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내 딸 금사월’ 윤현민, 모두의 배우로 거듭나는 과정

입력 2016-03-12 09:55  




‘내 딸 금사월’에서 강찬빈으로 살며 다사다난했던 8개월, 윤현민에게 그 시간은 어떤 모습으로 남았을까. 지난 2월 28일 종영한 드라마 ‘내 딸 금사월’에서 여주인공 금사월(백진희)의 연인이자 강만후(손창민)의 외아들, 보금 건설 후계자 역할을 맡아 큰 사랑을 받았다. 최근 드라마 종영 후 바쁜 스케줄로 인터뷰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윤현민은 만나 근황을 묻자 “드라마가 끝난 것도 모르고 지냈어요”라고 답했다.

“지난 주말 처음으로 이틀을 쉬면서 집에만 있었는데 내내 잠만 잤어요. 그제서야 진짜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끌벅적하고 화기애애한 현장이 그리워요. 그립다고 생각하니까 진짜 끝난 거구나 싶더라고요.”

시청률 30%가 넘는 화제성이 있었지만, 스토리가 진행될 수록 많은 시청자들의 비판를 받았다. 윤현민이 맡은 ‘강찬빈’ 역시 비판의 대상이었다. 금사월과 달달하고도 유쾌한 로맨스를 이어가다가, 이해할 수 없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 했던 것. 윤현민에게 드라마 ‘내 딸 금사월’은 대중에게 얼굴을 알릴 수 있는 기회이자 아쉬움이었다.

“연기하는 입장에서 이해하기 힘든 순간들이 있었어요. 아버지 편에 섰다가 어머니 편에 섰다가, 사월이와 어렵게 잘됐다가 또 다음 회에 이별을 통보하고. 연기하는데 결코 쉽지는 않았어요. 이해하기 힘든 순간이지만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애절한 마음을 나누고 결혼까지 했던 금사월와 강찬빈은 마지막회 ‘남매’를 운운하며 애매한 관계로 남았다.

“사월이와는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50부까지의 스토리를 봤을 때 둘이 잘 될 수 있던 상황도 아니었어요. 그런 부분에서 열린 결말이 이해가 되기도 해요. 찬빈이의 입장에서 ‘난 아직 사월이를 마음에 두고 있다’는 생각으로 마지막 장면에 임했어요. 만약 드라마가 60부까지였다면 둘이 잘 됐을 것 같아요.”

윤현민과 강찬빈의 닮은 점에 대해 묻자 그는 “전혀 없어요”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사실 여태까지 연기했던 캐릭터들도 저와 닮은 적은 없어요. 실제 성격은 말수 없고 조용조용한 성격이에요. 운동을 했을 때는 외향적인 성격이었어요. 배우를 하면서 더 조용해진 것 같아요. 생각해야 할 것들이 많으니까요.”




스물 다섯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있었다. 앞서 윤현민은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에서 야구선수로 활동하다가 2008년 은퇴한 후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통해 배우의 삶을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변신에는 어떤 이유가 있었을까.

“야구를 할 때 당시 미래를 생각했을 때 비전이 안 보이고 캄캄했어요. 여러 가지 생각들이 많았고요. 생각이 다른데 가 있으니 부상도 많이 입고. 그래서 그만둬야겠다고 결정 했던 것 같아요.”

“그 시기에 기분 전환 삼아 공연을 좀 봤어요. 무대 위에 있던 배우가 기억에 남더라고요. 커 보였어요. 관객들을 울고 웃기는게 굉장히 멋있어보였어요. 야구를 관둘 시점에 무대에서 연기하는 배우가 돼야겠다는 목표를 가졌어요.”

그리고 배우가 됐다. ‘연기를 하는 것’이 좋고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는 윤현민. 연기를 시작한 이후로 늘 연기에 대해 고민했다. 지금 역시 그 고민이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하는 그는 더 먼 미래를 꿈꾼다.

“즐겁게 일하고 싶어요. 그런 과정 속에서 좋은 연기도 나오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연기를 더 잘 할 수 있을까’ 고민 해요. 연기를 시작하면서부터 가졌던 풀리지 않는 숙제예요. 꾸준하기 일을 즐기고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 속에서 성장 하다 보면, 마흔이 됐을 때 ‘남자 냄새’ 나고 ‘농익은 연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멋있게 나이가 들어서 멋진 40대가 되고 싶어요. 또 그러다보면 더 높은 곳에 있을 수 있을 거고요.”

“남자냄새, 농익은 연기요?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눈에 사연이 담긴, 그 느낌이 떠오르는 분위기인 것 같아요.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느낌이에요.”

‘멋지게 나이 들고 싶다’고 말하는 그가 생각하는 ‘멋진 남자’는 어떤 모습일까 물었다.

“멋진 남자의 매력은 중후함에서 나오는 섹시함이 가장 큰 것 같아요. 40대 선배님 배우들을 봤을 때 섹시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잘 생겨서가 아니라 섹시한 아우라가 나타나는 분위기가 있어요. 멋진 여자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우리만의 배우였는데, 모두의 배우가 되신 것 축하드려요’ 그가 팬카페에서 보고 가장 기억에 남았다는 응원이었다. 윤현민은 팬의 응원으로 힘들었던 8개월의 시간을 보상받는 것 같았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지금은 차기작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되는 시기예요. 이 드라마를 통해서 초반에는 미니시리즈의 로코(로맨틱코미디)처럼 신선하게 만들고 싶었는데 멜로라인이 길게 가지 못 해서 아쉬웠어요. 제대로 된 로코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크게 들었어요. 또 개인적으로는 남성성 짙은 느와르, 액션물을 좋아해요. 드라마에서는 현실적으로 다루기 힘든 장르니까요. 영화를 통해서 도전해보고 싶어요.”

“2016년 드라마를 통해 복귀하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무대 연기도 하고 싶고, 영화도 꼭 해보고 싶어요. 생각처럼 될 수 있지는 않겠지만 세 작품을 할 수 있다면 정말 성공한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대세 배우로 거듭났다.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대중에게 얼굴을 알릴 수 있었고 다양한 연령층의 팬들이 생겼다. 인터뷰 내내 윤현민의 모든 이야기는 `배우`와 `연기`에 집중됐다. 온 에너지를 연기에 쏟아붓고 있는 배우의 모습이었다. 사람으로서 삶의 목표가 있느냐 묻자 역시 배우의 답이 돌아왔다. ‘천생 배우’ 윤현민의 앞으로가 더 기대되게 만드는 답변이었다.

“아무래도 배우로서의 꿈이 삶의 최종 목표예요. 정말 잘 해보고 싶어요. 그럴 수만 있다면 뭐든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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