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 벵거 감독 '신의 두 수', 레스터 시티에 극적 역전승

입력 2016-02-15 11:25   수정 2016-02-15 11:42

▲사진 =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또 하나의 믿기 힘든 축구장 드라마가 만들어졌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향방을 점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경기였기에 6만0009명의 런던 팬들은 더욱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후반전 교체 선수 두 명이 나란히 동점골과 종료 직전 극장골을 터뜨릴 줄은 아무도 몰랐다.

아르센 벵거 감독이 이끌고 있는 아스널 FC가 한국 시각으로 14일 오루 9시 런던에 있는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레스터 시티와의 홈 경기에서 2-1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승점 2점 차이로 따라붙었다.

엄청난 압박 축구가 보는 이들의 시선을 끌어모으는 명승부였다. 그만큼 양팀에게 승점 3점 또는 1점이 매우 중요했던 것이다.

먼저 웃은 팀은 선두 레스터 시티였다. 전반전 종료 직전에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이다. 간판 골잡이 제이미 바디가 공을 몰다가 아스널 수비수 몬레알 위로 넘어졌다. 이 순간 마틴 앳킨슨 주심의 휘슬이 길게 울렸다.

경기 초반 레스터 시티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에서 레스터 시티 미드필더 캉테의 핸드 볼 반칙을 그냥 넘어갔기에 아스널 팬들은 야유를 퍼부었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이 기회를 제이미 바디가 오른발로 강하게 차 넣어 레스터 시티가 활짝 웃기 시작했다.

하지만 후반전 시작 후 10분도 지나지 않아서 뜻밖의 변수가 생겼다. 레스터 시티 오른쪽 풀백 대니 심슨이 돌이킬 수 없는 두 번째 경고장을 받은 것이다. 올리비에 지루가 빠져나가는 것을 고의로 잡아 넘어뜨렸다. 5분 전에 알렉시스 산체스의 진로를 노골적으로 막으면서 자신이 옐로 카드 1장을 이미 받았다는 사실을 깜빡했던 것으로 보였다.

약 40분 가량을 10명이 뛰어야 한다는 사실이 레스터 시티에게 치명적이었다. 하는수없이 라니에리 감독은 유능한 드리블러 리야드 마레즈를 빼고 수비수 바실레프스키를 들여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3분 뒤에는 아스널 벤치에서 교체 명령이 떨어졌다. 발 빠른 측면 공격수 시오 월컷이 들어간 것이다. 벵거 감독의 첫 번째 승부수가 그라운드를 수놓은 것은 9분 뒤의 일이었다.

70분, 베예린의 오른쪽 크로스가 올리비에 지루에게 정확하게 날아왔고 지루는 강약 조절까지 하면서 이마로 공을 떨어뜨려 주었다. 귀중한 동점골 주인공은 바로 벵거 감독이 첫 번째로 꺼낸 카드인 시오 월컷이었다.

레스터 시티 수비수들의 다리가 풀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골키퍼 슈마이켈의 선방에 힘입어 후반전 추가 시간까지 잘 버텼지만 마지막 순간을 견디기에는 뒷심이 모자랄 수밖에 없었다.

아스널의 벵거 감독은 83분에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놀랍게도 부상 때문에 시즌 첫 경기를 치르는 대니 웰벡이 그 주인공이었다. 그는 마치 이 경기를 위해 가을을 지나 겨울까지 기다린 듯했다.

후반전 추가 시간 4분도 다 지나고 아스널에게 마지막 프리킥 기회가 주어졌다. 역시 키커는 왼발잡이 메수트 외질이었다. 그의 왼발을 떠난 공은 자로 잰 듯 날아올라 대니 웰벡의 머리에 정확하게 배달되었다. 그 공은 레스터 시티에게는 너무나 야속하게도 골문 왼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후반전 추가 시간 5분에 터진 극장골 바로 그것이었다.

이 기적같은 승리로 다시 2위 자리에 복귀한 아스널은 레스터 시티와 시즌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치열하게 펼칠 것으로 보인다. 컵 대회에서 모두 탈락한 레스터 시티 선수들이 정규리그에 전념할 수 있어서 휴식 시간이 충분히 보장되는 것, 리그 하위권 팀들과 많이 맞붙게 된 남은 일정에서 유리하다는 것이 또 하나의 변수로 보인다.

아스널은 오는 20일 리그 챔피언십(2부리그) 헐 시티와 FA컵 8강 진출권을 놓고 맞대결해야 하며 24일에는 세계 최고의 팀이라 일컫는 FC 바르셀로나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을 벌이는 험난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6R 결과(14일 오후 9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런던)

★ 아스널 FC 2-1 레스터 시티 [득점 : 시오 월컷(70분,도움-올리비에 지루), 대니 웰벡(90+5분,도움-메수트 외질) / 제이미 바디(45분,PK)]

◎ 아스널 선수들
FW : 올리비에 지루
AMF : 알렉시스 산체스, 메수트 외질, 옥슬레이드-체임벌린(83분↔대니 웰벡)
DMF : 프란시스 코클랭(61분↔시오 월컷), 아론 램지
DF : 나초 몬레알, 페어 메르테자커, 로랑 코시엘니(46분↔체임버스), 엑토르 베예린
GK : 페트르 체흐

◎ 레스터 시티 선수들
FW : 제이미 바디, 오카자키 신지(60분↔데마라이 그레이)
MF : 마크 올브라이튼(82분↔앤디 킹), 은골로 캉테, 다니엘 드링크워터, 리야드 마레즈(58분↔마르친 바실레프스키)
DF : 크리스티안 푸흐스, 로베르트 후트, 웨스 모건, 대니 심슨(퇴장-54분)
GK : 카스퍼 슈마이켈

◇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현재 순위표
1 레스터 시티 26경기 53점 15승 8무 3패 48득점 29실점 +19
2 아스널 FC 26경기 51점 15승 6무 5패 41득점 23실점 +18
3 토트넘 홋스퍼 25경기 48점 13승 9무 3패 45득점 19실점 +26
4 맨체스터 시티 FC 25경기 47점 14승 5무 6패 47득점 26실점 +21
5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26경기 41점 11승 8무 7패 33득점 24실점 +9
6 사우스햄튼 26경기 40점 11승 7무 8패 34득점 24실점 +10
7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26경기 40점 10승 10무 6패 40득점 31실점 +9
8 왓포드 26경기 36점 10승 6무 10패 29득점 28실점 +1
9 스토크 시티 26경기 36점 10승 6무 10패 27득점 32실점 -5
10 에버턴 26경기 35점 8승 11무 7패 46득점 35실점 +11
11 리버풀 FC 25경기 35점 9승 8무 8패 32득점 36실점 -4
12 첼시 FC 26경기 33점 8승 9무 9패 38득점 36실점 +2
13 크리스탈 팰리스 26경기 32점 9승 5무 12패 27득점 32실점 -5
14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 26경기 32점 8승 8무 10패 24득점 32실점 -8
15 AFC 본머스 26경기 28점 7승 7무 12패 30득점 44실점 -14
16 스완지 시티 26경기 27점 6승 9무 11패 24득점 34실점 -10
17 노리치 시티 26경기 24점 6승 6무 14패 30득점 50실점 -20
18 뉴캐슬 유나이티드 26경기 24점 6승 6무 14패 27득점 49실점 -22
19 선덜랜드 26경기 23점 6승 5무 15패 32득점 50실점 -18
20 아스톤 빌라 25경기 16점 3승 7무 15패 20득점 40실점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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