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가 치아 미백효과?‥"오히려 누래져"

지수희 기자

입력 2016-02-11 10:52   수정 2016-02-11 18:01

최근 카레가루가 치아 미백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다.



유튜브에 영상에 따르면 강황가루와 코코넛 오일을 1티스푼씩 넣고 페퍼민트 오일 몇방울을 떨어뜨린 후 칫솔에 묻혀 평소 양치질을 하는 것처럼 치아에 문질러 주면 치아 미백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돼 있다.

인도에서 오랫동안 약초로 사용된 강황이 치아를 하얗게 만들고 오일과 함께 사용함으로써 잇몸의 염증과 붓기를 가라앉힌다는 것.





이는 사실일까?

먼저 치아 미백에 대해 알아보자

식약처에 따르면 치아 미백이란 "미백 기능이 있는 물질을 이용해 착색 또는 변색된 법랑질(치아 외부의 투명한 부분)과 상아질(치아 내부)을 원래의 색조로 또는 그 이상으로 밝고, 희고, 투명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또 "치아 미백제로 사용되는 성분은 과산화수소나 카바마이드퍼옥사이드로 이 물질들이 분해되면서 산소를 방출하는데 이 산소가 착색된 물질을 표백해 치아를 희고 밝게 만든다"고 설명한다.




카레는 미백제일까??

미백제의 주 성분이 과산화수소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미백효과를 내려면 카레가 과산화수소 성분을 갖고 있어야 한다.

과산화수소는 우리가 흔히 상처를 입었을 때 환부에 바르면 거품이 하얗게 나는 물질로 치과에서도 신경치료를 할 때나 소독제로 사용할 정도로 일반적으로 사용되지는 않는다.

류홍열 수치과병원 원장은 "미백은 겉만 하얗게 하는 것이 아니라 치아 안의 칼슘이온을 미백제 이온이 치환하는 원리"라며 "카레에 이 작용을 일으키는 성분이 있다면 카레는 절대 먹어서는 안되는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치과의 미백치료는 미백제에 과산화수소가 고농도로 함유돼 있어 입술이나 잇몸에 닿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인다.

류원장은 "카레의 강황성분은 오히려 착색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식품"이라며 "커피, 콜라, 와인 등과 함께 미백치료를 받은 후 먹지 말아야 하는 음식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자료=식약처)


카레의 강황(커큐민)이 책색을 일으키긴 하지만 항산화, 항균, 항노화작용이 있다는 것은 검증된 사실이다.

2013년 발표된 한 논문(건국대학교 생물공학과 박사학위논문)에 따르면 커큐민은 약한 항산화와 항균효과가 있고, 강한 항염, 항멜라닌 효과를 가진 것으로 확인돼 추후 기능성 화장품의 소재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다만 `미백제`로써 카레는 적합하지 않다.



그렇다면 동영상 속 코코넛 오일이나 페퍼민트 오일이 미백효과가 있는 것일까?

위의 설명과 같은 원리로 오일 역시 `미백효과`가 나타나려면 과산화수소가 함유돼 있거나 그외 비슷한 작용을 하는 성분이 있어야 하는데 미백작용을 일으킬 정도의 과산화수소 농도라면 역시 그냥 섭취하거나 피부에 닿게 해서는 안된다.

장주혜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교수는 "영상 속 오일의 첨가는 순수한 착즙오일을 입안에 머금고 3~4분 이상 우물우물 거려 입안을 헹구는 오일풀링(Oil pulling) 방법 중 하나로 추정된다"며 "오일풀링이 인도 등 세계 여러지역에 구강 세정법으로 알려져 있고, 이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여러 연구 자료들이 발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신뢰할 만한 수준의 근거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 역시 "교정치료를 받는 환자의 경우 치아에 붙여 놓은 브라켓을 가로지르는 철사를 고정시키는 방법으로 투명한 고무줄을 사용하는데 카레를 먹고 나서 투명한 고무줄의 색상이 어둡게 변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면서 "투명용기에 카레를 오래 담아두면 착색이 되는 것만 봐도 카레의 착색효과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진정한 치아 미백은 고농도의 과산화수소가 필수다. 잠시 깨끗해 보이는 것은 진정한 치아미백이라고 할 수 없다.

카레는 그냥 맛있게 먹자. 먹은 뒤 양치질만 잘해도 착색을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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