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와 대국에 나선 이세돌(33) 9단이 연거푸 패배하자 적절한 상대가 맞느냐는 외신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 패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세돌을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에 비유했다.
페더러는 가장 많은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수년간 신성 노바크 조코비치에게 세계 랭킹 1위를 내줬다.
WSJ은 이세돌 9단도 1995년 프로 데뷔 이후 18개의 세계 우승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성적이 부진했고 지난해에는 단 한 차례 우승에 그쳤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현재 바둑계의 조코비치는 18살의 중국인 커제(柯潔) 9단이라고 강조했다.
커제 9단은 지난 1월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과 3월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이세돌 9단을 꺾고 우승한 바 있다.
중국 바둑랭킹 1위인 커제 9단은 이날 자신의 웨이보에 "나는 이세돌과의 전적에서 8대 2로 앞선다"며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겨도 나는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WSJ은 대국 현장에서 만난 한 중국 기자가 중국의 바둑팬은 이세돌 9단을 응원하겠지만, 많은 사람이 커제와 알파고의 대결을 보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바둑계에서는 보통 20대가 전성기라며 "이세돌은 이미 늙었다. 구글도 그걸 안다. 왜 커제를 고르지 않은 것인가?"라는 웨이보 사용자의 글을 인용하기도 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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