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 속 홍설(김고은)이 정말 부럽다. 많은 남자에게 사랑을 받아서? 아니다. 바로 장보라(박민지)같은 친구가 있기 때문. 극 중 장보라는 홍설이 억울한 상황에서 마치 본인의 일처럼 나선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같이 화내고 기뻐해 주는 의리 넘치는 친구 장보라가 있는 한, `치인트` 속 홍설은 외롭지 않을 것 같다. `치인트`에서 장보라 역을 맡은 배우 박민지를 최근 서울의 한 카페에서 한국경제TV MAXIM이 만나봤다.
박민지는 "여동생이 좋아하던 웹툰이라 `치인트`를 간간히 봤다. 오디션을 앞두고 꼼꼼하게 봤더니 보라가나랑 완전 닮았더라. 잘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잘하고 싶었다"고 해당 역을 처음 접했던 느낌에 대해 털어놨다.
"첫 오디션 때 열심히 했다. 그런데 날 보고 별로 밝지 않다고 하더라. 캐스팅 안되는 건가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한 번 더 보고 싶다고 하셔서 정말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갔다. 더 쾌활해 보이기 위해 머리에 큰 헤어밴드를 하고 멜빵 치마 입고 발랄하게 갔다"
박민지는 오디션 당시를 회상하며 부끄러운 듯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박민지의 활발한 성격을 잘 드러내기 위한 의상 선택이었지만, 합류하고 의상 회의를 할 때 이윤정 감독은 `일부러 귀여워 보이기 위한 의상, 액세서리는 절대 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는데. 그런 포인트적인 요소가 없어도 `치인트` 속 박민지는 충분히 사랑스러웠다. 뭇 남성들의 워너비 이상형으로 등극할 만큼.
`치인트`는 반 사전제작으로 만들어진 드라마다. 방송스케줄에 급급해 조급하게 촬영하지 않으니 한결 여유로웠다는데. 박민지는 "여유가 있으니 세심한 것까지도 신경 썼다. 배우들도 본인들의 연기에 대해깊이 있게 생각하더라"며 촬영 현장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배우들이 다 또래기도 하고, 캠퍼스에서 가장 많이 찍어서 그런지 다들 한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처럼 느껴졌다. 촬영이 끝난 후 종방연을 하는데 마치 종강하는 기분이었다"고 전했다.
배우들 간의 현실 케미는 드라마 속에서도 잘 드러났다. 특히 웹툰 속 깨알 커플 `은택과 보라`가 웹툰을 찢고 나온 듯 드라마 속에서도 잘 표현됐다. 박민지는 "내가 보라라면 은택이가 고백했을 때 내치지 않고 받아줄 것 같다"며 "유정vs백인호vs권은택, 셋 중 가장 내 스타일은 은택이다. 좋은 남자친구 감이다. 잘생기고, 편하고, 나를 잘 챙겨주고. 그런 것들이 든든하다. 아무래도 팔은 안으로 굽으니까 은택이가 셋 중 최고다"고 덧붙였다. 이런 마음이 연기에도 반영됐을 터. 은택-보라의 `꽁냥케미`도 `치인트`의 맛깔나는 요소 중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한창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 박민지는 "집, 미용실, 촬영장만 오가며 생활했다. 그래서 외부인들과 만날 일이 별로 없었다"며 털어놨다. `방송이 나간 후 높아진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박민지는 "피부로 실감하지는 못했지만, 기사도 많이 나오고 댓글도 많이 달리는 걸 보면서 잘 되긴 하나보다 싶었다. 아직 얼떨떨하고 실감도 잘 나지 않는다"며 겸손하게 대답했다. 그녀는 "기사에 달린 댓글을 일일이 읽어보지는 않고 대강 분위기만 본다"고 전했다. 디테일하게 읽다 보면 휩쓸리는 것 같아 싫다는 박민지는 "우리 드라마가 많이 사랑받고 있다는 걸 느낀다. 따뜻한 댓글을 쓰는 사람들도 많더라"고 덧붙였다. `본인의 연기를 10점 만점으로 매기자면?`이란 질문에 그녀는 "저요? 하하. 8점이요. 좀 더 잘할 걸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라며 대답했지만, `치어머니`들 사이에서 `보라=박민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니.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보라 역에 잘 녹아든 게 아닐까. 이제 반 정도 진행된 `치인트`. 앞으로 남은 분량에서 은택-보라의 러브라인, 그리고 홍설-보라의 부러운 우정이 더욱더 기대된다.
사진 한국경제TV MAXIM 윤예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