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투자자들에게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의 합병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SS는 최근 보고서에서 "합병법인에서는 이사회가 주주들의 동의를 얻지 않고 총 발행주식의 20%를 초과하는 전환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주주총회의 합병 승인 안건에는 이사회 결의만으로 발행할 수 있는 주식의 액면 총액을 합병 전 4천억원에서 합병 후 1조원까지 늘리도록 정관을 변경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ISS는 만일 합병법인이 주식을 대량으로 추가 발행할 경우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급감해 의결권 약화, 배당액 감소 등 주식희석 리스크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ISS는 아울러 주주들이 가지는 주식매수청구권이 매력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매수 청구가액인 1만696원이 보고서 작성 당시 주가 1만1천600원에 비해 오히려 싸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합병 승인 안건이 통과된 후 이에 반대하는 주주는 현재 주가보다도 낮은 가격에 주식을 팔아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CJ헬로비전 주가는 전날 1만2천원까지 오른 상태다.
한편 ISS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의 자회사로 지난해 7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건에서는 삼성물산 주주들에게는 반대를, 제일모직 주주들에게는 지지를 권고한 바 있다.
이처럼 ISS는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지침을 제공하는데, 외국인 투자자들은 의결권을 행사할 때 이 지침을 참고하게 된다.
주주 피해를 우려한 ISS의 이번 보고서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과정에서 막판 변수 중 하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헬로비전 주식 29만3천749주를 보유한 베어링자산운용은 이미 ISS가 지적한 바와 같은 취지로 지난 23일 합병 반대 의결권 행사를 공시했다.
CJ헬로비전은 오는 26일 오전 9시 주주총회를 열고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한 후 CJ헬로비전이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흡수합병하는 안건을 표결에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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