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3일 법정에서 "50대 때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다"며 성년후견인 지정 신청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신 총괄회장은 3일 오후 4시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김성우 판사 심리로 열린 `성년후견 개시 심판 청구` 첫 심문기일에 출석해 직접 자신의 정신 건강 상태 등을 진술했습니다.
휠체어에 타지 않고 지팡이를 짚고 걸어서 법정에 들어간 신 총괄회장은 한 시간가량 재판부의 질문에 답한 뒤 오후 4시 55분경 법정을 나갔습니다.
신 총괄회장의 법률 대리인인 김수창 변호사는 "신 총괄회장이 본인의 판단능력에 대해 법정에서 길게 말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신체감정도 공식적인 병원을 통해 명명백백하게 다 받은 다음에 그 상태에서 정확한 법원의 판단을 받을 것"이라며 "3일 출석해서 진술했으니 신체 감정 절차까지 거치면 5∼6개월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법원은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인 신정숙(79) 씨가 지난해 12월 낸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심판 청구 사건을 검토해오다 심문기일을 잡아 신 총괄회장을 소환했습니다.
심문기일은 신 회장 본인의 실제 상태가 어떤지 재판부가 직접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성년후견 심판 청구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절차입니다.
성년후견제도는 `질병, 장애, 노령,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사람`에게 법적인 후견인을 정해 본인 대신 재산을 관리하고 치료, 요양 등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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