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우 감독(사진=롯데 자이언츠) |
확실한 색깔을 보여줘야 한다.
수많은 초임 감독들이 실패를 하며 일찌감치 현장을 떠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표면적으로는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그리고 뚜렷한 자신의 색깔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팬들이 화끈한 야구를 선호한다고 해서 무조건 강공 일변도의 야구를 할 수 없다. 그리고 아무리 팬들의 사랑을 받아야 하는 프로라고 해도 무조건 팬들이 원하는 야구를 선택할 수도 없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팀을 만들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언론에서는 많은 감독들에게 그럴듯한(?) 애칭을 붙여준다. 또한 언제부터인가 실체도 없는 리더십들이 마구잡이로 등장한다. 그런데 이런 애칭은 없어도 관계없다. 하지만 적어도 한 팀의 수장이라면 자신의 야구 철학을 확실하게 나타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많은 초임감독들이 무취무색의 야구를 하다가 현장을 떠난다.
현재도 감독 자리는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수준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인맥으로 들어오는 외국인 코치가 아닌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이들이 코치로 변신하면서 향후 지도자 시장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2016시즌 감독으로 데뷔를 하게 되는 롯데 자이언츠의 신임 사령탑 조원우 감독이 어떤 야구를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는 시즌 종료 후 한 시즌만에 감독을 교체했다. 항간에는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이 돌아온다고도 했지만 의외의 인물이 선임됐다. 한화와 롯데-두산-SK 등에서 코치생활을 했던 조원우 감독이 그 주인공이었다. 조원우 신임 감독에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이미 지난 해 초임 감독으로 실패를 맛봤다는 것이다. 누구나 경험을 가지고 시작할 수 없지만 초임 감독들의 실패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우려가 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롯데의 시즌 성적도 중요하지만 어떤 야구를 롯데에 입히느냐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지난 시즌 롯데의 공격력은 결코 나쁘지 않았다. 3할 타자들도 여럿 있었고 20홈런 이상을 친 타자도 한 둘이 아니었다. 훌륭한 공격력을 갖추고도 효과적인 야구를 하지 못했다. 여기에 마운드는 외국인 선수들을 제외하면 초토화 수준이었다. 물론 BEST 전력은 크게 나쁘지 않다는 점. 다만 이 좋은 자원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조원우 감독은 현역 시절 외야수로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수-주 3박자를 갖춘 선수로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난 인물이기도 했다. 그러나 조원우 감독의 머릿속에는 어떤 야구가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만약 현역 시절 자신의 야구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줄지 아니면 새로운 스타일의 야구를 보여줄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롯데에게는 섬세한 야구를 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는 점에서 조원우 감독이 롯데의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롯데는 2015년 이종운 감독을 선임해 1년도 채우지 못하고 경질했다. 그리고 또 다시 경험이 없는 조원우 감독을 사령탑에 앉혔다. 분명 위험부담이 따른다. 하지만 이런 우려들을 깨고 조원우 감독이 자신의 야구를 마음껏 펼치며 롯데를 이끌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