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FC 서울 |
3.1절 태극기가 축구장에서도 물결을 이뤘다. 국가대표간 A매치는 아니지만 FC 서울이 클럽 대항 ‘작은 한일전’에서 멋진 만세삼창을 만들어낸 셈이다. 지난 1월 말 신태용호가 리우올림픽 최종예선 결승전에서 당한 2-3 역전패의 악몽을 간접적으로라도 씻어낼 수 있었기에 더 뜻 깊은 결과다.
독수리 최용수 감독이 이끌고 있는 FC 서울(한국)이 3.1절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6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F조 2차전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와의 홈 경기에서 아드리아누의 해트트릭 맹활약에 힘입어 4-1로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달 23일 태국에서 벌어진 부리람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무려 여섯 골을 몰아넣으며 6-0 대승을 거두고 돌아온 FC 서울 선수들은 이 경기 시작 후 25분만에 프리킥 세트 피스 수비 상황에서 먼저 골을 내주며 흔들렸다. 수비수 가즈히코 치바가 이마로 정확하게 터뜨린 선취골이었다.
이에 FC 서울도 장군멍군식으로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를 통해 6분 뒤에 동점골을 터뜨렸다. 포항 스틸러스에서 데려온 신진호가 날카로운 플레이스 킥 능력을 맘껏 자랑하기 시작한 것이다. 31분, 신진호의 오른쪽 코너킥이 산프레체 히로시마 수비수의 몸에 맞고 떨어진 것을 지난 해 인천 유나이티드 FC 임대 생활을 끝내고 돌아온 수비형 미드필더 김원식이 왼발로 차 넣었다.
김원식과 오스마르 덕분에 FC 서울의 중원이 더욱 단단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4-4-2나 4-2-3-1 포메이션을 마음껏 넘나들 수 있는 든든한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그러다보니 지난 해 일본 J1리그 챔피언 산프레체 히로시마는 좀처럼 중원에서 공을 돌릴 수 없었다. 후반전 경기 양상은 너무나 일방적으로 흐르고 있었다. 그 중심에 골잡이 아드리아누가 가장 빛났다.
49분에 신진호의 프리킥을 받아서 기막힌 돌려차기 발리슛 역전 결승골을 터뜨린 아드리아누는 56분에 고광민의 도움을 받아 추가골을, 69분에 신진호의 힐킥 도움을 받아 쐐기골을 터뜨리며 해트트릭을 멋지게 완성시켰다.
그 과정에서 ‘오스마르-데얀 다미아노비치-신진호’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패스의 줄기는 18,115명의 대관중을 너무나 즐겁게 만들어주었다. FC 서울이 지난 해와 달리 템포 빠른 패스 축구를 준비했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해 주는 장면들이 무수히 많이 나왔다.
특히, 돌아온 골잡이 데얀 다미아노비치와 아드리아누가 단순히 투톱 역할을 맡은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역할 분담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멋지게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 눈에 띄었다. 데얀 다미아노비치는 폭 넓게 움직이며 연계 플레이에 치중했고 아드리아누는 탁월한 위치 선정 안목을 자랑하며 ‘3자 패스’의 최종 목적지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 그러다보니 2경기 연속 득점도 모자라 7득점(경기당 3.5골)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 역전극을 통해 F조 선두에 오른 FC 서울(2승, 10득점 1실점)은 오는 12일(토) 오후 2시 전주성에서 열리는 2016 K리그 클래식 개막전 전북 현대와의 원정 경기를 준비하게 된다. 그리고 나흘 뒤 중국 지난에서 열리는 샨동 루넝 FC와의 팸피언스리그 3차전을 위해 다시 짐을 꾸린다.
2016 AFC 챔피언스리그 F조 결과(1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
FC 서울 4-1 산프레체 히로시마 [득점 : 김원식(31분), 아드리아누(49분,도움-신진호), 아드리아누(56분,도움-고광민), 아드리아누(69분,도움-신진호) / 가즈히코 치바(25분)]
◇ F조 현재 순위
FC 서울 6점 2승 10득점 1실점 +9
샨동 루넝 FC 3점 1승 2득점 1실점 +1
산프레체 히로시마 0점 2패 2득점 6실점 -4
부리람 유나이티드 0점 1패 0득점 6실점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