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취재파일] 상승세 멈춘 집값…'하락 전주곡 vs 일시적 현상'

이준호 부장

입력 2016-03-04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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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각종 악재에도 그나마 오름세를 이어가던 집값이 결국 상승세를 멈췄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지가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이준호 기자 나와있습니다.

전국 집값 상승세가 2년5개월만에 멈췄다구요?

<기자>

그동안 곳곳에서 이상징후가 감지됐던 주택시장에 결국 커다란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전국 주택가격이 2년5개월만에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세로 돌아섰는데요,

한국감정원이 지난달 전국의 주택 가격동향을 조사한 결과 전달과 같은 보합를 기록했습니다.

전국의 주택가격은 지난 2013년 9월 이후 29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다 지난달 처음으로 제자리 걸음에 머물렀습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지방 주택가격이 모두 보합을 기록했는데요,

특히 전국의 아파트값이 0.01% 떨어지며 하락세로 돌아선 점이 큰 특징으로 꼽힙니다.

연립주택은 보합, 단독주택은 0.02% 올랐지만 아파트만 떨어졌는데, 대출 규제에 따른 직격탄을 한몸에 받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집값의 상승세가 멈춘 것은 그동안 계속 언급됐던 각종 대내외변수가 한꺼번에 작용했기 때문인데요,

무엇보다 지난달 수도권에서 시행된 가계부채 종합대책 여파로 부동산 시장의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영향이 컸습니다.

<앵커>

월별 기준으로 집값 상승세가 멈췄다고 했는데, 주간 단위로 보면 보합이 아닌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요?

<기자>

한국감정원이 매주 목요일에 주간 전국 아파트값 동향 자료를 발표합니다.

어제 나온 자료를 보면 전국 아파트값은 3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9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에 비해 0.01% 떨어졌는데요,

수도권이 0.01% 하락했고 지난주 보합이던 서울 아파트값이 이번주 -0.01%로 하락 전환했습니다.

경기도 역시 0.01% 떨어지며 2주 연속 매매가격이 하락했습니다.

지방의 경우는 수도권보다 상황이 심각한데요,

지방 아파트값은 이번주에도 0.01% 내려 4주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제주와 부산, 울산, 강원 등은 소폭 상승했지만 경북과 대구, 충북, 충남 등의 하락폭이 컸습니다.

오늘 부동산114가 발표한 수도권 아파트 가격 동향을 봐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10주 연속 보합세를 기록했는데, 서울은 가격 변동이 없었지만 경기·인천과 신도시는 0.01%씩 떨어졌습니다.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격인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은 지난주에 비해 낙폭이 줄었지만 0.03% 하락하면서 여전히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앵커>

시세도 시세지만 주택시장의 뱡항타 역할을 하는 거래량도 상당히 중요하게 여겨지는데요,

최근 아파트 거래량 동향은 어떤가요?

<기자>

말씀하신데로 주택 거래량은 선행지표 성격이 짙기 때문에 주택시장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최근 집값 상승세가 멈춘데다 지방을 중심으로 하락폭이 커지는 상황에서 거래량 역시 꺾이는 분위기가 완연한데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4천953건으로 1년전 같은기간 보다 42% 감소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한달에 5천가구에도 못 미친 것은 지난 2013년 2월 이후 3년만에 처음입니다.

특히 강남구와 서초구는 전년에 비해 각각 52.7%, 51.9%씩 줄면서 강남권 아파트 거래량은 반토막이 났습니다.

거래량 감소 역시 앞서 말씀드린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따라 실수요자들의 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관망세가 짙어진 영향이 컸습니다.

반면 아파트를 제외한 단독·다가구 주택 거래량은 5.6% 늘었고 다세대·연립은 8.6% 증가했습니다.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탓에 대출규제 영향을 그나마 덜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는 전셋값이 비싼 아파트 대신 연립·다세대 임대로 밀려가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
"결국 대출규제 강화와 공급부담에 대한 우려 등이 더해지면서 전국적으로 수요심리가 위축되고 거래가 둔화되면서 가격상승세도 꺾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올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강남 같은 고가주택의 경우에는 주택경기 악화에 따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으면서 대출규제까지 더해져서 거래가 둔화되면서 가격이 조정되는 곳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경향은 전국적으로 지속되면서 이사철 등의 계절 요인에 따라서 약간 변화는 있겠지만 전반적인 거래 둔화는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의 전망이 궁금한데요, 집값 하락세가 불가피하다는 시각과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교차하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최근 주택시장의 상황을 보여주는 각종 지표가 부정적으로 나오면서 실수요자들의 불안도 갈수록 커지는 모습입니다.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이 집값 하락세의 전주곡이다. 이렇게 보는 시각도 있구요,

대출규제 시행과 비수기 등의 여파로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때문에 취재과정에서 만난 전문가들도 상당히 조심스럽게 주택시장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요,

일단 예전처럼 장밋및 전망을 내놓는 전문가는 거의 없지만 그렇다고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는 전문가도 드문 상황입니다.

큰 변수중에 하나가 오는 5월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대출규제 강화방안입니다.

이미 지난 2월부터 수도권에서 적용된 이 규제가 부동산 심리 위축에 가장 크게 작용했는데, 전국으로 확대될 경우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주목됩니다.

그래도 주택수요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고 본격적인 전세난을 앞두고 매매전환 수요도 몰릴 수 있어 그렇게 비관적으로 볼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습니다.

전문가의 인터뷰를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팀장
"최근 주택시장 지표가 약세를 보이면서 시장 전망에 대해서 낙관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임대차시장으로 수요가 몰릴 수 있다.
전세난, 높아진 전세보증금에 따른 전세난과 월세 전환으로 인해서 반대로 매매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인데, 그러다 보니까 주택시장이 급락세를 나타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매시장이 위축됨에 따라 전월세시장에 수요가 몰리면 임대인의 수익성이 좋아져 다시 매매수요가 발생될 수 있기 때문에 올해 주택가격은 +-1~2% 이내의 보합권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앵커>

지금까지 부동산팀 이준호 기자와 함께 최근 주택시장의 동향과 앞으로의 전망을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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