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코믹GT "올해를 기대해 달라"

입력 2016-01-29 16:03  




2015년은 다양한 웹툰 서비스가 선을 보였고 하루에 수백편의 웹툰이 동시에 연재되는 진풍경을 보여준 첫 해이기도 했다. 이러한 웹툰의 홍수 속에서 서비스가 자신의 개성과 서비스의 퀄리티를 이어 나가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코믹GT는 일본에서 흑신, 프리징 등 다양한 만화로 인기를 모은바 있는 해외 진출 만화가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임달영 편집장을 필두로 하여 세계에서도 통할만한 만화를 목표로 10대~20대의 취향에 맞춘 다양한 만화를 선보이고 있다. 와우스타 웹컬쳐팀에서는 코믹GT의 임달영 편집장, 주성민 부편집장과 창간에서 지금까지의 일들과 2016년 새해의 목표에 대해 들어본 시간을 가졌다.

- 얼마전에 2015년 송년회를 진행 했는데 분위기가 어땠는가?

저희 코믹GT 작가님들께서 많이 모이셔서 가족같은 분위기로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코믹GT가 올해 9월달 오픈한 뒤로 좋은 수치들을 내고 있고 작가님들도 좋은 비전을 공유하고 있어서 매우 즐거운 분위기였다.

- 올해 코믹GT가 정식 런칭했는데 올 하반기 어떤 분위기 였는지?

폭풍전야와 같이 가런칭을 4월에 했고 정식 런칭인 9월달까지 진짜 힘들었다. 인지도 측면에서 코믹GT가 다소 뒤떨어지다 보니 절대적으로 작품 수가 너무 적었고 “킬러 타이틀이 없는 인프라 한계구나” 하는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래서 5개월동안 미친 듯이 신인들을 찾아해맸다. 감각 있는 신인들을 어떻게든 찾아서 철저하게 같이 협력을 해서 스퀴징을 했다. 그렇게 10개 타이틀을 만들어서 9월달에 그랜드 런칭을 했는데 그것들 반응이 무척 좋았다. 일각에서는 이 신인작가들이 어디서 나왔지? 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독자들의 클릭당 과금이 굉장히 높은 편에 속했다. 이같은 순항 속에서 두번째 들어온 신인작과들의 시너지가 더해지면서 9월달부터 미친듯이 반응이 올라갔다. 회원 가입 수가 거의 10배 정도 된다. 4개월동안 6만명 7만명 이렇게 유지하고 있다가 9월달에 8만명 이런 식으로 쭉쭉 뛰면서 지금 현재 거의 30만명 가까이 들어오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 굉장한 비전을 느낀 한해가 되었다고 보았다. 아직까지는 좀 많이 부족하지만 이제 내년엔 저희가 본격적인 링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웹소설 쪽은 어떤지?

철저하게 라이트노벨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로맨스나 무협이 강세이지 않은가. 코믹GT가 소설만 가지고 판타지 무협 로맨스 소설에 출사표를 던지기는 많이 미흡한 게 사실이다.

확실한 캐릭터가 살아있는 소설들을 퀄리티있게 만들어놓았기 때문에 이 소설의 코미컬라이즈와 미디어믹스 전망이 밝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본격적으로 작화가, 만화가 분들과 함께 코미컬라이즈를 시도해서 코믹GT가 가지고 있는 소설 IP들이 드디어 빛을 발하지 않을 생각하고 있다. 기대해 달라.

- 웹소설 부문에 대한 일부 세간의 박한 평가에 대해서 할 말이 있는가?

조회수가 몇 만이 넘는 작품들도 이미 여럿이다. 기본적으로 1만은 전부 넘고 있다. 물론 아직 본격적인 프로모션도 하지 못했고 만화 쪽에 비하면 솔직히 수치가 조금 낮은 편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작품의 라인업도 늘어나고 본격적인 광고부터 시작해서 코미컬라이즈도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성적도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본다. 알려진 이야기들은 서비스 초창기에나 있었던 일이다.


- 코믹GT는 괜찮은 작품들을 소수만 내놓는다 라는 이런 정책 같다. 이 같은 차별화 된 콘셉트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듣고 싶다.

