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강력한 주문으로 은행에서 시작된 성과주의 바람이 카드사에도 불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카드가 승진 연한을 대폭 줄이는 인사제도를 도입하며 그 첫 걸음을 뗐습니다.
박시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현대카드가 진급 심사를 볼 수 있는 승진 연한을 대폭 낮추하기로 했습니다. 근무연수가 아닌 능력에 따라 승진할 수 있는 인사체계를 만들겠다는 취지입니다.
그동안 직급별로 4~5년이었던 승진 연한이 2년으로 줄면서 이론상으론 입사 후 8년 만에 부장자리에 오를 수 있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정기인사에서 전체 승진자 중 15%인 60여명이 연한을 채우지 않고도 발탁됐습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수한 인재들을 상향 배치시키는 인사제도가 들어섰다”며 “경륜 또는 젊음의 다양한 리더 유형이 공존하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현대카드의 파격적인 인사실험에 업계 분위기는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녹취> A 카드사 고위관계자
“그동안 현대카드가 마케팅이나 홍보 독특하게 많이 하지 않았나. 새로운 경쟁 분위기 조성했듯 인사제도 개혁도 결국 그런 방향에선 긍정적이라고 본다.”
그러나 승진이 빨라지는 만큼 은퇴시기도 앞당겨질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한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녹취> B 카드사 고위관계자
“너무 조기에 가는 게 과연 맞는 것이냐. 빨리 올라가면 빨리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 아니겠나.”
금융권 성과주의는 금융당국의 주문 이후 시중은행들이 지난달 특별승진을 대거 실시하면서 본격화 됐습니다.
은행 보다 규모가 작아 후순위로 밀려있던 카드업계가 현대카드를 시작으로 성과주의 태풍의 영향권 안에 들어갔습니다.
당장 다음달 정기 인사를 앞두고 카드사들의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한국경제TV 박시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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