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마켓노트> 이세돌-알파고 '세기의 대국'…증시도 촉각

김종학 기자

입력 2016-03-09 09:33   수정 2016-03-12 23:23

● <김기자의 마켓노트> 이세돌-알파고 `세기의 대국`…증시도 촉각



오늘 오후 1시부터 서울에서 구글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이 열립니다.

오늘부터 다음주 15일까지 다섯차례에 걸쳐 하루에 한 번씩 대국을 펼칠 예정이고, 상금 100만달러가 걸려 있는 `구글 딥마인드 챌린치 매치`입니다.

인간과 컴퓨터간의 대결은 이미 여러차례 화제를 모았습니다. 인공지능은 이미 체스, 퀴즈쇼에서 사람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고려해야할 수가 많고 창의력이 필요한 바둑 대국은 인공지능이 넘보기 어려운 분야로 여겨져왔죠. 과학의 최정점에 있는 인공지능과 인간 최고수간이 펼치는 대결로 결과를 떠나 역사에 남을 사건이 될 전망입니다.

알파고는 지난 2014년 구글이 인수한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컴퓨터로 이미 유럽 바둑챔피언 판후이 2단과 대결에서 연승을 거뒀습니다.

세계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이번 대국을 위해 알파고는 사람의 뇌신경과 비슷한 알고리즘을 만들어 수 천만개의 수를 훈련, 스스로 학습하는 딥마인드를 거쳤습니다.

사실 이번 대국은 그 자체로도 엄청난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대국 결과보다 중요한 건 구글의 마케팅, 그 뒤에 숨어있는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산업의 기준점이 바뀌고 있다는 겁니다.

구글은 사용자 성향에 맞춘 검색 광고, 자율주행자동차로 지능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해왔습니다.

도로의 모든 상황을 데이터로 수집하고 분석해야하는 자율주행차는 2년전부터 실험을 시작했고, 다른 완성차 업체들간 경쟁으로 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습니다.

미국은 자국 스타트업에 투자한 벤처캐피탈 자금 550억 달러 가운데 5% 정도를 인공지능에 투자될 만큼 이 분야를 키우는데 적극적입니다.

미국 기업들 가운데 구글에 앞서 이미 IBM에 슈퍼컴퓨터 딥블루, 왓슨으로 인공지능 분야에서 두각을 보여왔습니다. 애플은 음성인식 서비스인 `시리(siri)`,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능형 개인비서 `코타나` 등으로 자체 학습, 딥러닝에 기반한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이 관련 연구팀을 신설하거나, 네이버와 카카오, 통신업체, 게임업체가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개발하는 정도로 아직 손에 꼽힐 정도입니다.

뉴스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 반응을 데이터로 수집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음성인식을 통한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등의 개발이 진행 중입니다.

정부도 올해 4월부터 민간주도 연구소 기업에 300억 원의 예산을 지원해 인공지능 개발을 본격 지원할 예정입니다.

주식시장 영향을 어떨까요. 국내에서 인공지능 관련주라고 일부 데이터 관련 기업이나 로봇 관련주들의 주가가 이미 상당폭 상승했습니다만 아직 구체화되기 이전으로 관련주로 분류하긴 어려운 종목이 대부분입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에 기반한 데이터 산업과 관련한 인터넷 기업, 온라인 유통업체, 금융서비스 업체가 관련 기술 투자로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로 꼽힙니다. 이번 대국을 중계하는 기업들도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는 분위기입니다.

세기의 이벤트와 함께 주식시장에서도 인공지능에 투자하는 기업이나 이를 활용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이들 기업들을 조금 더 따져보는게 어떨까 합니다.

마켓노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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