임달영 편집장: 타이틀이 적은 게 사실이다. 타이틀이 적은 이유는 두 가지가 있는데 우선 우리가 아직 매체로서의 공신력을 확실히 가지진 못했기 때문에 작가 분들이 쉽게 들어올 생각을 안 하는 것도 있다.

두번째는 정말로 작가를 성장시켜서 어느 정도의 수준이 될 때까지는 철저한 스퀴징과 피드백을 갖추기 때문이다. 기한도 오래 걸리고 가장 큰 문제가 작가 한 명에게 붙을 수 있는 편집자나 피드백의 수는 한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편집자가 늘어나지 않는 이상은 이 이상으로 급속도로 라인업을 늘리는게 코믹GT 시스템에선 무리다.

우리가 경쟁상대로 생각하고 있는건 앞으로 우리나라에 쳐들어올 해외 유수 작품들이다. 그 상대들이랑 싸워서 승리할 수 있는 작가들을 키우고 싶은게 코믹GT의 욕심이기 때문에 앞으로 코믹GT 타이틀들은 계속 늘어나겠지만 기준이나 퀄리티의 가감 없이 무조건 숫자가 늘어나는 경우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 편집장 임달영이 아닌 작가 임달영에 대한 질문을 해 보겠다. 리버스 2부 연재를 시작했는데 작품에 임하는 생각은 어떤가.

할 말이 정말 많다. 우선은 “완결해드리겠다.” 독자님들에게 드리는 변명이지만 인기가 없어서 연재를 잘리면 도리가 없다.

리버스는 개인적인 애착이 많은 타이틀이었지만 손익분기를 맞출 수가 없었다. 일본 코믹 얼라이브에서 연재를 했지만 내용이 너무 고어한 것인지 일본의 취향과 맞지 않아 실패를 했다. 계속 연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찾았지만 쉽지 않았다. 그래서 코믹GT가 만들어지고 수익 전망과 관계 없이 리버스 연재 재개는 내 독단으로 시작했다. 코믹GT가 망하지 않는 이상은 완결을 낼 각오를 하고 있다.


- 유령왕도 기대할 수 있는가?

유령왕 뿐만 아니라 내 모든 타이틀을 완결하고 싶다. 일단 제로 퍼펙트 디멘션 3부도 내년에 연재를 시작해서 완결까지 갈 예정이다. 어떻게든 한 작품씩이라도 독자님들이 원하시는 완결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냉정하게 말해 아웃된 타이틀들이다. 더 이상 비용도 나올 수가 없어 연재를 못 하게 된 작품들을 내가 부활 시켜야 하는거다. 스폰서가 붙지 않는 작품을 작가가 완결을 시키는건 굉장히 가혹한 상황이지만 어쩌겠나. 최선을 다 하겠다.

리버스2 역시 퀄리티있게 완결까지 트라마틱하게 전개될 예정이다. 점점 재미있어질거다. 자신있다.



- 아이폰용 앱도 드디어 나왔다. 심사는 무탈하게 통과 된 건가?

그럴 리가 있는가. 매달 한 번씩 심사를 넣었는데 반년을 반려당했다. 애플 정책이 자주 바뀌기도 했고 이걸 적용하는데 시간도 소요됐다. 정말 힘들었다.


- 혹시 애니메이션화 계획은 가지고 있는가.

50만에서 100만 정도의 회원을 보유하게 되면 시작해보려 한다. 단행본 기준으로 3~4권 분량 작품이 나오는 가을 쯤에 기획을 구체화 해볼 생각이다. 협력 업체는 한국이 될지 일본이 될지 정해진 것은 없다. 일본이라고 해서 한국보다 특별히 비용이 높은 건 아니다.


- 피규어 같은 상품도 제작하는가.

그런 것들은 일본을 통해서 제작할 예정이다. 아직 한국에서는 소수의 스튜디오에서 굉장히 높은 퀄리티를 낼 수는 있지만 대량생산에서 문제가 있다.


- 최근 웹툰 규제에 관한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청소년 보호라는 관점에서 진행이 되고 있는 듯 한데 이러한 경영 환경 변화에 GT는 어떻게 대처할 예정인가.

