업난으로 이어지면서

    갈수록 먹고 살기가 팍팍해지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이동근 / 대한상의 상근 부회장
    "대기업은 대량으로 투자를 해야 하는데 신산업을 잘 모르겠고 중소기업은 기존의 제품으론 판로가 없어서 고민입니다.

    특별히 내수에 많이 참여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금융, 인력, 판로 등 고질적인 애로사항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정부가 내수에 의존해오던 소비재와 서비스업,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에 나선 것에 대해

    이동근 부회장은 일단 긍정적으로 바라봤습니다.

    우리 경제의 막힌 혈을 뚫을 수 있는 길은 결국 수출 밖에 없다는 건데

    특히 철강과 조선 등 중화학 제조업 위주의 수출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는 겁니다.

    다만 이 부회장은 해외 진출에 앞서 해외시장 분석이 전제돼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인터뷰] 이동근 / 대한상의 상근 부회장
    "소비재와 서비스 산업 수출로 전환한 것은 소비재와 서비스 수출이라는 것은 그 나라에 대한 시장 분석이 면밀히 되어야 합니다.

    그 시장에서 원하는 품목과 서비스를 수출해야 하기 때문에 코트라나 상공회의소 등 관련기관의 협조를 얻어 맞춤형 시장진출을 하는데 도움이 되어야..."

    이 부회장이 특히 강조한 것은 문제를 밖에서만 찾지 말고 안에서도 찾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나라 밖 경기가 좋지 않다면 나라 안 경기부터 살리기 위해 우리 손으로 할 수 있는 일부터 우선 하자는 겁니다.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는 게 대표적입니다.

    [인터뷰] 이동근 / 대한상의 상근 부회장
    "사전 규제나 포지티브 규제에서 사후 규제나 네거티브 규제를 해서 기업들이 해당 산업에 자유롭게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ICT나 바이오 등 여러 부처의 복합적인 규제가 많은데 창조경제나 창조산업 같은 산업생태계를 기업들이 자유롭게 활동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지고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생태계를 정부에서 마련해 주셨으면 합니다."

    정치권의 이해관계 속에 표류하고 있는 경제활성화법 처리가 차일피일 미뤄지는 것에 대해서도

    이 부회장은 심각한 우려를 표했습니다.

    최근 경제단체를 시작으로 삼성과 LG 등 대기업들까지 나서서 법안 처리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상황.

    투자나 일자리를 떠나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제 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물꼬를 터줘야 할 시점이라는 얘깁니다.

    [인터뷰] 이동근 / 대한상의
    "대기업, 중소기업 중에 한계기업들이 많습니다.

    그런 기업들이 빨리 사업재편을 통해서 새롭게 경제체질이나 기업체질을 바꿔야 하는데 그것은 기업활력제고법을 통해 하는 것이고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제조업에 비해 2배의 고용효과가 있습니다.

    빨리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통해서 서비스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와 신산업에 진출시켜서 가급적이면 청년 일자리는 늘리는..."

    [스탠딩]
    "갑자기 불어닥친 한파에 목도리를 칭칭 감고 몸을 움츠리는 것처럼 중국 경제둔화와 미국 금리인상과 같은 외부 한파에

    기업들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몸을 사리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이치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무리 춥다해도 집안이 더워지면 방문을 열듯이 우리 안에서 풀 수 있는 빗장은 서둘러 풀고 군불을 때야

    기업들은 투자·고용 확대에 마음을 열고 나아가 우리 경제도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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