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20대 남성이 인도네시아 발리 여행 중 원숭이에 물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보도가 전해지고 있다.
호주 시드니모닝헤럴드가 2일 학술지 `열대의학과 공중보건 동남아저널` 2015년 5월호의 보고서를 인용, 발리의 우붓 원숭이 숲을 찾은 27살의 호주 남성이 원숭이에 물린 뒤 증상이 발진과 열병, 결막염으로 진전됐다고 보도했다.
이 남성은 원숭이에 물리고 나서 7일 후 호주 북부의 로열 다윈 병원에서 급성 지카 바이러스 진단을 받았다.
보고서는 이 남성의 감염 원인이 모기일 수도 있다면서도 "우리는 타당성 있는 감염 경로를 (원숭이로 인한) 상처로 보고 있다"라고 밝히며 원숭이 쪽에 무게를 뒀다.
지카 바이러스는 통상 모기에 의해 전염되지만 간혹 예외도 보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잠비주(州)에 거주하는 27세의 남성도 2014년 12월부터 지난해 4월 사이에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2013년의 한 논문에서도 인도네시아를 방문하고 돌아온 52살의 호주 여성이 지카 바이러스에 걸렸지만, 뎅기열로 오진된 바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동남아시아에서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종종 발생했으나 제대로 진단이 내려지지 않았을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지카 바이러스가 뎅기열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데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검사의 한계로 이 바이러스를 제대로 인식하는 게 어려웠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호주 도허티 연구소의 마이크 캐튼 박사는 인도네시아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제대로 인식됐는지 여부는 알기 어렵지만 남미와 같은 대규모 발병이 그냥 넘어갔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연구소에서 "2012년 이후 해외에서 질병을 갖고 돌아온 호주인 1천500명을 조사한 결과 7명만이 지카 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라고 말했다.
지카 바이러스는 1947년 아프리카 우간다 지카(Zika) 숲의 한 원숭이에서 발견된 뒤 그 지명을 이름으로 갖게 됐다.
이 바이러스는 가벼운 독감 증세를 보여 감염자 대다수는 병원에 갈 필요 없이 완치된다. 하지만, 최근 브라질에서 신생아의 선천성 기형인 소두증(小頭症)이 산모의 지카 바이러스 감염 때문이라는 가설이 나오면서 갑작스럽게 공포가 증폭됐다.
[온라인뉴스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