원래 규제에 대해서 전신인 아트림미디어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규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였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는 우리가 가장 건전하고 규제에서 거리가 먼 작품을 만드는 업체가 되어버렸다. 포털들 제외하고는 거의 성인용을 연재하고 있지 않나.

아직 이를 염두에 둔 방향성은 없지만 새로운 규제가 만들어진다면 거기에 맞춰나갈 것이다. 하지만 이미 규제 때문에 작품의 연재 자체에 문제가 생기는 작품은 제작하지 않고 있다.


- 이런 자신감은 성인 웹툰을 취급하지 않는 데서 나오는 것인가

성인 웹툰이라는 개념을 이렇게 본다. 우리나라에서는 중간에 배드씬이라도 한 번 나오면 성인만화니까 시마과장도 성인만화가 된다. 우리는 아직 그 정도까지도 안 하고 15세 수준을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샤워 하다가 가슴 한 번만 나와도 19세를 무조건 달아야 된다. 그렇기 때문에 19세 서비스가 있는 거고 당연히 그 작품의 15세, 전연령판도 동시에 서비스가 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성인용 성애만화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

내 생각에 법률은 곧 바뀔거다. 규제가 강화되는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지만 우리는 19금 작품의 매출 비율이 그리 높지 않다. 그 부문이 캐쉬카우도 아니다. 계속 전연령 타이틀을 위주로 매출을 올릴 생각이기 때문에 법은 너무 황당하게만 바뀌지 않으면 우리는 큰 문제 없을거다.

웹툰 플랫폼 업체들이 성인용 작품을 엄청나게 해 대니까 상대적으로 우리가 안 야하다. 2011년에는 우리 꺼 야하다고 그렇게 뭐라 그랬는데 지금은 우리 만화들이 다 건전하다.

(일부 제기되는 선정성 문제는) 남성향 타이틀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곧 여성향 만화와 기타 만화가 밸런스를 갖추면 이런 이슈 역시 사그라들거라 생각한다.


- 그런데 D2 컴퍼니나 임달영이라고 하면 저연령 만화, 여성향 만화가 일단 연상이 안 된다.

연상이 안 되는게 내 잘못이다. 아트림미디어는 임달영의 색깔로 점철된 회사였지만 D2 컴퍼니는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 처음 만들어질 때는 퀄리티에 자신있는 작품들을 배치했지만 앞으로는 일반향, 여성향이 많이 포진될 예정이고 이 부분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사실 이 부분을 우리가 해 내느냐 마느냐가 우리가 죽느냐 사느냐 정도의 중요한 갈림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런칭할 작품에는 하드 SF도 있고 밀리터리도 있다. 순정만화도 있다.


- 아직까지는 코믹GT하면 임달영 웹툰 사이트로 인식이 되고 있다. 이런 브랜드적 아이덴티티가 홍보에 있어서는 장단점이 있을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변화할 거라고 생각하는가.

그 부분은 홍보에 있어서 마이너스였던 것 같다. 그러나 빼려고 한다고 빠질 수 있는 게 아니라 같이 함께하는 작가 분들, 그리고 GT 들어오는 신인 작가 분들, 많은 작가 분들이 본인들의 작품으로 그걸 벗겨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만들때 작가님들의 개성, 작가님들의 감각, 감성이 담긴 작품을 만들것을 요구를 한다. 그래서 프라이드 콤플렉스, 트랜스 호라이즌, 카멜리아 같은 여러작품이 나왔다.

엄밀히 따지면 다 아트림미디어하고는 다른, 작가님들만의 독자적 감성을 가지고 있는 작품들이라고 나는 자부를 한다.

(신인 작가들은 나를) 금방 넘어설 것이다. 나는 지금 수없이 많은 작품을 하면서 감성도 죽었고 다 고갈된 상태이다. 어떻게 보면 거의 껍데기만 남은 상황이고 코믹GT 신인 작가들이 1년 안에 다 넘어설 것이다.

그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코믹GT는 작가들의 코믹GT가 될 것이고 임달영은 자연히 빠질것이다. 내가 원하는건 임달영의 색깔이 지워져있는 하지만 임달영이 만들었던 코믹GT가 되는 것이다. 나는 코믹GT에서 편집자로서 코믹GT가 어떤 매체냐 퀄리티 있고 많은 신인들이 배출되고 해외 웰메이드한 작품들을 만들어내는 대단한 유수의 업체가 되는걸 원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 것이다.




