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시장의 화두는 `공급과잉`입니다. 시장에서는 공급과잉 우려로 주택거래량과 청약경쟁률이 떨어지고 있는데요,
정부나 일부 전문가들은 공급과잉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공급과잉 논란에 대해 취재기자와 함께 분석해보겠습니다.
홍헌표 기자, 공급과잉 논란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가요?
<기자>
지난해에는 부동산 시장이 참 좋았습니다.
아파트 거래도 많았고, 아파트 값도 올랐습니다. 청약경쟁률도 상당히 높았습니다.
이렇게 주택경기가 좋다보니 건설사들이 시장의 수요보다 많은 물량을 쏟아내면서 공급과잉이 발생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먼저 표를 보실까요.
지난해 주택인허가 실적은 76만5천여가구로 2014년(51만5천가구) 대비 25만가구 약 1.5배가량 늘었습니다.
새로 분양된 물량도 51만7천여가구로 지난해 33만가구보다 약 18만가구 56% 증가했습니다.
또 청약경쟁률도 동탄2신도시나 부산 등 수요층의 관심을 받는 지역에서 수백대 1이 넘는 단지들이 수두룩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가 지난해 말부터 주춤해졌습니다.
지난해 12월 미분양 물량이 전달보다 24% 증가한 6만1500가구로 나타났고요
올해 들어서는 청약시장이 차갑게 식어버렸습니다.
1, 2월 분양단지에서 청약 미달 단지가 속출하고 있는데요,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1·2순위 청약이 끝난 총 32개 사업장 가운데 약 47%인 15곳이 순위내 공급 가구수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이 가운데 1순위에서 마감된 단지는 총 12개에 그쳤습니다.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을 중심으로 청약경쟁률이 크게 떨어지고, 미분양이 크게 늘면서 공급물량을 시장에서 소화를 못하는 거 아니냐는 말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앵커>
공급과잉 논란과 함께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아파트 값도 떨어지고 있다고 하죠?
<기자>
네, 지난해 말부터 아파트 값 상승세가 크게 둔화됐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아파트 값이 떨어지는 곳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감정원은 지난주(2월9∼15일) 전국 아파트 매매가가 전주보다 0.01% 하락했다고 밝혔습니다.
전국의 주간 아파트 가격이 떨어진 것은 지난 2014년 6월 셋째 주 이후 무려 86주, 20개월 만입니다.
아파트 값 상승 폭은 지난해 12월 넷째 주부터는 7주 연속 보합세를 보인 끝에 지난주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서울은 0.01% 떨어졌고. 서울 강남구(―0.07%)와 서초구(―0.03%), 송파구(―0.03%) 등 강남권의 하락 폭이 두드러졌습니다.
지방 아파트 값은 전주에 이어 0.01% 하락했는데요
충남(―0.11%), 충북(―0.05%), 대전(―0.02%)의 시세가 하락했고, 대구도 0.04% 떨어졌습니다.
이렇게 아파트 값이 떨어지고 있는 이유는 이번 달부터 수도권에 적용된 대출 규제가 수요자들의 구매 심리를 크게 위축시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구매력이 떨어진 실수요자들이 집을 사는 대신에 전·월세 계약을 택하고 있고, 향후 집을 되팔기 어렵다고 본 투자자들도 아파트 구입을 꺼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앵커>
지금 여러 가지 지표들이 주택시장 경기가 많이 둔화되고, 공급과잉이 현실화되는 거 같은데 전문가들은 어떻게 분석하고 있습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공급과잉은 아니라고 이야기 합니다.
시장에서 충분히 소화가 가능한 물량이고, 2014년이 공급이 부족했기 때문에 2015년에 공급이 많이 된 것 처럼 보인다는 거죠.
두 분의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분양물량이나 입주물량 같은 경우 과거 부족분이 반영된다고 하면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다만 분양물량의 경우 약간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1만 2천호 정도 과거 누적분을 고려하더라도 많게 나타나고 있다. 이게 그대로 미분양에 반영된다고 하더라도 미분양 물량이 7만 3천호 정도 증가한 상태다. 전고점인 2011년 말 기준으로 봐도 그 수준을 넘지 않는다. 미분양은 계속 왔다갔다 하는 요소인데 그게 시장이 우려할 만큼 갑자기 증가한 것은 문제지만 그 수준을 넘어설 만큼 증가하지 않는다."
<인터뷰>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
"현재 전체 미분양 가구수를 감안했을 때 공급과잉정도는 아닌 것으로 본다. 아무래도 공급과잉이라고 하면 입주대란이나 폭락 이런 쪽으로 떠올리기 때문에 수요보다는 공급이 다소 많은 것은 맞지만 공급과잉이라고 얘기하기에는 다소 시기상조가 아닌가 생각한다. 왜냐하면 지금 미분양 가구수가 역대 평균치에 비해서 여전히 미달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그렇다"
공통적인 이야기는 2014년보다 늘긴 했지만 이정도 미분양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많은 수가 아니고, 과거에 부족했던 주택보급량을 감안하면 적정한 수준이 공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주택산업연구원은 주택 신규수요는 연간 33만~45만 가구로 추정하고 있고, 이 중 아파트 수요는 약 90% 정도로 연간 30만~39만 가구로 예상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현 정부 들어서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서 상당히 노력을 했는데, 지금은 공급과잉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도 당혹스러울거 같은데 정부는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나요?
<기자>
정부는 일단 공급과잉은 아니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바로 어제 기자간담회를 가졌는데요,
이 자리에서 "주택 인허가가 지난해처럼 75만가구가 계속 이어지면 공급과잉을 걱정해야겠지만 당장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최근 정책을 보면 지나친 공급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먼저 지난해 발표한 대출규제 강화는 가계부채 관리를 통해서 수요부분을 줄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 올해는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용인이나 파주 등 23군데 미분양이 우려되는 지역은 분양보증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는데요, 이건 공급규제라도 볼 수 있습니다.
분양보증은 아파트를 만들던 건설사가 만약에 부도가 날 경우에 소비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분양받은 아파트는 완공을 보증해주는 제도입니다.
이 보증심사를 강화하면 그만큼 건설사가 분양을 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공급을 줄이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강호인 장관은 건설사 옥죄기가 아니라고 해명하긴 했지만 건설사들은 다소 당황하는 분위기입니다.
공급과잉 논란에 대해 마지막으로 정리를 한다면
공급이 늘었지만 크게 과잉이라는 단어를 쓸 정도로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게 대부분의 의견이고요, 정부는 그래도 과잉 우려가 있으니 어느정도 리스크 관리는 해야한다는 입장으로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홍헌표 기자와 부동산 시장 공급과잉 논란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