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로 재조명받는 영화 '스미스씨 워싱턴 가다'

입력 2016-02-24 15:21   수정 2016-02-24 18:40

사진출처-콜럼비아 픽쳐스

23일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의원(5시간 33분)을 시작으로 국민의당 문병호 의원(1시간 49분), 은수미 의원(10시간 18분)에 이어 정의당 박원석 의원이 테러방지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진행 중이다. 지난 23일 오후 7시쯤부터 시작한 필리버스터가 20시간 넘게 진행되고 있는 것.

이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은 SNS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필리버스터가 무엇인지`, `왜 필리버스터를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퍼 나르고 있다. 이처럼 우리는 정치, 사회적 이슈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접한다. 이에 필리버스터를 소재로 한 영화도 재조명받고 있다. 실감 나는 필리버스터 장면으로 화제가 됐던 영화 `스미스씨 워싱턴 가다(1939)`를 소개한다.

영화 `스미스씨 워싱턴 가다`는 필리버스터를 소재로 한 작품 가운데 가장 유명하다. 이 영화는 23시간의 필리버스터 장면을 담아 오랜 세월 최고의 정치영화로 꼽힌다.

영화는 시골 마을의 보이스카우트 지도자 제퍼슨 스미스가 부패한 정치인들에 의해 허수아비 상원의원으로 지명되지만, 점차 현실을 깨닫고 부패한 세력에 맞서 싸워나간다는 내용을 줄거리로 한다.

사진출처-콜럼비아 픽쳐스

영화의 백미는 단연 주인공 제퍼슨 스미스의 연설 장면이다. 그는 정의와 자유 그리고 진실과 같은 가치들을 위해 국회에서 무려 23시간에 걸친 연설을 한다. 프랭크 카프라가 찍어낸 최고의 장면이자 영화사에 길이 남을 장면인 제퍼슨 스미스의 연설 신은 진실로 용감하고 정의로운 한 투사의 고독한, 그러나 완전히 외롭지는 않은 정의에의 투쟁을 그야말로 감격적으로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영화는 23시간에 걸친 연설이 한계에 다다라 스미스의 노력이 수포가 되려던 순간, 악당이 돌연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음모를 고백하는 것으로 끝맺는다.

이 영화는 상원의원들을 어리석게 묘사했다는 이유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주영 미국 대사였던 조셉 케네디는 "이 영화가 유럽에서 미국의 국격을 떨어뜨릴까 두렵다"는 요지로 카프라 감독은 물론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논란에 대해 프랭크 카프라 감독은 "점점 더 세상은 불확실의 시대로 접어들고 힘들게 쟁취한 자유는 변화의 바람 속에 산산이 흩어져만 간다. 그러한 시대에 미국의 민주적 이상은 한층 중요하다. 우리 영화의 영혼은 링컨 대통령의 모습에 담겨 있다. 제퍼슨 스미스는 말하자면 젊은 링컨으로, 링컨의 우직함과 연민, 이상, 유머, 그리고 압박 속에서도 굳은 도덕적 용기를 지닌 인물이다"라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필리버스터는 주로 소수파가 다수파의 독주를 막거나 기타 필요에 따라 의사진행을 저지하기 위하여 합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의사진행을 고의로 방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16세기의 `약탈자`를 의미하는 스페인어에서 유래한 말이지만, 1854년 미국 상원에서 캔자스, 네브래스카 주를 신설하는 내용의 법안을 막기 위해 반대파 의원들이 의사진행을 방해하면서부터 정치적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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