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 조코비치 (사진 = 2016 호주 오픈 테니스대회) |
준결승전에서 영원한 맞수 로저 페더러(스위스, 3번 시드)를 물리치고 올라온 노박 조코비치의 스트로크는 역시 빈틈이 없었다. 각도 큰 포핸드 스윙을 자랑하는 앤디 머리가 이렇게 무기력하게 주저앉을 줄 몰랐다.
남자테니스 최강자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1번 시드)가 한국 시각으로 31일 오후 5시 40분 호주 멜버른 파크에 있는 로드 레이버 어리나에서 벌어진 2016 호주오픈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2번 시드의 앤디 머리(스코틀랜드)를 상대로 3-0(6-1, 7-5, 7-6)으로 완승을 거두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조코비치의 우승은 이 대회 2연패이며 개인 통산 여섯 번째 우승에 해당한다. 지난 해 `윔블던-US 오픈`에 이어 이 대회까지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첫 세트부터 일방적인 경기 흐름이 형성되었다. 앤디 머리의 서브 게임을 두 개씩이나 조코비치가 따냈기 때문이다. 이 초반 기세를 틀어쥔 조코비치가 5-0까지 달아났으니 앤디 머리가 안간힘을 써도 소용 없는 첫 세트였다.
이렇게 첫 세트를 1-6으로 내준 앤디 머리가 두 번째 세트부터 자기 서브 게임 관리를 철저하게 시작했다. 그래도 고비는 언제 어디서나 엄습해오는 것이 테니스였다. 2세트도 일곱 번째 게임에서 고비가 찾아왔다. 앤디 머리가 서브를 넣었지만 포핸드 스트로크가 너무 길게 날아가 아웃되는 바람에 조코비치가 웃었다. 이 덕분에 두 번째 세트도 7-5로 조코비치가 주인공이 된 것이다.
이어진 세 번째 세트는 타이 브레이크까지 이어지는 접전이 펼쳐졌다. 서로 하나씩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한 끝에 게임 스코어 6-6을 만든 것이다.
타이 브레이크 첫 서브권은 앤디 머리가 쥐고 있었다. 하지만 어이없는 더블 폴트가 나왔다.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허무하게 무너지는 시발점이 된 셈이다. 앤디 머리는 1-3으로 뒤진 상태에서 서브권을 넘겨받은 순간에도 더블 폴트를 하나 더 저지르고 말았다. 더이상 돌이킬 수 없는 수렁에 스스로 빠진 경우가 되고 말았다.
이렇게 싱겁게 결승전이 끝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6-3으로 챔피언십 포인트 기회를 얻어 서브권을 쥔 노박 조코비치는 센터 라인을 타고 뻗어나가는 멋진 서브 에이스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개인 통산 11번째 그랜드 슬램 타이틀을 따낸 노박 조코비치는 롤랑 가로스(프랑스 오픈) 우승을 더욱 간절하게 바라는 입장이 되었다. 4대 메이저 대회 중에서 롤랑 가로스 우승 기록만 없기 때문이다. 2012년에 한 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클레이 코트의 강자 라파엘 나달에게 무릎을 꿇은 바 있기에 2016년 올해 다시 그랜드 슬램 완결판을 노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