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OWFLAKE'에 담긴 여자친구의 두려움, 기대 그리고 진심

입력 2016-01-26 16:14  

여자친구 세 번째 미니앨범 `SNOWFLAKE`


2015 멜론뮤직어워드, 서울가요대상, 골든디스크까지. 가요 시상식 신인상을 휩쓴 걸그룹 여자친구가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

데뷔한 지 갓 1년이 지난 신인 걸그룹의 지금과 같은 선전은 유독 눈에 띈다. 시작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랄까. 아니, 쉽지 않았다기 보다 그 어떤 아이돌보다 어려웠다고나 할까. 그런 의미에서 지난 25일 공개된 세 번째 미니앨범 `SNOWFLAKE`는 성장해온 날보다 앞으로 성장해갈 날을 더 기대하게 하는 여자친구의 고유 주관 같은 앨범이다. 

여자친구 데뷔 앨범 `유리구슬`

여자친구 데뷔 초, 네티즌의 비판은 하나같이 날카로웠다. 최근 아이유를 필두로 촉발된 `로리타` 컨셉을 떠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자친구의 초기 행보는 대한민국 대표 걸그룹 소녀시대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자친구의 데뷔곡 `유리구슬`의 `파워 청순` 컨셉은 소녀시대의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와 평행 선상에 있었다. 

그래서 더욱 의미 있는 여자친구의 지난 1년이지 않았나 싶다. 네이버 V앱을 통해 생중계된 팬 미팅 겸 쇼케이스 현장에서 멤버 예린이 흘린 눈물은 그동안 안고 지냈던 여자친구 멤버들의 심적 무게감의 결정체였다.

네이버 V앱 캡처

여자친구가 무기로 삼은 `청순`은 여타 걸그룹들의 청순과는 질을 달리한다. `섹시`에 대비되는 개념이 아니라 청순이라는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진심`을 의미한다. 이제는 `믿고 듣는 여자친구`라며 엄지를 추어올리는 그룹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힘 넘치는 멤버들의 맑은 눈빛이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2015년 데뷔 당시 여자친구 멤버들의 평균나이 18.1세, 2016년이 됐지만 여전히 평균나이가 20세를 넘지 않는 말 그대로 `소녀`들이다. 소녀들이 전하는 신비로운 판타지를 자극하는 무대는 팬들에게 기분 좋은 죄책감과 동시에 책임감을 느끼게 했다. 그런데 걸그룹 여자친구의 학교 3부작은 세 번째 미니앨범 `SNOWFLAKE(스노우플레이크)`를 마지막으로 끝난다. 데뷔부터 만들어온 여자친구만의 이미지에 안녕을 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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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시간을 달려서 어른이 될 수만 있다면"</i>
<i>- `SNOWFLAKE` 타이틀곡 `시간을 달려서`</i>

타이틀곡 `시간을 달려서`의 가사 중 단연 이목을 집중시키는 대목은 "시간을 달려서 어른이 될 수만 있다면"으로 여자친구 멤버들의 `어른`에 대한 막연함과 기대, 고뇌를 고스란히 읽어낼 수 있는 구절이다. 또한, 이 곡에 딸린 부제 `Rough(러프)`는 여자친구가 걸어온 지난 1년과 앞으로 걸어나갈 여자친구의 미래를 함축하고 있다. 결코 쉽지 않았던 데뷔 1년, 그리고 `SNOWFLAKE`를 끝으로 만들어나갈 새로운 이미지에 대한 두려움이다. 

여자친구 세 번째 미니앨범 `SNOWFLAKE`

<i>"지금처럼만 같길 항상 변하지 않길 바랄게 </i>
<i>조금 두렵지만 이 길을 함께 걷고 싶어"</i>
<i>- `SNOWFLAKE` 수록곡 `TRUST` 중</i>


하지만 걸그룹 여자친구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이번 앨범 마지막 수록곡 `TRUST`에 소원을 담았다. 2015년 데뷔한 수많은 걸그룹 중 살아남은, 가장 성공한 걸그룹으로서의 2016년. 기대감보다는 부담감이 앞설 여자친구 멤버들이 이젠 당당히 부를 수 있는 팬덤 `Buddy(버디)`들에게 전하는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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