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은 자국을 방문중인 상대국가 원수에 대한 배려가 먼저냐 또는 역사와 문화에 대한 배신이냐로 모아진다.
<사진=AP 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렌치 총리는 이란 대통령으로서 17년 만에 처음으로 유럽을 방문한 로하니 대통령과 25일 로마 카피톨리니 박물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장에는 로마제국 황제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말을 탄 모습을 빚은 조각상이 위풍당당하게 서 있었으나, 인접한 다른 전시실에는 평소와 다른 풍경이 펼쳐졌는데 비너스상을 비롯한 이 박물관의 유명 누드 조각상들이 모조리 커다란 흰색 패널로 가려진 것.
이와관련,박물관을 운영하는 로마시 대변인은 이번 정상회담과 당시 예술품 전시 관리는 총리실에서 직접 주관한 일이라고 해명했으나, 총리실 측은 언론에 어떤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어 논란을 부채질했다.
이슬람은 일반적으로 사람의 형상을 한 조각 등 미술품을 우상숭배로 간주해 금기로 여기며, 사람의 나체를 다룬 미술은 더욱 혐오한다는 것.
로하니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이탈리아 기업들과 총 170억 유로(약 22조1천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보따리를 크게 베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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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탈리아 내에선 박물관 조각상까지 가린 것은 "경제적 이해를 위해 이탈리아 역사와 문화를 배신한 것"이라는 비난 여론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급속히 번지고 있다.
이탈리아 네티즌들은 트위터에 `#statuenude`(누드상)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자국의 유명 누드 조각상 사진들을 잇따라 올리며 정부에 항의 의사를 표현하고 나섰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정당 포르자이탈리아 소속 루카 스퀘리 의원은 "다른 문화에 대한 존중이 우리 문화에 대한 부정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며 "이것은 존중이 아니라 일종의 굴복"이라고 맹비난했다.
외교라는 것이 대개 복잡 미묘하지만 국익이냐 자부심이냐의 문제 같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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