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 가장 사연 '전국민 울렸다'

입력 2016-02-20 13:12   수정 2016-02-20 13:16


서울대생 가장 사연 `전국민 울렸다`

서울대생 가장의 사연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서울대생은 최근 페이스북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 동생 둘과 함께 비좁은 단칸방에서 생활했던 어린시절, 힘들게 형편을 꾸려 나간 사연을 공개했다.

소년 가장 뒤에는 묵묵히 도와 준 주인집 아주머니가 있었다, 서울대생은 주인집 아주머니 덕분에 대학을 졸업할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다음은 서울대생 페이스북 사연 전문

동기들끼리 술을 마시다가 말이 나왔다.

"야, 근데 너는 군대 안 가냐?"

"군대? 가야지."

나는 그리고 서둘러 잔을 들었다.

"야, 잔 비었다 잔."

나는 군대를 안 간다.

못 간다고 쓸 수도 있는데, 그렇게 쓰기에는 군대를 가야 하는 사람들에게 미안하다.

나는 가장이다. 엄마아빠는 둘 다 고아라고 했다. 보육원에서 같이 자라고 결혼했다고.

그리고 내가 열두 살 때, 두 분은 버스사고로 돌아가셨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었을까, 일곱 살짜리 동생과 두 살짜리 동생을 위해서.

공부를 하고, 새벽엔 배달을 하고, 다섯 평짜리 방에서 셋이 잤다.

학교에서는 장학금도 줬다. 수급자비도 정부에서 줬다.

분유, 기저귀, 대부분 그런 걸 사는데 썼다. 물론 그 때는 지금보다는 쌌다.

그래도 꼬박꼬박 저축도 했다. 한 달에 오만 원, 많은 돈은 아니었다.

사실 그것도 주인집 아줌마 명의였다. 그리고 몇 년 뒤에 아줌마가 나를 앉혀두고 말했다.

"너, 대학 갈 거니?"

"아, 일하려고요."

"아니야, 잘 들어.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을 가. 그래서 과외를 하렴."

어린 나이에 몸이 상하면 나중에 더 먹고 살기 힘들다고 했다.

몸도 커서 다섯 평에서 자기도 힘들 텐데, 돈 많이 벌어서 조금 더 넓은 집으로 이사가라고.

세상에 착한 사람이 있다는 걸 나는 이 아줌마 덕에 믿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믿기 어렵게도 이 대학에 붙었다. 물론 기회균등 전형이었지만.

과외 전단지를 만들어 돌렸다. 한 달만에 내 손에 60만원이라는 돈이 들어왔다.

학교에서는 생활비 장학금을 줬다. 정부에서도 아직 지원을 끊지 않았다.

우리 가족은 이사를 했다. 아줌마한테 감사하다고 꾸벅 인사를 하고.

그리고 동생들과 며칠 전에 아줌마를 찾아갔다.

뭘 사갈까 고민하다가 고구마케이크랑 음료 세트를 양 손에 들고 갔다.

아줌마는 고생했다고 우리 등을 다독여주셨다.

큰동생은 이제 고삼이다. 작은동생은 이제 중학생이 된다.

그렇게 계산하더니 아줌마는 정말 빠르게 컸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괜히 눈물이 났다. 결국 우리 넷은 울었다.

이 자리를 빌어,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 아줌마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싶다.

저는 이제 졸업을 합니다 아줌마. 다 아줌마 덕분입니다.

사회에 나가서도 종종 찾아뵙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사진=YTN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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