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미래를 위한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입력 2016-02-23 08:39   수정 2016-02-23 08:50

▲KB손해보험 세터 권영민(사진=KB손해보험)

이미 오래 전에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KB손해보험. 시즌 종료까지 단 3경기를 앞둔 시점에서 리빌딩을 외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러나 내년을 준비하는데 있어서 과감한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또한 올 시즌과 최근 경기들을 통해서 KB손해보험이 선택해야 할 방향들이 제시되고 있다.

V리그 출범 시절부터 매년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세터 문제에 대해서는 반드시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지난 시즌 후 KB손해보험은 젊은 세터 노재욱을 현대에 내주고 국가대표 출신의 베테랑 세터 권영민을 영입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완벽한 실패작이었다.

과거 권영민은 현대의 우승을 이끌었고 국가대표 세터로 활약했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내리막을 걷고 있었던 것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우려했던 부분은 KB손해보험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외국인 공격수 마틴과 호흡에서도 당초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마틴이 후위에 있을 때 백토스는 마틴이 타점을 잡고 공격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22일 OK저축은행과 경기에서도 여러 차례 볼 수 있었다. 앞선 경기에서 태업 의혹을 받았던 마틴은 이날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범실이 나온 과정을 보면 권영민의 라이트 후위 쪽으로 나가는 백토스가 짧게 올라갔던 것이 이유였다. 물론 득점이 난 경우에는 마틴이 기술적으로 처리했거나 상대가 받아내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거듭해서 호흡이 맞지 않자 권영민은 마틴이 라이트 후위에 있을 때 전위 레프트 공격만을 고집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모습은 시즌 내내 계속해서 이어졌다.

현재로써는 대안이 없다. 권영민 외에 양준식 세터가 있기는 하지만 성장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금과 동일하게 팀을 이끌 수는 없다. 참고로 권영민은 올해 우리나이로 37살이다. 이미 완성된 선수로 발전 가능성은 제로라고 보는 것이 맞다. 따라서 비시즌 동안 새로운 세터 자원을 찾느냐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양준식 세터의 폭풍 성장이겠지만 어렵다면 신인 자원들이나 실업 무대 등으로 인재를 찾아 나서야 한다.

또 다른 부분은 공격수 자원의 정리가 필요하다.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면 KB손해보험에는 팀 간판스타이자 부동의 공격수 김요한이 버티고 있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국내 선수 가운데 손꼽히는 공격수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공격력에 있어서 김요한 못지않은 자원들도 있다. 다만 KB손해보험도 전신팀 시절부터 국내 배구 현실상 라이트에 외국인 선수, 김요한이 공격형 레프트로 자리하면서 일명 수비형 레프트를 선호했던 것이다.

이에 손현종-이강원 등이 레프트 자리에 들어기도 했지만 수비 불안으로 포지션 이동 혹은 백업 선수로만 활약을 했을 뿐이다. 물론 손현종이나 이강원은 공격시 범실도 많고 아직 경험도 부족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김요한 중심보다 손현종-이강원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코 김요한 카드를 버려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역할의 변화를 줘야 한다.

만약 지금의 자원으로 새로운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정착 시키거나 선수들 전원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전략과 방법이 있다면 모를까 지금처럼 계속 이어진다면 KB손해보험은 늘 제 자리 걸음을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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