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모르는 이도 롤스로이스는 안다. 남자들이 여성 브랜드 프라다 미우미우, 로에베 등은 몰라도 루이비통은 아는 것처럼 말이다. 그동안 신비스런 이미지로 남아있던 롤스로이스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려 한다. 럭셔리카의 대명사 롤스로이스를 소재로 한 영화 `실버고스트`가 만들어진다.
미국의 자동차 매체 카스쿠프 등은 롤스로이스의 탄생 배경을 다룬 영화 `실버고스트`가 제작된다고 보도했다. 아시프 카파디아(Asif Kapadia)가 감독을 맡고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다. 카파디아 감독은 전설의 F1 드라이버 아일톤 세나의 다큐멘터리 영화 `세나 : F1의 신화`를 만들기도 했다.
롤스로이스가 부유한 자동차광 찰스 롤스(Charles Rolls)와 가난한 엔지니어 헨리 로이스(Henry Royce), 둘의 공동 창업자를 통해 탄생했다는 것은 유명한 사실. 영화는 여기에 새로운 인물을 등장시킨다. 바로 영국의 자동차 선구자 존 몬타구(John Douglas Scott Montagu). 존 몬타구는 두 공동 창업자의 친구로, 브랜드 상징 중 하나인 `환희의 여신상` 제작에 깊이 관여된 인물로 그의 아내와 내연녀와의 비밀스러운 연애가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보여줄 예정이다.
롤스로이스 뿐만이 아니다. 이탈리아産 슈퍼카의 양대산맥, 페라리와 람보르기니를 창업한 엔초 페라리, 페루치오 람보르기니의 일생을 다룬 영화도 개봉 예정이거나 제작 중이다.
이런 종류의 영화들은 한 개인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재기 등에 초점을 맞추며 다소 상투적인 도식의 룰을 따른다. 하나같이 흥미로운 자동차 메이커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그 뒤에 가려진 인물들을 진지하게 이야기한다. 지금까지 보면 이런 영화들은 성적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 이번 작품과 유사한 테마를 가진 감독의 전작이자 신화로 남은 F1 드라이버 아일톤 세나의 이야기를 다룬 `세나:F1의 신화`는 국내 관객 수 2,123명을 기록했다.
유명 배우가 나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일례로 국내 관객수 22만 여명을 기록한 애쉬튼 커쳐 주연의 `잡스`가 있다. 같은 인물을 소재로 하고 마이클 패스벤더가 주연으로 나선 `스티브 잡스`는 어떨까? 영화 내내 담담한 시선을 유지하며 전기 영화의 미덕을 갖췄다는 평을 받았지만 개봉 후 보름이 지난 현재, 관객수 6만 4천 명을 간신히 넘기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번 영화들의 흥행을 바라지만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못한 이유다.
물론 영화의 완성도와 관객수가 서로 비례 관계에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이 영화들이 단지 그들만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 설사 제작 의도부터 `우리가 영화의 소재로도 다뤄질 정도다`라는 걸 보여주기 위한, 해당 브랜드의 자기 만족이 목적이라 할지라도. `전기 영화는 이래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그 외연을 한 번 더 확장해 보는 시도를 이번 영화에서는 만나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