- 마지막으로 독자님들께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우리가 이 사업을 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돈을 벌기 위함도 있지만 정말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계속 이 만화라는 시장에 있음으로써 축제와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은 작고 유저도 적지만 그걸 목표로 최선을 다 하고 있다. 지금은 말로 설명해 봤자 의미가 없지만 독자 분들이 그렇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고야 말겠다.

어제도 루리웹에 봤더니 완결도 못 내면서 네가 할 소리냐 이런 글이 올라왔더라. (웃음) 하지만 완결 못 내도 꿈은 꿀 수 있는 것 아닌가. 독자님들 완결하겠습니다. 하나씩이라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웰메이드 만화라는 것은 사소한 결점도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허술해도 필링만 있으면 되지 퀄리티가 낮아도 재미만 있어도 되지 라고 하지만 필이나 재미는 찰나에 불과하고 작품으로서 물리적 결과물로서 완성도를 갖추는 것이 웰메이드다. 작가들은 (여기에 대해) 힘들다 피곤하다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웹툰을 더 성장시킬 수 있고 세계적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열쇠다.

속도감 있게 빨리빨리 그려 연재만 많이 하고 감성만 통하면 되고 영화화 되고 그러면 되잖아 이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나. 이걸로 만족할 것인가. 그 이상의 뭔가를 큰 회사들이 생각을 안 하는것 같다. 트래픽이 최고지라고 생각하고 있다. 트래픽이 아니라 만화가 최고다. 우리나라에서만 최고면 안 되고 일본인이 봐도 최고고 중국인이 봐도 최고여야지 최고다. 그 정도의 기준점을 만들고 공유하고 싶다.

우리나라 만화가들이 중국 일본을 이겨줬으면 좋겠다. 난 20년간 그걸 목표로 열심히 했지만 못 했다. 진출해서 겨우 어울리는 것 밖에 못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들을 이겨주길 바란다. 그래서 만든게 코믹GT다. 세계에 통하려면 세계에 통할 수 있는 프로페셔널한걸 갖춰야 한다. 안 그러면 한 때의 유행으로 끝난다. 프로의 퀄리티와 프로의 시장을 목표로 하지 않으면 절대 이길 수 없는 현실이 눈 앞에 와 있다는걸 간과해선 안 된다.

출판만화는 사실상 우리나라는 일본 속국이다. 이제 끝났다. 웹툰을 개척해서 많은 인프라를 얻었지만 이제 웹툰도 중국이 들어온다. 일본도 같이 들어온다. 그런 것들에 대해 위기의식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망하면 다른 어딘가가 분명히 또 나올거다. 하지만 기왕이면 우리가 망하지 않고 대한민국 만화계를 키울 수 있으면 금상첨화겠다.

업체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작가를 키워내겠다는 의식이 있어야 한다. 작가를 힘들게 할 수 없는 편집자나 작가를 힘들게 할 수 없는 매체는 잘못된거다. 어느 매체에서 휴재는 당연한 권리입니다 작가님 휴재 마음대로 하십시오 그랬다는데 말이 되나. 휴재가 작가의 권리면 독자하고의 약속은 어떻게 되나. 쉬운 길 편한 길만 찾으면 달라지는 게 없다. 정말 작가를 생각하고 책임질 각오가 있다면 작가한테 달콤한 소리가 쉽게 안 나온다. 작가가 성장할 수 있는 시기는 정해져 있다. 작가의 감성이 소비되는 시기도 정해져 있다. 그 안에 최대한 관리를 잘 해서 올바로 만들어줘야 이 작가가 업계를 떠나지 않고 다음 기회가 있다. 작가를 소모시키고 대충 만드는 버릇을 들게 하고 감성은 써먹고 그리고 버려진다.

코믹GT는 콘티를 일곱 번 여덟 번씩 고치고도 수정을 한다. 그래서 신인들이 그 퀄리티가 나온다. 그렇게 만들어진 코믹GT의 2016년을 기대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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