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문동 치타여사로 열연한 배우 라미란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tvN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 종영 기자간담회를 갖고 소감을 전했다.
라미란은 지난 16일 아쉬움 속에 막을 내린 ‘응팔’에서 남몰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모습으로 따뜻한 이웃간의 정을 그려내는가 하면, 그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하는 이 세상 모든 엄마의 마음을 대변하며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자극했다.
“처음에는 잘 될까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회를 거듭하면서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스로에게도 인생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하는 동안 너무 즐거웠고 많은 사랑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한 작품이에요.”
이번 ‘응팔’은 전작 시리즈에서 주로 다뤘던 ‘남편 찾기’에 치우치지 않고 쌍문동 세 가족의 에피소드를 다뤘다. 특히 쌍문동 태티서 라미란, 이일화, 김선영 세 사람의 불꽃 튀는 케미는 젊은 스타들 못지않은 뜨거운 인기를 끌어 모을 수 있었다.
“전작들을 보면서 일화 언니(이일화)가 외로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작품에서는 셋이 알콩달콩 재밌고 좋았어요. 처음 만난 날 셋이서 이대로 헤어질 수 없다고 차 마시면서 수다 떨기도 했어요. 극중 평상에서 수다 떠는 모습이 많아서 저희끼리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지냈어요.”
극중에서 호피무늬 패션으로 치타 여사라는 별명을 얻게 된 라미란의 캐릭터는 단연 돋보였다. 특히 남편 김성균을 향한 라미란 특유의 툭툭 내뱉는 말투와 거친 몸짓(?)은 안방극장을 초토화시키기에 충분했다.
“애드리브가 많은 줄 아시더라고요. 저는 대본에 충실하려고 노력해요. 보통 바라시는 아줌마라는 캐릭터가 수다스럽고 우악스러운데 사실 전 그 반대로 하려고 노력해요. 보시는 분들도 지겨울 것 같아서 약간씩 빗겨가는 캐릭터를 하려고 해요. 회차 거듭하면서 하얗게 불태워야 했기에 감독님에게 저 앞으로 보여줄 거 없다고 얘기하기도 했어요.(웃음) 지문이 가진 힘이 대단해요. 기존 작품 할 때 보다 대본이 가진 신선함이 있었어요.”
‘응팔’에 있어서 남편 찾기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덕선(혜리 분)의 남편 후보 1위였던 라미란 아들 정환(류준열 분)이 오랜 짝사랑을 접었을 때 엄마로서 섭섭하지 않았을까.
“아들이 자꾸 사천에 내려가는거에요. 안타깝죠. 혼자 속앓이 하다가 짝사랑으로 끝났으니까요. 고백하는 장면 봤는데 그게 진짜 고백이었으면 어땠을까. 사실 택이(박보검 분)는 바둑밖에 모르니까 남편감으로 좋은 것 같진 않아요.(웃음) 정환이 같은 스타일이 결혼해서 더 재밌고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보검이를 예뻐하긴 하지만 우리 아들이니까, 제 손가락이니까 서운했죠.”
지난 2015년은 ‘라미란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4년 천만관객 돌파한 영화 ‘국제시장’에 이어 영화 ‘히말라야’,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응팔’ 등을 통해 충무로의 대표 신스틸러 여배우임을 톡톡히 입증했다. 가늘고 길게 연기하고 싶다는 그의 목표대로 잘 가고 있는 듯하다.
“인기요? 얼떨떨해요. 언제 또 이렇게 될지 모르니까 즐겨야죠.(웃음) 작품이 잘되는 건 좋은 일이지만 스스로 ‘내가 이만큼 올라왔구나’라는 생각은 전혀 안 해요. 반짝이라고 생각하고요. ‘너무 많이 나와서 내가 질리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을 잠깐 했지만 계속 해야 될 것 같아요. 연기를 안 하면 배우가 아니잖아요. 겹치지 않게 질리지 않게 연구를 해내야죠. 다른 작품에서 다른 사람으로 보일 수 있게끔 노력을 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너무 많이 소진돼서 쉬어야겠다는 건 오히려 저에게 건방진 생각이에요. 바닥이 더 드러날 때 까지 더 해야죠.”
한편 2016년에도 라미란은 영화 ‘김선달’과 ‘덕혜옹주’, SBS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를 통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