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가 자사 주식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최대주주에게 있어 이는 현금을 조달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지만, 주가 하락 등으로 인해 자칫 소액주주들에게는 큰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자세한 내용 최경식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최대주주가 자사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하는 기업들에 대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코스닥 시장에서 20개 기업이 최대주주 변경을 기반으로 하는 주식담보제공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중 13개 기업은 최대주주의 주식을 담보로 한 것입니다.
해당 기업은 다산네트웍스와 엠피씨, 가희, 에코프로, 광림 등입니다.
최대주주의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이 해당 기업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다고 인식하게 되는 만큼, 그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주가가 하락해 최대주주의 현금이나 담보가치가 떨어지면, 결국 경영권이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 도래합니다.
<인터뷰> 장영수 키움증권 수석연구원
"대부분의 최대주주 담보 대출 기업들은 근본적으로 재무 상태 등 기업 현황이 좋지 않은 기업들이라고 (투자자들이)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배당을 많이 주는 회사라든가 자금을 추가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기업들이라면, 대주주가 굳이 자기주식 담보 대출을 해서 자금 조달할 이유가 없다."
실제로 코스닥 기업인 가희는 지난 1월에 최대주주가 보유 주식 100%를 담보로 내놨다는 공시가 나오자 주가가 사흘간 20% 급락했고, 이후 대주주가 슈퍼원으로 변경됐습니다.
또한 에코프로는 지난 2월 22일 최대주주의 주식을 담보로 계약을 체결했다는 공시가 나온 직후 4% 가까이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엠피씨도 지난 22일 관련 공시가 나오면서, 이전에 4% 넘게 상승하던 주가가 현재까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관련 공시가 나왔던 다산네트웍스와 케이에스피 역시 비슷한 상황을 나타낸 바 있습니다.
아울러 에코프로 등 최대주주 담보 대출 기업들의 실적도 대부분이 녹록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64억원으로써 전년대비 10.9% 하락했고, 다산네트웍스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84.1%, 광림 또한 32.3% 감소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최대주주의 주식 담보 대출이 최대주주에게는 자금을 빠르게 조달하는 수단이지만, 그만큼 소액주주들에게는 주가 하락 등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의 주식 담보 대출을 행하는 기업들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정지헌 한국거래소 공시제도팀 팀장
"기본적으로 해당 기업의 매출이나 수익구조를 많이 봐야 한다. 가장 위험한 부분은 M&A와 같은 리스크가 있었을 때, 회사의 최대주주가 바뀌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선 특히 관심을 가지고 봐야 한다."
최대주주 담보 대출을 한 기업들의 재무건전성 등 기업 현황을 사전에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한국경제TV 최경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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