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마켓노트> 공매도 공시 강화?…여전히 '뜨거운 감자'

김종학 기자

입력 2016-03-1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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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자의 마켓노트> 공매도 공시 강화?…여전히 `뜨거운 감자`

    <앵커>
    주식이나 채권을 갖고 있지 않은데도 마치 보유한 주식을 파는 것처럼 매도하는 걸 공매도라고 합니다.

    다만 우리나라 공매도 제도는 전혀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내다파는 방식은 금지됐고, 주식을 빌려서 파는 차입공매도만 허용하고 있습니다.

    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 종목을 사들이고, 내릴 것 같은 종목은 주식을 빌려 공매도하는 롱숏전략에 활용됩니다.

    주가 상승기는 물론 하락했던 종목도 나중에 주가가 오를 때 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기관투자자 헤지펀드에겐 필수적인 기법의 하나이지만, 개인투자자들에겐 원망의 대상입니다.

    지난 2012년 공매도 잔고 보고제도가 도입됐지만 보고의무 위반자에 대한 법률상 제재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습니다.

    지난주 국회를 통과한 자본시장법에 공매도 잔고 보고제도를 법률에 상향 규정하고 제재근거가 담겨있습니다. 발행주식의 0.5% 이상 공매도 잔고를 보유하면 공시하고, 잔고 비율이 바뀔 때마다 공개하도록 바뀌는 건데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 상반기 중에 시행될 걸로 보입니다.

    법안은 개정됐지만 공매도는 여전히 시장의 뜨거운 감자입니다.

    지난 7일 시장에 유포된 셀트리온 보고서의 일부입니다. 일종의 투자자문사로 추정되는 `고스트레이븐리서치`(Ghost Raven Research)에서 배포한 자료인데요.

    셀트리온의 실적, 사업 등에 대해 분석을 하면서 과거 대우 출신 경영진들의 참여로 당시와 같은 분식회계나 유사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신뢰하기 어려운 보고서임에도 주식시장은 곧바로 반응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공시된 3월 이후 셀트리온에 대한 공매도 현황입니다.

    보고서가 공개된 7일 78만4천주, 822억 원어치의 자금이 공매도됐는데, 당일 주식 거래금액의 27%, 1/3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이 여파로 당일 셀트리온의 주가는 4.8% 하락했습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 임상단계 이전 부터 사업의 불확실성을 두고 논란이 적지 않았고, 2013년에는 공매도를 당하느니 아예 회사를 매각하겠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코스닥 시장의 대차잔고 상위 종목입니다.

    셀트리온, 카카오, 메디톡스, 바이로메드 등 사업의 기대감도 있지만 불확실성이 있다고 평가받았던 종목들이 상당수 포진해 있습니다.

    대형주도 예외는 아니어서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호텔신라, 한미약품, 현대차도 대차잔고 상위에 올라 있습니다.

    주식을 빌려서 거래한다고 반드시 공매도로 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이 때문에 모두 공매도 금액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그만큼 관련 거래가 많이 이뤄진다는 지표 중에 하나이고, 실제 이들 종목은 공매도 논란에 여전히 시달리고 있습니다.

    공매도는 사업에 문제가 있는데도 과도하게 고평가된 종목의 주가를 정상화시키는 긍정적인 역할도 합니다. 공매도로 주가가 너무 빠졌다고해도 숏커버링, 빌린 주식을 되갚아야하는 시점에 다시 주가가 반등하기 때문에 주가는 일정 수준을 유지합니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주가가 올라야할 종목은 공매도로 제대로 거래가 이뤄지지 않기도 합니다. 앞선 사례처럼 악성 소문으로 하락시키고 이를 악용해 차익을 남기는 투기세력도 존재합니다.

    개인들의 공매도는 불가능 하기 때문에 기관이나 외국인에 원망의 화살이 돌아가는 거고, 이번에 투자자마다 공매도 포지션을 보고하도록 하는 배경이 됐습니다. 악용의 근거를 차단하겠다는 겁니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 일반 투자자들이 공매도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거래자의 인적사항까지 공개하는데 대한 기관들은 부담감을 표시하기도 합니다. 공개기준선 이하로 공매도를 낮출거란 전망까지 나옵니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에겐 보다 투명한 정보가 절실하지 않을까 합니다.

    마켓노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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