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혜택이 많은 ‘알짜형’ 카드의 신규발급을 잇따라 중단하고 있습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비용절감을 위해 상품 구조조정에 나선 것입니다.
박시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직장인 이가이(27) 씨는 지난주 KB국민카드의 ‘레일에어카드’를 급히 신청했습니다. 이 카드는 특정 항공사와 철도승차권 할인·적립 혜택이 있어 여행을 즐기는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가 있었지만 다음 달부터는 발급 신청을 받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가이(27) / 강서구 공항동
“평소에 여행을 좋아해서 하나 만들면 좋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제 더 이상 발급이 안된다고 해서 부랴부랴 인터넷으로 신청했습니다.”
KB국민카드는 이 카드를 포함해 총 25종을 이달 말부터 더 이상 판매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다른 카드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쏠쏠한 혜택으로 고객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알짜형’ 카드들을 중심으로 정리에 나섰습니다.
앞서 신한카드와 롯데카드, 하나카드도 제휴가 끝나거나 출시된 지 오래됐다는 이유로 일부 카드들을 정리했습니다. 현대카드와 농협카드 역시 각각 카드 2종의 신규발급을 중단한다고 공지했습니다.
고객들의 불만이 예상되는데도 카드사들이 이렇게 많은 상품들을 정리하는 것은 정부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조치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갑작스러운 발급 중단을 제한하는 규정도 없습니다.
카드 부가서비스는 5년 동안 유지하도록 한 금융감독원의 규정 때문에 카드사 임의로 줄일 수 없지만, 신규 발급은 언제든 중단할 수 있습니다. 고객들에게 사전에 예고해야 하는 의무도 없습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예상되는 카드사들의 연간 수익 감소액은 6,700억원, 이를 벌충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카드사들이 서비스 축소에 나서고 있는 겁니다.
영세 가맹점 보호를 위한 정치권과 당국의 수수료 인하 조치가 소비자 혜택 축소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시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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