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시장을 향한 신선한 시각,
목요일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헹가래`입니다.
얼마 전 삼성과 롯데 그룹 간의 빅딜로 삼성 간판을 내리고 롯데 정밀화학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주총장에 쟁의 때 입는 조끼 차림의 노조원 50여 명이 들이닥쳤습니다. 조끼에는 선명하게 단결, 투쟁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었기에 예의 합병을 반대하는 구호와 함께 주총장은 아수라장이 될 사항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노조원들은 뜻밖에 이날 주총을 끝으로 물러나는 성인희 대표이사 목에 꽃다발을 걸어주고 서로 큰절로 맞절하더니, 헹가래를 치고 어깨동무를 하고 노래까지 불렀다고 합니다. 더러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지요.
뭐 꼭 그룹 간의 순서를 둘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저도 그렇고 여러분도 그러시겠지만, 삼성 뱃지를 떼고 다른 회사 뱃지를 달아야 하는 근로자들 처지에서는 두려움도 있었을 테고 삼성이 우리를 버렸네 하는 배신감도 있지 않았겠습니까? 실제로 그보다 앞서 한화그룹에 팔린 삼성 종합화학의 경우 파업으로 이어진, 꽤 긴 홍역을 치렀습니다.
어떤 분은 전형적인 어용노조가 보이는 행태라고 깎아내리는 분도 있더군요. 글쎄요. 저는 회사 내부의 사정을 그리 정확히 잘 알지는 못합니다만 그렇더라도 떠나는 대표이사에게 이렇게까지 해야 하겠습니까? 저는 그저 진심이 통했을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제조업, 다 위기라고 합니다. 특히 석유화학 업체들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 때문에 갈수록 영업환경이 어려워진다고 하죠. 오죽하면 삼성이 팔았겠냐는 얘기도 합니다.
내가 하기보다는 남이 하면 더 잘될 것 같은 비즈니스가 있습니다. 우리는 시너지가 없는 데 상대방이 하면 딱 맞아 떨어지는 사업도 간혹 있습니다. 그래서 M&A도 하고 그룹 간에 빅딜이라고 하는 사업구조 조정도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업이라는 것, 물론 공장이며, 기계며, 원재료 이런 것을 합쳐서 기업이라고 합니다만, 사실 사람들의 집합이고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뜻 맞는 기업은 성공할 가능성이 크고, 어그러진 기업은 망하기 쉽지 않습니까? 경영진이 근로자를 대할 때 당근과 채찍을 함께 써야 한다고 합니다. 벌써 몇백 년 전 이탈리아에서나 통할 마키아벨리의 사람을 보는 시각입니다. 모히토 가서 몰디브 한 잔하자는 대사로 히트한 영화를 보니 `국민은 개, 돼지입니다. `라는 소름 끼치는 대사도 하더군요.
기업을 살리는 것도 기업을 망하게 하는 것도 사람입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사람을 챙기고 믿고 버텨내면 좋은 시절이 올 것이고, 또 그때 되면 나를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주는 기업이 많을수록 이 세계적 불황을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기업문화가 있는 회사, 우리 투자 리스트의 최 상단에 올려둘 만 하지않겠습니까?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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